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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오산_공룡국수

누군가가 생각나는 국수 한 그릇이 되길

공룡국수의 칼제비에는 부추로 반죽한 수제비와 손칼국수가, 속이 꽉 찬 집만두에는 두부와 콩나물이 들어간다. 여느 가게에서는 먹어보지 못한 수더분한 맛, 바로 집에서 먹는 한 끼였다.




곽현숙 대표는 이 자리에서 2003년 공룡알 분식이란 가게를 운영했고, 2013년 공룡국수라는 이름으로 다시 가게를 시작했다. 공룡알 분식 이전에 어떤 일을 하셨냐고 여쭙자, 이 가게 앞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셨다고 한다. 그때는 수도하고 전기 있는 곳에서 장사하는 게 소원이었어요. 제가 처음부터 큰 가게로 시작했다면 지금처럼 공간의 소중함을 몰랐을 거예요.”




빈티지 소품이 가득한 홀,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오픈 주방이다. 내가 만든 음식을 누가 먹는지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또 손님과의 소통을 위해 주방을 오픈했지만, 사실 대단한 용기이자 자신감이다. 곽 대표는 청소하는 고무장갑과 설거지하는 고무장갑을 따로 쓰고, 수세미와 행주의 종류도 용도에 따라 모두 다르다. 주방에 직원이 들어오면 제일 오랜 시간 교육하는 것도 행주, 수세미, 고무장갑의 용도와 사용법이라고 한다. 음식은 편법을 쓰지 않고 정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신조와 함께 음식점에서는 청결과 위생이 기본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장사를 하면서 기억이 나는 손님도 있을 터. 가끔 힘들 때면 생각나는 분이 계시다고 한다. “연세가 있는 어르신이셨어요. 제게 장사를 몇 년 정도 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공룡알 분식부터 하면 15년 정도 되었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분께서 제 눈빛이 장사꾼처럼 보이지 않는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무슨 말씀인가 싶어 제가 좀 맹해 보이죠 하고 웃었더니,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제 눈빛이 계산적이지 않다고, 장사를 오래했는데도 장사꾼의 눈빛을 갖지 않은 건 좋은 거라고. 부디 이 눈빛을 잃지 말라고 하셨어요.”




폭염 때문에 배춧값이 올라 수입 김치 한 박스와 국산 배추 한 포기의 가격이 같을 때가 있었다. 사람이기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고, 나 자신과 타협할까 하는 마음이 한 줄기 들기도 했다. 그럴 때면 그분의 말씀이 떠올랐고, 중심을 지킬 수 있었다. 손님들은 국수 맛만 보는 게 아니라 내 눈빛과 행동도 함께 국수 맛에 포함시킨다고 생각하니 허투루 할 수 없었다.






“손님들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누군가가 생각난다고 하면 그 사람은 행복한 거래요. 공룡국수에서 국수를 먹으면서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다음번에 그 사람이랑 또 오고 싶은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건 국수가 맛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니까요.” 조심스레 사진을 부탁드리자 곽현숙 대표는 밝은 미소로 응해주셨다. “남편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면 좋았을 텐데. 남편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제가 지금까지 이 일을 할 수 없었거든요. 든든하고 묵묵하게 언제나 일을 도와주는 남편에게 항상 감사해요.”



글과 사진_김선주

information

  • 공룡국수

    A/ 경기도 오산시 경기대로148번길 16

    T/ 031 375 7080

    O/ 10:00-20:00 매주 일 휴무

    I/ 잔치국수 5,000원 칼제비 7,000원 집만두 5,000원 반반만두 5,000원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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