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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평택_영빈루

기품이 느껴지는 60년 내공의 중국집

이사하는 날이면 별식으로 먹는 음식인 짜장면. 숙취 해소를 위해 24시간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던 기억. 탕수육은 부어 먹는 거다 혹은 찍어 먹는 거다 같은 사사로운 논쟁.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까지 시켰을 때 내심 기대하게 되는 군만두 서비스. 우리나라 사람 치고 중국 요리와 관련된 에피소드, 추억 한 자락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다.




짬짜면이라는 메뉴가 나오면서 고민이 줄어들었지만, 짜장면과 짬뽕의 기로에서 인생 최대의 고민을 맛보게 한 곳도 중국집이었다. 내 선택은 언제나 짬뽕이긴 했지만 말이다. tvN <수요미식회>란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짬뽕의 출신지는 중국이고, 탄생지는 일본, 번성한 곳은 한국이라고. 그만큼 한국인들은 짬뽕의 얼큰한 국물을 사랑한다.




짬뽕이라도 집마다 육수 내는 방식은 달라서 어떤 집은 고기, 어떤 집은 해물이 들어갔고, 묵직한 육수가 일품이거나 맑고 개운한 육수로 이름을 날리는 집도 있다. 송탄 영빈루는 짬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한 번 가봐야 할 성지로 알려져 있다. 1945년부터 영업을 시작하고, 3대에 걸쳐 운영하는 집인 만큼 오랜 단골이 많다. 전국적으로 소문난 짬뽕 맛집이지만, 홀에 외부인보다 동네 주민이나 직장인 손님이 더 많다는 게 신기할 정도.



영빈루의 짬뽕은 홍합이나 해산물 대신 오징어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진한 육수다. 돼지고기 짬뽕이라 해서 느끼하다는 생각은 버려라. 묵직하고 부드러운 육수에 간이 잘 밴 면발이 조화를 이룬다. 다만, 숙취로 복잡한 속을 풀어줄 얼큰하고 매운 국물을 생각하며 마셨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자극적이거나 화끈할 정도로 맵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영빈루에서 감탄한 메뉴는 야끼만두다. 짬뽕 하나는 아쉬워서 시킨 야끼만두는 분식집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그릇에 나왔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바삭하게 튀겨진 갈색 튀김옷을 베어 물자 한 겹의 쫄깃함이 더 드러났다. 바삭하면서도 쫄깃하다고 할까. 두 겹의 튀김옷 안에는 고이 간직한 육즙이 사르르 흘러나왔다.




개개인의 입맛은 다르기 때문에 ‘맛집’이라고 표현하는 게 조심스럽다. 하지만 음식점의 아우라, 그 기품은 어느 집에서나 쉽게 느껴지는 게 아니다. 60년 내공이 단단하게 느껴지는 집, 영빈루는 맛집임이 틀림없다



글과 사진_김선주

information

  • 영빈루

    A/ 경기도 평택시 탄현로 341

    T/ 031 666 2258

    O/ 10:00-21:30 연중무휴

    I/ 짜장면 4,000원 짬뽕 5,000원 탕수육 13,000원 야끼만두 6,000원

    P/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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