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정수연

[문화플러스] 창작 뮤지컬 DMZ-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19-12-07 ~ 2019-12-07 / 2019 경기북부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


의정부 아트캠프는 2015년 반환된 미군 캠프 부지 일부에 조성된 제3의 문화플랫폼 공간으로 신진예술가와 단체들의 실험적 무대와 창작활동 활성화에 기여함으로써 의정부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예술도시로서 의정부의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고자 마련된 공간이다. 색색의 대형 컨테이너를 감각 있게 쌓아올린 복합문화공간으로 실용성과 조형미를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 12월 7일, 검은색 컨테이너인 블랙씨어터에서 국내 창작뮤지컬인 <우리오빠-DMZ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이 초연되었다. 7시 공연이지만, 겨울이라 이미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은 공원 안으로 들어서서 대형 컨테이너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을 따라 가니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공기가 차가운 컨테이너 안이지만 따뜻하게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공연장 한 쪽에 놓인 팜플렛 하나를 들고 공연장에 들어서니 빨간색 단이 하나 놓여 있는 매우 단촐한 무대가 나타났다. 소극장처럼 배정된 자리도 없이 편한 자리에 이미 자리잡은 관객들은 팜플렛을 읽기도 하고, 일행과 담소를 나누기도 하며 공연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7시가 되자 연극이 시작되었다. 이야기는 한국전쟁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순이할머니가 민통선을 배회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어린 시절 6․25를 겪은 순이할머니는 사랑하는 두 오빠를 떠나보내야 했던 잔인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치매로 인해 현실에 대한 혼동이 생길 때마다 어린 시절 민통선 근처의 고향집으로 발길을 돌리곤 했다. 연극은 순이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의 처절했던 전쟁상황을 재현한다. 순박했던 순이할머니네 마을 사람들은 본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쟁의 희생물이 되어야했다. 그 속에서 순이할머니도 엄마를 폭격에 잃게 된다. 하지만, 연극은 단순히 처절했던 과거를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손녀 은주를 통해 할머니의 두 오빠가 했던 약속을 실현시키는 연극을 모두 함께 준비함으로써 회복과 치유의 단계까지 나아간다.


연출을 맡은 곽수정 대표는 “연극이라는 장르의 치유적 속성과 DMZ와의 연결성, 그것을 동화같이 작고 예쁜 이야기 속에 담아보고자 했다”고 했다. 어떻게 해도 동화 같을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이지만, 그래도 서로를 다독이고 위로하며 또 살아내야 하는 것이 삶이기에 회복과 치유를 소망하는 간절한 마음을 극에 담아내고자 했던 것 같다. 이번 연극은 <극단 학교에 연극을 심는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이미 다수의 작품을 연출한 경력이 있는 곽수정 대표가 이끄는 이 극단은 “경기북부의 연극문화 활성화를 위해 창단된 단체로 커뮤니티 연극과 아동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연극컨텐츠를 개발 보급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세우고 무형의 자산으로부터 유형의 자산을 발굴, 문화컨텐츠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극단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극단 학교에 연극을 심는 사람들>은 2014년 창단된 이후, 경기도 교육청 학교폭력컨텐츠 사업으로 선정되어 <깨어라 너의 집에서>로 창단 원년에만 경기도 내 초․중․고 16개교에서 순회공연을 했다. 그 이후에도 <캡틴 블로바의 소망나무>, <판소리 갈라쇼>, <뉴다큐멘터리극 백삼동 쓰리 GO!>, <세례명 클라미디어>, <버바텀연극 홍당무>, <사회적경제뮤지컬 함께 살길> 등 청소년과 지역민들을 위한 공연들을 중심으로 활동을 해 왔다. 이번 <우리오빠-DMZ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 역시 경기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을 개발하여 학교 및 지역의 주요 공연장에서 순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DMZ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인식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평화통일시대에 발맞추어 경기북부지역의 공연문화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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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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