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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마음을 바꾸면 보이는 것들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8_피아니스트 계수정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은 유례없는 팬데믹(pandemic) 시대, 어려움에 처한 문화예술계를 묵묵히 지켜온 작가들의 눈으로 코로나19를 이야기하는 프로젝트입니다. 17명의 예술가가 바라본 코로나19란 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을 통해 일상 속에 새겨진 코로나19의 아픈 흔적을 함께 나누고 치유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며, 나아가 상처를 회복하고 포스트코로나를 향해 한 발짝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은 7월 24일(금)부터 8월 28일(금)까지 매주 월,수,금요일 지지씨(ggc.ggcf.kr)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을 바꾸면 보이는 것들




긍정의 미학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긍정적으로 마음먹기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보다 건강한 쪽으로 움직여야 할 때! 코로나19에 지지 않고 더 밝은 곳으로 마음을 내딛는 피아니스트 계수정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긍정적인 마인드의 키워드는 ‘전환’이라고.


에디터 이주연 포토그래퍼 Hae Ran 장소 제공 백종명화이트커피



Q. 소개를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13세에 데뷔해서 오랫동안 피아노를 치고 음악을 만들며 지낸 피아니스트 계수정이에요. 개인 작업과 함께 수스꼴라지sOo’s collage라는 밴드를 통해 영화, 무용, 미술, 국악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고 있어요. 대학에서 학생도 가르치면서 음악과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죠. 만나서 반가워요.




Q. 피아니스트라는 직업에 클래식한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수스꼴라지의 행보가 새로워 보여요. 세계의 다양한 음악과 한국 전통 음악을 접목하는 활동을 하고 있죠.

A. 2000년도 초반에 독일 쾰른에서 초청 연주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주최 측에게 한국과 독일 음악을 접목해 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래서 해금이나 장구 연주자분들을 수소문한 끝에 타악 연주자와 함께 공연을 하게 됐죠. 운 좋게 잘 맞는 분을 만나 신나게 공연하면서 협업의 재미를 경험하게 됐어요.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작업자와 협업했고, 하다 보니 파트너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잘 맞는 분과 협업하면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아요. 구름 위에 올라탄 것처럼 공중에 붕 뜬 느낌이죠. 물론 잘 안 맞는 협업자를 만날 때도 있는데요. 그런 날엔 마음이 힘든 건 당연하고 몸도 굉장히 지쳐요. 잘 안 맞는 분과 공연한 뒤에 몸살에 걸려 열이 난 적도 있어요. 협업, 특히 함께 연주하는 일은 파트너와 기운이 잘 맞아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 같아요.


Q. 음악으로 다양한 행보를 걸어온 만큼 생각도 많으실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A. 다른 무엇보다 제가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는 생각, 느낀 점들이 곡으로 만들어지는 거다 보니 더 그렇죠. 제 곡이 아닌 곡을 연주할 때도 곡을 만든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상황에서 쓴 곡일까를 상상해요. 배우가 된 것처럼 그 곡에 맞는 마음을 세팅해서 제 감정선을 조절하면서요.




Q. 코로나19 때문에 연주자들의 삶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 공연을 생중계하기도 하더라고요.

A. 생중계까지는 아니지만 저도 온라인으로 연주한 경험이 있어요. 화상 프로그램으로 뉴질랜드 무용가와 협연한 적이 있거든요. 온라인에서 악기로 합주를 하려면 서로 시차가 발생해서 쉽지 않지만, 무용은 물 흐르듯 흘러가는 장르다 보니 시차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서 즉흥으로 컬래버레이션해 볼 수 있었어요. 신선한 경험이었죠. 물론 관객이 눈앞에 있는 게 그립고, 마음이 꽉 채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아쉬워요. 온라인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생활이 예전 생활과는 다르듯 공연 역시 포맷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연을 못 하게 되면서 많은 음악가의 활동과 수입이 줄어들어 다들 많이 힘든 상황이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음악가가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하게 제시하긴 어렵겠죠.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 알맞은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도록 시야가 확장되어야 한다고는 이야기해볼 순 있을 것 같아요. 이전까지의 공연은 연주와 동시에 음악이 공기 중에서 사라지는 형태였지만, 이젠 영상이나 녹음 파일로 남겨서 온라인에서 공유하거나 모니터를 앞에 두고 실시간 시청하는 걸 공연이라고 부르고 있잖아요.


Q. 공연을 대하는 마음가짐에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코로나19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도 ‘전환’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해 주셨죠.

A. 제가 노력해도 좌지우지할 수 없는 것들에서는 빨리 손을 떼고 마음가짐을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도 그렇죠. 갑자기 집 밖으로 못 나가게 되는 이 상황이 저는 솔직히 겁이 나요. 누군가 코로나19로 명을 달리했을 때 장례식까지도 영상 통화로 대신해야 할지도 모르잖아요. 하지만 제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생각을 바꾸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이왕이면 재미있는 일들을 찾는 거죠. 그랬더니 마음이 훨씬 편하더라고요.


Q. 어떤 재미있는 일들을 찾으셨어요?

A. 유튜브 보면서 깍두기 담그기(웃음)? 요즘은 음악을 열심히 듣고 있어요. 이전에도 음악은 곧잘 들어왔지만 요즘은 온전히 저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기분을 전환하곤 하죠.


《 피아니스트 계수정이 추천하는 기분 전환용 플레이리스트 》


•Album [Steal Away] by Charlie Haden&Hank Jones [바로가기]


•‘Pavane for Dead Princess’ by Maurice Ravel [바로가기]


•‘Not in our name’ by Charlie Haden Liberation Music Orchestra [바로가기]


•‘Country‘ by Keith Jarrett [바로가기]


•[John in the] Cage+Hazel by 계수정sOo’s collage [바로가기]


•Island in the Sun(Spike Jonze ver.) by Weezer [바로가기]



Q. 삶을 대하는 방식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것 같아요.

A.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라면 부정적인 마음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때 해결 능력과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아주 부정적인 일을 겪거나 극복해야 하는 일이 생길 때 이런 마음가짐이 힘을 발휘할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사람들은 처절하게 긍정적이지 않아도 버틸 에너지가 남아 있어서 그럴 수 있는 것 같아요.


Q. 이번 코로나19로 우린 참 많은 걸 깨달았죠.

A. 없던 바이러스가 생긴 거고 계속해서 자가 변형을 일으키고 있어요. 저는 이 모든 게 지구가 주는 경고 같아요. ‘나 죽겠다. 너희 똑바로 안 하면 나 비뚤어질 거다.’ 하고 경고장을 날리는 것 같거든요. 코로나19가 생기고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게 되자 베네치아 물이 눈에 띄게 맑아졌다고 해요. 우리나라만 해도 대기질이 확실히 좋아졌잖아요. 저는 앞으로 장바구니 들기부터 시작해서 작은 것부터 지구를 위한 실천을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필요 없는 포장지를 줄이고 자연을 사랑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지구도 어느 정도 나아지지 않을까요?


Q. 만일 코로나바이러스와 딱 한마디를 나눌 수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A. 너도 먹고살아야겠지만… 변덕 부리지 말고 그만 좀 해라!




[ 인물 소개 ] _ 계수정 



인물 소개 _ 계수정


13세에 데뷔하여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개인 작업과 함께 수스꼴라지sOo’s collage라는 밴드를 통해 영화, 무용, 미술, 국악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도 가르치면서 음악과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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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2020 ggc special feature <예술가의 코로나 처방전>

    기간/ 2020.07.24(금) ~ 2020.08.28(금)

    참여필진/ 박준, 이억배, 안대근, 사이다, 스튜디오 김가든, 이소영, 김정헌, 계수정, 안상수. 한수희, 원일, 장석, 강은일, 허남웅, 김영화, 김도균, 유열

    책임기획/ 노채린(경기문화재단), 김채은(어라운드)

    기획총괄/ 황록주(경기문화재단 통합홍보팀장)

    제공/ 경기문화재단 지지씨, <예술백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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