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보기

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TFT

'문학 속에 나타난 질병의 치유' 특강 및 시 테라피

오은희


코로나19로 도서관이 문을 닫은 이후, 그곳에서 진행하던 독서 모임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의 결과는 독서 모임을 수리산 산림욕장으로 옮겨보는 것이었다. 총 5회로 진행된 강의와 토론은 시의성에 맞게 '문학 속에 드러난 질병 이야기'와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주제로 했다. 






1회차(7월 3일)에서는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었다. 전염병 페스트가 인간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감염성 질환에 어떤 함의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 시국의 의료진의 모습과 작품 속 주인공인 의사 리외의 모습을 겹쳐보며 우리는 이 코로나 시대에 무엇을 하며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 시간이었다. 




2회차(7월 10일)에는 이탈로 칼비노의 『반쪼가리 자작』을 함께 읽었다. 또한 이교도와의 전쟁에서 온몸이 산산조각 난 테랄바의 메다르도 자작의 삶을 분석해 보았다. 정신을 지배하는 것은 몸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준 작품으로 질병이 만연한 현대 사회는 정신분열적인 사회라는 하나의 관점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칼비노의 작품을 토론한 후 수리산 산림욕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각자 낭독하며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달래보기도 했다.


3회차(7월 13일)은 날씨가 좋지않아 산본동 카페에서 진행했고 앞선 두 회차에 읽었던 책을 다시 돌이켜보면서 서평을 작성했다. 



 

4회차(7월 17일)는 다시 수리산 산림욕장을 찾아 신사희 선생님의 강연과 김혜순의 『슬픔치약 거울 크림』 외 여러 시들로 시 테라피 시간을 가졌다. 아픔을 극복하고 “새 질병으로 태어날 거야”라는 화두를 던진 천상병, 한하운, 이상 등 질병을 가지고 시를 썼던 시인들의 삶을 탐색하고 그들의 시를 낭송과 낭독극으로 표현해 보았다.



마지막 회차(7월 20일)에는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함께 읽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슬픔을 어떻게 바라볼지를 함께 토론했다. 타인의 질병을 이해하고 슬픔을 치유하는 것은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강의를 듣고 산문집을 한 편 한 편 같이 읽었다. 이 산문집 중 한 구절은 슬픔과 위로에 대해 ‘인식이 곧 위로’ 라고 얘기하고 있으며, 정확히 알지 못하면 제대로 위로 할 수 없다는 걸 강조한다.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으려면 그 누군가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나를 위로할 수는 없는 것, 위로받는다는 것은 이해받는다는 것이며 ‘위로란 곧 인식’ 이라는 대목에서 코로나 시대에 우리 모두는 자신에 대한 의무와 타인에 대한 배려로 고난의 시기를 잘 헤쳐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진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산이라는 자연 속에서 사람들과 교류를 하는 방법을 찾는 프로젝트이다. 문학 속에 있는 질병의 이야기를 되짚으면서 현시대를 부정하거나 우울해하지 않고 함께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information

  • 오은희/ 오은희 작가는 2009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아버지의 섬에서 길 찾기를 종료하다」로 등단한 이후, 2018년 첫 소설집 『말남의 방』을 펴냈다. 2019년 「아직도 『군포예술』에 평론과 인터뷰글을 수록하였다. 그 외에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창작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글쓴이
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TFT
자기소개
코로나19 상황 속 문화예술계 지원 및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