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지지씨

미술관에 작품이 사라진다면?

조자현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위기와 후유증 속에서도 작품의 보존과 가치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공공재인 예술품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미술관은 수집, 보존, 전시, 연구를 포함한 모든 분야가 함께 긴밀하게 소통하며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국가간의 교류, 언론, 각종 단체들을 통하여 의견을 공유하며 직면한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 시기이다.

특히 예술작품은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현존성과 다양한 환경의 영향을 받는 물성을 지닌 유한성이 공존하기 때문에 잠재적으로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만약 미술관에서 작품이 어떠한 이유로든 소멸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국제연합(UN)의 기후주간(UN Climate week 2020)에서는 기구와 민간의 관계자 모두가 한 우산 아래 기후와 관련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격려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20년 9월 21일에는 미국 박물관 연합(American Alliance of Museum)과 세계최초로 기후변화를 중점으로 문을 연 박물관인 홍콩중문대학교 산하 자키클럽 기후변화 박물관(Jockey Club Museum of Climate Change of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이 공동 주최한 미래 전망: 지속 가능한 개발목표를 향한 실천의 해(Looking Ahead: A Year for Action toward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로 정하고 웨비나를 개최하여 박물관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경각심을 표하였다. 특히 SDG에서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증가, 세계적인 기후의 이상변화와 코로나19의 근본적인 원인과의 연계성에 주목하고 다각적으로 논의하였으며 이를 통해 위기를 기회 삼아 재검토하고, 바로잡아 미술관, 박물관의 방향설정을 재평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을 권고하였다.

- SDG에 참가한 전문 패널들의 소개 -


이번 연재를 통해 먼저 팬데믹이라는 위기 속에서 보존학계에서의 다양한 움직임들을 살펴보는 것을 시작으로 대표적인 공공기관의 온라인 서비스에서 보존복원의 정보가 공유되면서 순환되고 일어나는 변화들에 대해 주목해보고자 한다.



코로나19 이후 보존학계의 움직임


2020년 3월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발하자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Stedelijk Museum Amsterdam)과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Rijks Museum)에서는 보존전문가들에 필수적인 마스크와 일회용 위생 장갑을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에게 기부하는 이른바 코로나바이러스 챌린지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의 재료와 기법사가(Technical Art Historian)인 엘마 허멘스 (Erma Hermens)는 미술관의 보존전문가들과의 긴밀하게 소통하여 트위터를 통해 이 시책을 발표하고 다른 미술관과 박물관의 이름에 태그를 달아 이와 같은 챌린지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였고 이를 계기로 다수의 미술관의 보존실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마스크와 장갑을 병원에 우선적으로 기부하였다. 예술작품을 가장 최전선에서 다루고 치료하는 보존가들의 핵심적인 업무는 작품을 이루고 있는 재료와 물성과 주변환경에 집중하고 연구하여 직접적이고도 물리적인 접촉을 통해 보존처리 한다. 대부분의 작품이 인간과 같이 유기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보존가는 코로나바이러스인한 작품의 훼손연구의 불가피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오염된 표면이나 물체를 만진 다음 눈, 코, 입을 만지면 잠재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감염자가 작품을 향하여 기침을 하거나 감염된 손으로 작품을 만질 경우 작품이 오염될 수 있으며 이는 작품을 만지는 관람객이나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이론적으로는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또한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의 보존과학자 프란체스카 카사디오(Francesca Casadio)는 아트뉴스(ARTnews)에서 현재 박물관이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19는 곧 종식될 수 있지만, 방역과 소독에 사용한 화학제품의 예술작품에 대한 영향은 영구적일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 좌: 코로나19, 우: 고흐의 <The Bedroom>에서 채취한 물감층 샘플 -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비유해서, 고흐(Vincent van Gogh)의 <The Bedroom>(1888)는 작품을  제작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천 가지의 화학반응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작품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은 마치 바이러스처럼 캔버스 위로 퍼지고 증식하며 궁극적으로는 미세한 페인트 손실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박물관이 전시공간을 방역하는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는 동안, 보존과학자와 보존가는 후대에도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생명을 연장하기 위하여 화학적으로 안전한 방법을 보존과학에 기반하여 연구하고 있다. 현재 화학적으로 아무리 안정된 소독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100년 후에는 달라지는 환경에 따라 화학 반응의 안전성을 예측하고 보장할 수 없으므로 작품의 직접적인 방역보다는 작품의 물성과 환경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예방보존적인 차원에서 대안을 찾고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고 강조하였다.



공공기관의 긴급 대책과 예방보존


작품의 열화현상(deterioration)을 예방하는 예방보존에 대한 인식은 이미 19세기 전부터 있어 왔지만 예방보존이라는 공식적인 용어는 1970년대 초반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예방보존은 한마디로 미래의 열화현상과 망실을 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방법과 조치를 말한다. 팬데믹 속에서 가장 기본적인 대처방법은 비약물적인 중재조치(Nonpharmaceutical Intervention)이다. 이를 작품의 보존영역에서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작품에 직접적인 소독이나 화학적인 조치를 가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전시환경을 조성하고 직원들의 적절한 교육, 관람객들의 관람 에티켓 및 관련 교육 등을 강조하는 예방보존의 맥락과 일치한다. 과거의 자연재해와 세계대전, 약탈로부터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논의와 대책은 마련되어왔지만 포스트 코로나 이전의 각종 바이러스 류에 집중한 긴급대책과 매뉴얼은 부족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팬데믹 이후에 각종 보존협회와 주요기관에서 발 빠르게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자료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연구자료를 총망라한 미시간 박물관 협회

미시간 박물관 협회(Michigan Museums Association)에서는 미국내의 각 주요기관들이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정보와 자료를 지속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총망라한다. 5개의 카테고리 중 흥미로운 점은 가장 기본적인 정보와 작업공간의 안전을 위한 대책부터 크고 작은 전시공간이 적자 상황 시 경제적인 구제대책에 대한 조치, 예를 들어 비영리 기관이 비상 상황 시 대출할 수 있는 방법도 포함하고 있다. 그 밖에도 코로나19 이후 소장품 관리 방법, 재개관 시 필요한 정보와 자료 등 미국기반의 각 공공기관들이 연구한 자료들이 비교적 빠르게 업데이트되어 총망라되어있다.


- MMA에서 제공하는 미국기반의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코로나19 관련 자료 -


캐나다 보존 기관의 코로나19 이후, 문화유산과 소장품의 보존에 대한 매뉴얼

작품관리 및 보존에 있어서 실용적인 방안을 꾸준히 연구, 제안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캐나다 보존 기관(Canadian Conservation Institute, 이하 CCI)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대책위원회를 긴급하게 조성하고 2020년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동안 문화유산과 소장품의 보존(Caring for Heritage Collections During the COVID-19 Pandemic)에 관련하여 매뉴얼을 마련하고 공유하였다. CCI 대책위원회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소장품의 안전한 환경관리와 모니터를 복잡하게 한다고 강조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발전시켜 이를 이용하여 미술관과 박물관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고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팬데믹과 관련하여 긴급 매뉴얼에 인용된 주요단어의 약자와 정보, 매뉴얼의 주요 요점을 제시하였다. 주요 내용으로는 관람객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조치가 최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관람객과 작품의 보호를 위한 안전한 전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할 것, 예를 들어 작품 앞에 보호대를 설치하여 관람객과의 거리를 확보, 바이러스가 침입할 시 최소 7일간 방문을 제한, 또한 소장품의 표면이 아닌 전시공간을 소독할 때 반드시 국가에서 인증된 소독방침에 따르기, 미술관이 무기한으로 임시휴관 할 경우 적절한 보안과 화재 방지, 병충해 집중 관리, 전시환경 조절까지 다각적이면서 매우 구체적으로 주의하여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재개관 시 인터렉티브한 전시를 피하고 소장품을 바이러스부터 예방할 수 있는 격리, 방역, 소독에 관한 완벽한 의전을 최대한 갖출 것을 강조한다. 그밖에 코로나19와 관련하여 기관에서 자주 받는 질문과 대답을 목록화하여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다.


미국박물관연합이 제작한 박물관의 재개관을 위한 스타터 키트북

캐나다보존기관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를 예방하고 전반적인 대책을 매뉴얼로 제시한 반면 미국박물관연합이 제작한 박물관의 재개관을 위한 스타터 키트북(Reopening Starter Kit for Museum) 은 사립미술관과 갤러리 같은 소규모의 단체가 팬데믹으로 임시휴관 후 재개관 시 즉각적으로 이용 가능한 그래픽 이미지 자료와 체크리스트를 제공한다. 사용자 지정 가능한 그래픽(Customizable design graphics)를 만들며 이는 건강과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한 방향으로 가기, 작품에 손대지 않기 등 관련 관람객을 위한 웰컴 포스터나 전시공간에 포스터 형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특히 사무실에서 손쉽게 출력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준다. 체크리스트에는 재개관 시 필요한 직원 교육, 방역방침, 박물관에서 온도 점검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고려사항, 마스크 규정방침,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재개관 가이드 방침 등을 키트북에 넣어 제공하여 보다 실질적인 시도를 시작하였다.


- 박물관의 재개관을 위한 스타터 키트북 -



소장품을 활용한 예방보존교육


국제박물관협회 산하의 국제보존과학협회(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Committee for Conservation)에서 명시한 예방보존의 정의에서 작품과 환경, 그리고 관련 종사자들과 대중의 교육적인 측면까지 고려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소장품의 건강한 상태와 그 자체로의 존재함(authentic presence)은 미술관과 박물관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신뢰를 유지시키고 동시에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재정적 지원과 기부로 이어진다. 이에 해외의 주요 미술관에서는 소장품을 활용하여 예방보존의 맥락 속에서 대중들의 교육, 소장품과 파생되는 다양한 정보의 공유를 향유하고 기관이 안고 있는 고민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흥미롭고 다채로운 채널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운영하고 있다.


스미소니언의 아트 앤 미 프리저베이션 온라인 페밀리 워크샵

스미소니언(Smisonian American Art Museum)에서는 보존가로 이루어진 강사진을 구성한 아트 앤 미 가족 워크샵(Art and Me Preservation Online Family Workshop)을 1년에 걸쳐 3-8세의 미취학 어린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기획하고 약 30분간의 줌(Zoom)화상강의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스미소니언의 4명의 보존가들이 매회 박물관의 소장품인 특정시대의 유물이나 소장품 관련 주제를 선정하여 소개한다.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해 보존가를 박물관의 의사라고 자칭하여 보존가가 하는 일과 소장품이 어떠한 방식으로 보존, 유지하는지 간략하게 알려준다. 거의 매회 강의와 관련된 소장품을 가정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활용품으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그것에 대한 상태조사를 4명의 보존가들과 함께 항목을 살펴보며 훼손의 상태와 보존의 방법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 4명의 보존가들과 함께 워크샵에 줌으로 참관하는 모습 -


이러한 예방보존의 일환으로 시작되는 프로그램은 부모와 어린이에게 소장품에 대한 감상의 즐거움을 주고, 동시에 예술작품의 이해와 가치와 예방보존의 필요성을 놀이의 형식으로 자각시켜준다라는 점이다. 지난 워크샵은 언제든지 유튜브로 다시 보기할 수 있다.


- 스미소니언의 아트 앤 미 가족 워크샵 중 편 -


그 밖에도 프랑스의 오르세(Orsay) 미술관의 쿠르베(Gustave Courbet)의 <화가의 아뜰리에(L’Atelier du peintre)>(1855) 작품의 보존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전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의 렘브란트(Rembrant)의 회화작품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최첨단광학 기기로 촬영하여 작품의 구조를 분석하는 현장을 공개하는 시도, 영국의 테이트(TATE) 미술관의 영원한 국민작가 터너(J.M.W Turner)의 <누워있는 두 인물의 누드(Two Recumbent Nude Figure)>(1828)관련 상설전에 미완성작인 유화작품을 전시하여 그의 회화기법을 추적해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 등이 비슷한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코톨트(Courtauld Gallery) 미술관의 에서 미완성 작품을 공개하고 전시에 활용하는 시도는 갤러리의 수장고 안에 잠들어있던 대가들의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연구자들 의해 지속적으로 연구 조명될 것이며 관람자들은 작품을 또다른 방식으로 흡수하여 할 것이다.



공공기관의 온라인 전문 플랫폼


미팅룸의 공저 《셰어 미: 공유하는 미술, 반응하는 플랫폼》에서 언급된 것처럼 “아카이브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보존되는 기록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디지털 환경에서는 끊임없이 서로 연결되고, 검색을 통해 확장되며, 자유롭게 수집, 분류, 분석, 해석되면서 그 자체로 학습과 배움의 대상이자 교육과정을 수행하는 매체가 된다.” 작품의 보존가는 연구소에 고립되어 홀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 내에서 작가, 학예사, 소장품 구입과 교육 관련 종사자와 연계하여 소통하고 학제적인 공동작업을 통하여 보존해야 할 대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연구하고 충분히 검토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보존가는 작품을 보존처리하기 전에 작품의 정보와 기록이 담겨있는 아카이브를 연구, 활용하는 것을 선행한다. 이는 작품을 둘러쌓고 있는 모든 정보와 지식을 최대한 조사하여 작품에 최소개입을 하기 위함이고 작품의 원본성을 보존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재료의 물성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류하고 작가의 재료와 기법을 연구하는 재료와 기법사 학문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발생되는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점이 최근 보존학계의 흐름이다.


건축과 유물, 예술작품의 기술사와 관련 학술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한 게티의 AATA Online

보존관련 아카이브의 대표적인 예로 AATA(Art and Archaeology Technical Abstracts Online)를 손꼽을 수 있다. AATA Online은 건축과 유물, 공예, 미술품 등을 포함한 문화유산의 전반에 관한 참고문헌의 초록(abstracts)을 담은 무료 연구 데이터베이스이다. AATA Online의 기원은 1932년 대공황, 포그 미술관(Fogg Museum of Art)이 출판한 미술 기술사(Technical Studies in the Field of the Fine Arts)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AATA가 출판사를 프리어 갤러리(Freer Gallery of Art)를 시작으로 국제보존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Conservation)에서 뉴욕 대학교(University of New York)까지 변경함에 따라 기술 연구 기록이 통합되었다가, 마침내 1996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게티와 후에 생긴 게티 보존 연구소(Getty Conservation Institute)에서 맡고 있다. 1985년 새로 설립된 게티 보존 연구소가 AATA의 출판사가 되었을 때, 연구소는 1989에 새로 공개된 월드 와이드 웹을 활용할 수 있는 전자 출판물을 보존 분야에 제공하는 목표를 추구하였고, 2002년에 오랫동안 계획되었던 목표가 달성되어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연구 자료를 웹으로 구현하였다. 여기에는 약148,000개가 넘는 기록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기적인 갱신으로 매년 약 4,000건의 새로운 자료들이 추가되고 있다. 놀라운 점은 한국어를 포함하여 24개국어로 지원하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보존관련 책, 보존관련리포트, 보존처리보고서, 정기학회지, 논문, 그리고 시각오디오와 디지털자료까지 포함 되어있다라는 점이다. 현재 2020년에 발행되어 업데이트된 가장 중요한 문헌들의 리스트를 PDF파일로 공유하고 있다.


- AATA Online의 주요 검색창 -


보존관련 아카이브의 대표적인 예로 AATA(Art and Archaeology Technical Abstracts Online)를 손꼽을 수 있다. AATA Online은 건축과 유물, 공예, 미술품 등을 포함한 문화유산의 전반에 관한 참고문헌의 초록(abstracts)을 담은 무료 연구 데이터베이스이다. AATA Online의 기원은 1932년 대공황, 포그 미술관(Fogg Museum of Art)이 출판한 미술 기술사(Technical Studies in the Field of the Fine Arts)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AATA가 출판사를 프리어 갤러리(Freer Gallery of Art)를 시작으로 국제보존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Conservation)에서 뉴욕 대학교(University of New York)까지 변경함에 따라 기술 연구 기록이 통합되었다가, 마침내 1996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게티와 후에 생긴 게티 보존 연구소(Getty Conservation Institute)에서 맡고 있다. 1985년 새로 설립된 게티 보존 연구소가 AATA의 출판사가 되었을 때, 연구소는 1989에 새로 공개된 월드 와이드 웹을 활용할 수 있는 전자 출판물을 보존 분야에 제공하는 목표를 추구하였고, 2002년에 오랫동안 계획되었던 목표가 달성되어 모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연구 자료를 웹으로 구현하였다. 여기에는 약148,000개가 넘는 기록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기적인 갱신으로 매년 약 4,000건의 새로운 자료들이 추가되고 있다. 놀라운 점은 한국어를 포함하여 24개국어로 지원하며 과거부터 현재까지 보존관련 책, 보존관련리포트, 보존처리보고서, 정기학회지, 논문, 그리고 시각오디오와 디지털자료까지 포함 되어있다라는 점이다. 현재 2020년에 발행되어 업데이트된 가장 중요한 문헌들의 리스트를 PDF파일로 공유하고 있다.


비디오, 사운드, 영화, 뉴미디어 아트와 플라스틱을 포함한 동시대의 미술매체 연구로 특화된 SBMK

SBMK는 네덜란드어로 현대미술 보존 재단의 약자이며 현대 미술 작품의 유지와 보존에 관련된 프로젝트를 만들고 연구하는데 힘쓰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예술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건전한 관행을 개발하는 것으로 소장품의 관리자, 큐레이터 및 보존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수행하고 있다. 특히 보존에 관하여 기술, 윤리적인 관점에서 질문이 제기되는 것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부패하기 쉬운 재료나 복잡한 설치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예술가와 박물관은 그러한 문제들을 다루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한다. 또한 광범위한 현대미술매체의 연구이기 때문에 보다 학제적으로, 국제적으로 접근하는게 필수적이다. 때문에 보존관련 전문가, 과학자, 큐레이터, 예술가, 변호사, 철학자, 미술사학자, 미술 이론가 사이의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소재의 미술관뿐만 아니라 연구소, 대학, 그리고 다른 교육 센터와 힘을 합쳐 제기된 문제에 주력한다. 흥미로운 점은 비디오, 영화, 사운드와 뉴미디어아트의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하여 새로운 형식의 예술작품을 새로운 방법으로 보존하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긴밀하게 소통하고자 한다. 회의 중에는 실제 사례 연구와 이에 따른 많은 재료와 매체가 논의되며 이때 SBMK는 보존 및 복원에 대한 의사 결정 시 절충점을 찾기 위한 모델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모델은 보존 처리에 유용한 도구가 되기 시작하고 소장품 구입의 과정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도움을 준다.

- SBMK에서 연구한 주요 프로젝트와 주요 출판물 -


최근에는 현대미술의 재료 중에서 지난 100년간 예술에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비교적 최신의 미술재료인 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석하여 플라스틱의 종류와 이름을 체계적으로 목록화시키고 물성과 열화, 적절한 환경조건관련 정보를 온라인 상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플라스틱 식별 검색 툴(Plastic Identification Tool)을 선구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일상도구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플라스틱에 대한 분석 자료도 공개하고 있다.


- 플라스틱 식별 툴을 이용 방법과 결과 내용 -


그밖에 건축과 유물, 예술작품의 재료와 보존에 이용되는 1,0000개 이상의 역사적, 현대적 자료 특히 화학적, 물리적, 시각적, 분석적으로 통계 연구한 관련 정보를 함축시킨 보스턴 미술관의 CAMEO(Conservation & Art Materials Encyclopedia Online)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유럽 연합 진행위원회의 지원자금을 받아 작품에 사용된 플라스틱의 보존을 목적으로 시작한 POPART(Preservation of Plastics ARTefects) 리서치 프로젝트는 온라인 상에서 관련전문가와 작가, 대중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성하는 복원, 소통하는 보존


지난 200년 동안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 온 문명론, 인류가 창조의 주인공이자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사고와 담론이 지금 우리의 눈앞에서 사라지고 새로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작품의 보존과 복원의 역사에 크게 기여한 20세기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보존학자인 체사레 브란디(Cesare Brandi)는 “보존복원은 섬세하고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하나의 전문 영역에만 의존할 수 없고, 다양한 전문 분야를 포함하는 학제적인 공동작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한 작품을 수복할 때 “역사적 층위”의 이해를 강조하면서 예술작품이나 역사적인 기념물의 올바른 역사인식 없이 단순히 원본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에만 치중한 당시 복원양상에 분개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2015년 런던의 미술품 보존 관련 학회 현장에서 권위 있는 보존과학과 한 교수가 “이제 우리는 더 많이 알고, 그래서 더 적은 것을 합니다.” 라고 언급한다. 이는 서양의 보존과학 역사의 흐름에서, 초기에는 작품 보존의 방법론을 모색하였다면 동시대에는 점차적으로 시행착오로 겪었던 것들을 반성하고 재고하는 노력이 최근 보존학계의 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작품을 어떻게 복원하느냐 보다  복원하는가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앞서 언급한 주요공공기관은 사명감을 가지고 보존실의 서가에서 묻혀있었던 양질의 정보를 온라인 상에서 투명하게 공유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시대의 흐름과 맞는 자연스런 결과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은 시간적, 공간적인 제약에서 해방되어 언제 어디서나 정보의 접근이 용이한 창구 역할을 하여 다양한 계층과 자유롭게 연대하여 함께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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