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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소목장 김순기

지지씨가 들려주는 '경기 사람' 이야기

지지씨에서는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센터가 발간한 도서를 한 걸음 더 가까이 살펴보는' 경기학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경기학 시리즈는 [역사문화편], [현대인물편], [역사인물편], [근대유산편] 총 4부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본 시리즈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발간도서는 경기도사이버도서관 및 경기도메모리 홈페이지에서 원문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목장 김순기


- 4천여 개 수원행궁 창호를 복원하기까지의 여정 -

목수 팔자에 승부수 던진, 김순기



우리나라의 가장 뛰어난 조선시대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수원화성행궁.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현륭원으로 옮기면서 12년간 13번이나 찾은 곳이다. 화성행궁은 가장 많은 게 무엇일까? 문짝이다. 촘촘한 창문살 구성된 문짝은 그 수가 4천 개에 달한다고 한다. 4천여 개의 창호를 모두 복원한 이가 김순기 소목장이다.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유적 행궁을 복원하는 데 참여한 것이 무엇보다 자랑스럽습니다. 4천여 개의 문짝을 도맡아 했습니다. 행궁을 찾는 후손들에게 우리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물려준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죠”


경기도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이 2018년 펴낸 책 『경기도의 예인과 장인』에서 김순기 소목장이 한 말이다.


▲ 김순기 소목장 (사진 = 『경기도의 예인과 장인』)



김순기 소목장은 수원화성행궁 뿐 아니라 92년 경복궁 복원사업에 참여해 천추정, 만춘정, 동궁, 칠궁 등의 창호를 도맡았으며, 원주 최규하 대통령 생가 창호를 만들었고, 윤보선 대통령 생가, 이화장(이승만 대통령 전시관) 보수에도 참여했다. 2012년부터는 경복궁 소주방 4동 신축에도 참여해 전체 창호 제작에 힘을 썼다.



▲ 김순기 소목장이 창호를 복원한 경복궁 소주방 외관 (사진=한국문화재재단)


김순기 소목장을 목수에 길로 이끈 건 가난 때문이라고 한다. 김순기 소목장은 1942년 11월에 태어났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14세 때 수원에서 알아주는 대목장 이규선 씨 문하로 들어갔다. 이규선 씨는 숭례문 보수를 담당했던 도편수 임배근 씨의 문하였다.


“우리 집이 논 한마지기 밭 한 뙈기 집 한 채 없이 찢어지게 가난했어요. 거기에 내가 5남매의 맏이였고요.”


김순기 소목장은 23세 군대에 가기 전까지 이규선 선생 댁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배웠고 여름 장마와 눈이 많이 오는 겨울철에 집에 가서 얼마간 쉴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때 건물의 골조공사를 하는 대목일과 창호, 난간, 가구, 조각 등 수장공사를 하는 소목일을 가리지 않고 배웠다고 한다. 군대를 다녀와 목공소를 차렸을 때를 회고하면서 김순기 소목장은 “(이규선 대목장 아래서) 내가 제일 잘 배운 것 같다”고 회고했다.


“내가 제일 잘 배운 것 같아요. 문짝을 배웠지만 한옥 짓는 대목일까지도 다 배웠으니까. 그 때는 잘 몰랐는데 군인 갔다가 와서 목공소 차려서 하다보니까 내가 대한민국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었죠. 탱개톱이라고 그것을 해 본 사람이 내가 마지막일 거예요”


탱개톱, 탕개톱은 흥부가 박을 탈 때 쓰는 틀이 있는 톱을 말한다. 지금은 사용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전통 목공 도구다.


▲ 김순기 소목장이 창호를 만든 화성행궁 화령전 (사진=경기문화재단)


김순기 소목장은 1975년 화성행궁 화령전 풍화당 문짝을 만들다가 기계에 오른손 손가락 두개를 잃었다. 목수일을 그만둘 생각까지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장애를 극복했다. 두 손가락을 잃어 힘을 쓸 수 없어 여러 시도를 했다고 한다. 고무줄로 감아보기도 했지만 방법을 못 찾다 망치질을 되도록 하지 않는 방도를 생각해 냈다. 바로 기계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지금도 공방에 5개의 기계가 놓여 있다. 김순기 소목장이 직접 개조한 것으로 모두 쓰임이 다르다고 한다.


김순기 소목장은 1995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소목장 창호 보유자로 지정됐다.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고 사찰이나 향교 등에서만 들어오던 창호 주문도 늘었다고 한다. 문화유산 복원이나, 쟁쟁한 이물의 생가에서도 김순기 소목장을 찾는다고 한다. 여든을 바라보는 김순기 소목장은 아직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고 있다. 일감은 없지만 매일 작업실에 나가 전시용 창호를 만들고 전통 창호를 이용한 전통등도 만들고 있다.


책 『경기도의 예인과 장인』은 김순기 소목장을 가장 첫 머리에 다뤘다.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책을 펴내며 “문화예술 분야에 평생 종사한 경기도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삶과 예술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획했다”면서 “개인을 생애사를 통하여 경기도 현대화 과정과 특정 전통분야의 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예인과 장인』은 경기도메모리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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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의 예인과 장인』

    원문 서비스/ 경기도메모리(https://memory.libr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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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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