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TFT

나의 꿈(My Dream)(이한칠님, 광릉숲예술인공동체)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을 위해 농장을 개조한 이한칠 씨

비대면 시대에 문화예술은 어떻게 이어져야 할까요?

이전의 대면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진심으로 대면한 적이 있었을까요?


‘진심대면’이란 예술가와 문화수용자가 주체 대 주체로 만나 귀 기울여 대화하고, 예술의 가치와 위로를 전달하며, 그 속에서 진심을 주고받는 새로운 문화예술 방식입니다.


'진심대면-한 사람을 위한 예술'에 선정된 서른 네 팀의 수기를 통하여 진심대면의 순간들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진심대면의 새로운 소규모 문화예술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나아가 예술의 가치와 본질을 발현시키고 재난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기를 희망합니다.


한 사람, 한 가족의 관객을 마주하는 ‘진심대면’의 순간들을 대면해 보세요.




 지역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힘쓰지만 신체적 장애로 인해 대중 앞에 자신을 드러내 기를 꺼려 하는 문화수용자가 더욱 편안한 환경에서 온전히 예술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문화수용자인 동시에 예술가를 돕고 있는 분이 직접 예술가와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서로 ‘진심’을 마주하려고 했다.

 본인(이한칠)은 포천에서 태어나 74세에 달하도 평생을 포천에서 살아왔다. 젊어서는 월남전 에 참전하였고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축산업에 종사하였다. 가축을 기르는 일에서 시작하여 닭 가공하는 회사를 차려 포천에서는 제법 큰 회를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내가 태어난 고향 ‘명산리’를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어 보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되었다. 나의 생가 뒤편 언덕을 조씩 사들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3만 평이 넘는 땅을 매입하여 농장으로 가꾸기 시작하였다. 농장 중앙에 폐축사가 있는데 이 폐축사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고민 끝에 <광릉숲예술인 공동체> 대표인 대진대학교 윤희철 교수에게 자문을 얻기로 했다.




 지난해 초겨울 그를 만나 폐축사와 이를 둘러싸고 있는 농장을 어떻게 개발 하면 좋겠는지 자문을 얻었다. 그는 폐축사를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고, 주위의 농장은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예술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 그리하여 지난해 겨울부터 윤교수의 제안대로 폐축사는 갤러리를 겸한 소공연장으로, 주위 공간은 조각공원, 잔디광장, 연못 등 다양한 흥미 유발 공간으로 조성해 가고 있다.


 나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서 대중에게 나설 수가 없다. 올해 9월부터 두 달간 나의 농장(예술공원)에서 진행되었던 다양한 미술전시와 음악회가 열렸지만 모든 행사에 나는 한 번도 얼굴을 내비친 바가 없다. 나의 불편한 몸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다.



 이를 안타까이 여기던 윤희철 교수는 이번 경기문화재단에서 공모한 ‘한 사람을 위한 예술’에 나의 이야기로 응모를 했는데 선정이 되었다 한다. 오로지 나 한 사람을 위해 음악회며 전시회를 마련해 준다 하니 반갑고 고마울 따름이다. 여러 지인들을 부르고 싶었지만 코로나의 창궐로 가까운 몇 사람만 초청했다.


 나를 위해 최고의 성악가들의 연주는 물론 가까운 손아래 친척 아이가 오보에를 연주해 준다 하니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내가 이곳을 아름다운 장소로 만들어 보려는 꿈을 꾸기 시작했던 젊은 시절의 사진들을 모아 특별한 코너를 만들어 멋진 전시회도 함께 만들어 주니 무척 고맙다.




 이를 기획한 윤교수와 이를 지원한 경기문화 재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내 건강이 악화되지 않도록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동시에 금번 나를 위해 마련한 예술행사의 취지를 크게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예술 공원이 하루속히 완공되어야 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 예술 공원을 조속히 완공해 보고자 한다.






 광릉숲예술인공동체에서 <유네스코 광릉숲생물 권보전지역 관리센터(BR)>의 지원으로 지난 9월부터 10월 2개월에 걸쳐 <2020 숲속의 예술향기>라는 제하의 음악회와 미술전시가 있는 예술제를 실시한 바 있다.


 올해의 예술제의 주 무대가 되었던 명산 아트힐(군내면 꽃배산2길 105)은 이한칠 씨의 개인 농장 으로 광릉숲예술인공동체 회장인 윤희철 교수의 조언을 받아 예술공원으로 조성해 가고 있는 상태이다. 농장 중앙에 있던 폐 축사를 개조하여 멋진 갤러리를 조성하였다. 조성된 갤러리에서 광릉숲예술인 공동체 미술인들과 경기미협의 작가들의 설치미술 전을 개최하였다. 설치미술전이 끝나고는 국내 여행 드로잉 작가 10명을 초청하여 드로잉전을 열어 많은 국내의 드로잉 동호인들의 관람과 현장에서 드로잉을 하는 퍼포먼스도 연출되었다.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이사이 크고 작은 음악회도 갤러리와 야외공간에서 열렸다.




 그러나 2개월여 간 다양한 예술행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한칠 씨는 한 번도 행사에 참석한 바가 없다. 그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예술인에게 큰 꿈을 갖게 해주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편한 몸을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결국 주요 행사에는 한 번도 참석하지 않는 안타까움을 가진 분이다.


 그래서 금번 경기문화재단의 ‘진심대면-한 사람을 위한 예술’ 공모를 신청하여 그를 위한 음악회와 전시회를 하고자 하는 계획안이 선정되었다. 그래서 지난 11월 28일(토) 그를 위한 음악회와 전시회가 마련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자천타천 많은 사람을 초청할 수 없는 상태여서 적은 관객으로 음악회와 전시회를 가졌다. 국내 정상의 성악가들과 그의 가까운 친척인 오보이스트의 연주로 그가 좋아할 수 있는 우리 가곡과 가요를 망라한 곡으로 음악회가 열렸다.


 전시회는 그의 과거 앨범에서 그의 꿈을 키워왔던 젊은 날의 사진들과 그의 전성기의 사진들을 골라 알루미늄 판에 인쇄를 하여 갤러리에 특별 전시코너를 마련하였다. 그를 위해 마련한 전시회와 국내 정상의 성악가들이 펼쳐지는 수준 높은 음악 회는 1시간가량 진행되었다.





 이한칠 씨는 보통 한 자리에 30분 이상 앉아 있을 수 없는 몸의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1시간가량 자리의 이동도 없이 모든 음악회를 목전에서 감상하였다. 그에게는 매우 만족스럽고 흥겨운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이렇게 많은 예술인이 그의 뜻을 기리고 감사함에 그도 열심히 더욱 나은 예술 공원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듣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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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 속 문화예술계 지원 및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