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TFT

이장님댁 음악회(운천3리 이장님, 조은득)

임진각 아래 작은 마을에서 함께한 마이웨이


비대면 시대에 문화예술은 어떻게 이어져야 할까요?

이전의 대면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진심으로 대면한 적이 있었을까요?


‘진심대면’이란 예술가와 문화수용자가 주체 대 주체로 만나 귀 기울여 대화하고,

예술의 가치와 위로를 전달하며, 그 속에서 진심을 주고받는 새로운 문화예술 방식입니다.


'진심대면-한 사람을 위한 예술'에 선정된 서른 네 팀의 수기를 통하여 진심대면의 순간들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진심대면의 새로운 소규모 문화예술 패러다임을 공유하고,

나아가 예술의 가치와 본질을 발현시키고 재난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기를 희망합니다.


한 사람, 한 가족의 관객을 마주하는 ‘진심대면’의 순간들을 대면해 보세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운천3리는 최북단 판문점과 임진각 밑 작은 마을입니다. 이 마을에서는 대중교통이 불편하여 외부로 나가기도 힘들고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삼삼오오 모여 시간을 보내며 지내는데, 코로나 상황으로 경로당까지 폐쇄가 되었습니다. 좋은 것은 함께 나누고자 주민 어르신들이 모인 자리에서 연주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시고 이 먼 곳까지 이 마을까지 악기며, 스피커 등을 가지고 오셔서 노래도 불러 주시고 참 감사합니다. 조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저희 여기 모인 어르신들 정말 많은 것을 겪으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 또 정말 접경 지역에서 전쟁 겪고, 배고프고, 춥고,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입니다.



노인들만 동네 모여서 살아가고 있는데 불러 주셨던 ‘My way’ 곡이 참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 곡을 들으면서 올해, 그리고 지난날들을 회상하게도 되었습니다. 우리 어르신들도 같은 마음이라 생각합니다. 또 성탄절을 기리며 캐럴을 들으니 또 희망적이고 생기가 돋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는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우리도 조 선생님의 노력과 마음에 부응하여, 우리 마을을 위해 좋은 일이건 어려운 일이건 함께 힘을 모아 지혜롭게 잘 나아가고, 또한 건강하게 이 삶을 잘 살아 나갑시다. 조 선생님을 앞으로 또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어디서든 건승하시길 바라며 또 만나고 싶습니다.




이 연주를 준비하기 위해 실은 이장님 비롯한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어떤 노래로, 어르신들을 만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떤 음악으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하고 의견을 모으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진심대면을 하기 위해 어르신들을 더 잘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실로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몰랐던 따뜻한 속정도 맛보았고, 점점 뵐수록 어르신들께서도 더 마음을 열어 주시고, 반겨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잘한 것은 이 ‘진심대면’ 연주를 위해 유대를 쌓고 진심을 보여 드린 것이라고 생각도 듭니다.


곡을 여러 곡 준비도 하였다가 코로나 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곡을 줄이기도 하였고, 이 시국에 노래하는 것이 참 어렵고 또 어르신들께서 고연령자 코로나 취약계층이기에 더욱 마음이 쓰이고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가 많이 걱정하고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는 것을 알아서 그러신지, 오히려 이장님께서는 “마스크 쓰고 노래하시려면 힘들 텐데 벗고 하세요”라고 웃으며 말씀해 주셔서 걱정이었던 마음을 편하게 해주셨고, 곡명을 말씀 드릴 때마다, “아, 그 노래 좋아요” “노래 끝나고 모두 큰 박수 칩시다” 라며 호응해 주셔서 분위기가 더욱 환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즐겁게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 진행하였기에, 한 곡 한 곡 더 진심을 담아 연주하며 진심대면으로 나아가길 원했습니다. 그 마음을 알아 주셨는지, 어르신들께서 마음으로 또한 받아 주시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경기문화재단의 ‘진심대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저 또한 의미 있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문화예술 향유가 어려운 곳에서 어르신들을 만나고, 소통하고, 또 이렇게 음악으로 나눌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저도 그분들의 진심을 받을 수 있어서 더없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날씨도 추워지고, 코로나 상황도 더 악화되어 정말 올 연말은 외롭고 추울 수 있었을 텐데, 진심대면 프로젝트를 통하여 운천3리에서 저를 비롯한 이장님과 어르신들 마음이 따뜻하게 또 실로 많이 웃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더 많은 진심대면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께서는 지지씨, 네이버, 유튜브에서 '진심대면'을 검색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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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TFT
자기소개
코로나19 상황 속 문화예술계 지원 및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