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오픈랩 전시 「어린이라는 세계」 - <김용관>

2021-10-01 ~ 2021-12-19 /


<김용관>


저는 새로운 세계와 시공간에 관심이 많은 미술작가입니다. 점, 선, 면, 도형, 패턴, 퍼즐, 탱그램,  테셀레이션, 입방체, 등각투상도, 모듈, 추상, 반추상을 토대로 새로운 이미지와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홍익대학교에서 판화를 전공했고, 고양창작스튜디오(국립현대미술관), 난지미술창작 스튜디오(서울시립미술관), 경기창작센터(경기도미술관)의 입주작가로 활동했습니다.

여러 블록 장난감을 설계하고 제작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고양어린이박물관, 한글박물관, 헬로우뮤지움 등의 여러 어린이 전시공간을 설계하고 연출한 바 있습니다.


<작업의 시작>

아들 이로(8세)와 종종 블록 놀이를 합니다. 이로는 레고 블록과 제가 디자인한 블록과 다른 블록을 섞어서 놀곤 합니다. 그럴 때면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 섞이며 더욱 크고 단일한 세계가 창조되는 것 같습니다.

제게는 배주(2014년에 고인이 된 작가)라는 레고 블록을 모티브 삼아 그림을 그리던 친구가 있습니다.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 때면 언제나 그 친구 생각을 합니다.

배주의 레고 블록과 제가 만든 블록과 이로가 좋아하는 블록이 한곳에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제가 좋아하는 두 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만든 것만 같았습니다.

각자의 블록으로 채울 수 없는 빈틈을 다른 블록들이 서로 보완하며 더욱 근사한 모습으로 어울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이 놀이에 ‘Put Together’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LEGO는 ‘play well’이란 뜻의 덴마크어지만, 라틴어로는 ‘I put together’란 의미가 있습니다. 함께 짓다. 함께 조립하다. 함께 만들자. 그런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이 놀이를 통해 만든 조형물에는 ‘PUTTO’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작업의 현재, 어린이와 나>

저와 아내(신지현 작가) 모두 미술작가고 집에 미술도구가 많기도 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로(8세)는 하루에도 여러 권의 그림책을 만들 정도로 그림 그리기와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로(5세)도 형의 영향인지, 점점 그림 그리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끔 “나는 형아처럼 그림 못 그려…” 하며 좌절하기도 합니다.

어린이가 특별히 창의적이라기보다는 어른에 비해 편견과 선입견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편견과 선입견은 창의력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에 편견과 선입견이 적은 어린이의 창작활동은 어른보다 꽤 창의적으로 보입니다.

제 아이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제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꽤나 관습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물론 아이들 또한 편견과 선입견이 있고 그것은 그림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어떤 편견과 선입견은 고유한 개성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어른의 그림처럼 관습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다르게 상상할 수 있는 주제나 소재를 제안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어린이는 그것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고 더 신나게 그림을 그리곤 합니다.

즐겁고 열심히 작업하는 아이들을 보면 미술작가로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반성하고 힘을 얻기도 합니다.


<작업의 미래>

예술의 힘은 새로운 상상을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회화, 새로운 조각, 새로운 만화,  새로운 영화, 나아가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힘이 예술에 있습니다.

편견과 선입견은 새로운 상상을 방해합니다. 그래서 편견과 선입견이 적은 시기에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새로운 상상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래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근사하고 새로운 상상에 다가가면서 만들어 지기도 합니다. 예술과 새로운 상상은 단지 공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가올 현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불확실하고 불확정한 미래를 예술의 상상력을 통해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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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어린이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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