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영은미술관] 사색의 운동회 Stadium of Silence

2022-05-21 ~ 2022-06-26 / 한광우 개인전

한광우_더 높이 닿기-욕망의 기둥_숯가루, 오브제, 라인테이프_가변설치_2022




2022 영은미술관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단기)展

주최,주관 / 영은미술관   후원 / 경기도_경기도 광주시

코로나 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전시를 진행합니다.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월,화요일 휴관


영은미술관 Young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 (쌍령동 8-1번지)

제4전시장

Tel. +82.(0)31.761.0137

www.youngeunmuseum.org




영은미술관은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한광우 작가의 '사색의 운동회 Stadium of Silence'展을 오는 5월 21일부터 6월 26일까지 개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이를 좋아하고, 언제나 새로운 놀이를 갈망한다. 삶의 수준이 올라가고 여가 시간과 취미활동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놀이가 개발되고 즐겨지고 있다. 그러나 놀이는 과연 시간을 즐겁고 가볍게 흘려보내기 위한 수단에만 불과한 것일까?


호모 루덴스: 놀이-유희하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네덜란드 역사학자 하위징아가 제창했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 본질인 놀이는 우리 삶 속에 생각보다 더 깊숙이 녹아들어 있다. 하위징아는 태초에 인류가 어떤 방식으로든 놀이를 하며 생긴 규칙이 시스템을 생성했고, 그것이 문화와 문명을 이룩했다고 주장한다.




한광우_한손 줄넘기-혼자서도 잘해요_줄넘기, 봉 홀더, 시트지_가변설치_2022


한광우_공으로 과녁 맞추기-너를 맞춘다_공, 끈, 시트지, 라인테이프_가변설치_2022




실제로 놀이는 우리의 인생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한광우 작가는 놀이를 자신의 작업에 끌어 들여와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작가가 창조한 '사색의 운동회'는 관객으로 하여금 놀이를 하고 몸을 움직이며 느낄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규칙과 운동법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작가의 의도에 자연스레 맞닿게 된다. 전시공간에 꾸려진 일련의 게임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방식의 것들이며 우리 사이의 관계, 타인, 나,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의 시스템 자체를 곱씹게 한다.


우리의 삶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 많은 제약과 규칙이 존재하여 우리를 압박한다. 한광우 작가의 놀이들은 그러한 현실에서 살아가는 인간군상을 철학적으로 빗대고 있다. 우리는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만족감을 얻기도, 상처를 받기도 하면서 상대와의 거리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또 사회에 만연한 '표준'에 미치려 안간힘을 쓴다. 표준은 많은 사람들의 자유의지와 삶의 방향을 결정할 권리를 일찌감치 앗아간다.


전시 공간에 설치된 「발자국 따라가기-표준의 딜레마」나 「더 높이 닿기-욕망의 기둥」, 「한발로 더 높이 서기-위험한 성공」과 같은 작품들은 인간의 욕망과 그것을 실현하려는 행위,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오는 위험부담과 좌절감 등의 감정들을 느끼게 한다. 「공으로 과녁 맞추기-너를 맞춘다」와 「끈과 악수하기-처음 뵙겠습니다」, 「고무줄 당겨 추로 점찍기-숭고한 13개의 점(2인용)」 등의 작품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과 관계 맺는 방식 등을 떠오르게 하고 우리가 그간 맺어온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혼자하는 줄다리기-이겨라」, 「사색의 시상대」 등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느껴왔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처럼 놀이는 삶과 많은 부분 닮아 있으며, 각자의 삶에서 나아가고자 하는 원초적인 욕망, 희망이 고스란히 투사된다. 작가의 놀이가 처음에는 그저 유희의 목적과 의미 없어 보이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느껴질지 모르나, 몸을 움직이다 보면 놀이라는 형식 뒤에 숨겨진 사색의 순간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한광우_무게추 끌어 당기기-나에게 오라_무게추, 라인테이프, 손잡이, 끈_가변설치_2022


한광우_혼자하는 줄다리기-이겨라_끈, 도르래, 라인테이프_가변설치_2022


한광우_공 치기-나에 반응하는 너_공, 끈, 라인테이프,_가변설치_2022




사색과 운동, 이 둘은 마치 몸과 정신처럼 서로 동떨어진 양 끝단에서 각자의 영역을 쌓아놓은 분리된 영역 속 존재 같다. 하지만 움직임의 어느 순간에 도달하면 마치 자신의 정신 속에 들어온 것처럼 온전한 자신을 맞이할 수 있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그 순간은 순간일 수도 제법 오랜 시간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뚜렷하게 나를 사색하는 시간을 선사해준다. (작가노트 中)




한광우_사색의 운동회 Stadium of Silence展_영은미술관_2022



한광우_사색의 운동회 Stadium of Silence展_영은미술관_2022




'움직임을 통한 사색'. 몸을 움직이며 놀이를 즐기는 과정에서 관객이 느끼는 생각과 감정이 바로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이다. 흑과 백으로 조성된 고요한 운동장에서, 관객이 운동회에 참가하고 사색에 잠길 때 공간과 작품, 관객이 하나 되어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작품이 완성된다. 작품의 완전한 완성을 위해 한광우 작가가 주최하는 사색의 운동회에 참가하여 스스로와 깊이 대화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