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고양시예술창작공간해움

2023 해움·새들 입주작가 프로젝트 황민규《After Blue 애프터 블루》

2023-08-11 ~ 2023-08-27 / - 고양시예술창작공간해움 전시공간, 윈도우갤러리 -




황민규는 일상 속에서 현실과 가상이 혼재하는 순간을 영상과 사진에 담는다. 그는 가까운 이들과 자연스럽게 보내는 시간을 카메라에 담고, 다큐멘터리 형식에 다양한 문화 요소를 접목한다. 얼핏 보면 황민규의 영상은 일상적인 모습을 담은 기록물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일상 풍경을 배경 삼아 허구적 서사를 입혀 사회 문제를 다루는 장르에 가깝다. 전시명이자 동명의 작업 《애프터 블루 After Blue》는 그간 작가가 작업해 온 영상 시리즈를 아우르며, 미래의 불안과 공포, 암울하고 자극적인 사건이 넘쳐나는 현실의 실체를 담담한 시퀀스(sequence)로 풀어낸다.


영상 시리즈의 첫 번째, <나를 지켜줘>(2017)는 황민규의 일본 신혼여행 기록 촬영에 만화적 연출을 더해 당대의 사회 문제와 연결시킨 작품이다. 이 작품은 신혼여행 당시 접한 여러 사건과 사고를 기반으로 영웅을 찾아 떠나는 개인의 욕망을 보여주며, 영상은 결국 그 영웅을 찾지 못하는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야생 속으로>(2020)의 주인공은 영웅의 부재를 확인 후 개인적 차원에서 삶의 의지를 다짐한다. 3막으로 구성된 이 영상은 팬데믹 이후 통제된 사회 체계와 함께 모든 것이 물거품 된 세계에서 다시금 영웅의 등장을 희망하는 서사로 흐른다. 마지막 <정월>(2023)에는 황민규의 고향 부산을 배경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가족들의 모습이 담겼다.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그곳에 고립된 작가는 당시 해운대 일대의 팬데믹 풍경을 틈틈이 촬영한 푸티지와 해안선 상승, 후쿠시마 오염수 등의 환경적 재난 상황을 <정월>에 함께 교차시켰다. 이번 전시에서 이 세 편의 영상은 연대기적으로 After Blue로 한데 묶여 공개된다. 한편, ‘윈도우갤러리’에 나란히 둔 이미지와 비디오 클립들은 After Blue 영상 흐름과 단면을 엿보도록 돕는다.


20세기 이후 과학 기술의 폭발적 발전은 단기간 내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사고를 전복하였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불안을 안겨주게 되었다. 대재앙으로 인한 세상의 붕괴 이후를 다루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에는 미래에 대비하는 생존적 투쟁이 핵심 주제로 등장하곤 한다. 황민규 작가의 영상은 이와 같은 성격의 작품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After Blue는 현대적 구세주라는 미지의 대상과 각종 예언, 여기서 야기되는 또 다른 불안 등의 소재를 일상과 맞닿아 있는 범위에서 첨예하게 다루며 우리 주변의 디스토피아적 태도를 비춘다. 다만, SF 장르의 환상적 장면들 사이에서 자리를 지키는 굵직한 일상의 장면들이 너무나 사실적이고도 건조해서 After Blue의 감상자는 불안이나 무력감 따위를 넘어 익숙함에 먼저 공감할 수 있다. 붕괴, 멸망과 같은 거창한 서사 안에서 익숙한 장면을 발견하고 짓는 옅고 씁쓸한 미소처럼, After Blue를 통해 각종 크고 작은 재난이 이어지는 위태로운 현실 앞에서 한 템포 쉬어가며 주변을 돌아보는 순간을 가져보길 기대해본다.


*고양시가 운영하는 예술창작공간은 장항동의 ‘해움’과 신평동의 ‘새들’ 두 곳이다. 해움과 새들은 남은 하반기에도 지속해서 1기 입주작가들의 창작 발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황민규는 해움의 1기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문의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 새들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황민규(b.1986)/ 중앙대학교 조소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졸업했다.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1기 입주 작가 활동을 거쳐 개인전 ≪Out of the Blue≫(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2023), ≪기적을 노래하다≫(더 레퍼런스, 2020)를 열었고, 주요 단체전으로 ≪이주≫(예술공간 의식주, 2023), ≪돛≫(반도문화재단 아이비라운지, 2021), ≪Super Hero≫(인사미술공간, 2020), ≪코끼리 그림자 바람≫(경기도 미술관, 2019)등에 참여했다. ‘2022/23 사루비아 전시 후원 작가’ 및 ‘2017 퍼블릭아트 뉴히어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년예술가생애첫지원>, 2021-2022 <고양문화다리> 신진예술가에 선정되었다.


황민규 《애프터 블루 After Blue》 (2023 해움·새들 입주작가 프로젝트)

∎ 기간:  2023.08.11.(금)~ 08.27.(일)

∎ 장소: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 전시공간, 윈도우갤러리

∎ 운영시간:  11:00~18:00 (월요일 휴관)


※ 이번 전시는 상영시간 관계로 18:00까지 운영됩니다.





세부정보

  •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

    위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호수로 595

    문의/ 031- 906-3380

    이메일/ goyang.hu@gmail.com

    SNS/ 인스타그램 @haeum_saed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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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고양시 호수공원에 위치한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은 시각예술인의 창작 공간 및 지역민의 예술 쉼터로 활용하도록 조성된 공간입니다. 고양시가 주최하고 운영하며 예술가와 시민간, 그리고 미술과 타 분야간의 교류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시각예술 플랫폼입니다. 접근성이 높은 일산 호수공원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여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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