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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섬 프로젝트: Linking Island

2025-05-01 ~ 2025-07-13 /

영화 <어바웃 어 보이 About A Boy>(2002)는 주인공의 “모든 사람은 섬이다(Every man is an island)”라는 독백으로 시작된다. 이 대사처럼, 인간의 외로움은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섬으로 비유되곤 한다. 이처럼 외로움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개인이 혼자서 감당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치부되어 왔다. 외로움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조차 낯선 상황 속에서 외로움의 문제는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 등에서는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하거나 고독사 예방 정책을 시행하는 등, 외로움을 사회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는 축소된 가족 구조, 디지털 시대의 비대면 소통, 심화되는 경제적 양극화 등이 개인이 느끼는 외로움을 더욱 가중시키며, 사회 전반에 보이지 않는 깊은 균열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외로움은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가 함께 논의하고 대응해야 할 심각한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기획전 ≪섬 프로젝트: Linking Island≫를 통해 외로움을 단순한 개인의 정서가 아닌,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현상에서 작동하는 문제로 바라본다. 권혜성, 윤지영, 이영욱, 임소담, 정찬민, KL 여섯 명의 작가는 각자의 시선과 매체를 통해 외로움이 우리가 속한 사회 시스템 전반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음을 드러낸다. 이들은 외로움이 개인의 심리와 정서에 어떻게 파고들고, 또 그것이 더 큰 사회적 맥락에서 반영되는 양상을 시각화하며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이 아닌,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은 인간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가능성의 실마리로 제시한다.


권혜성Kwon Hyeseong(F)은 한지와 먹, 유화와 에어브러시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며 자연으로부터 얻은 생명력을 강렬한 선으로 표현한다. 한동안 예술과 일상의 경계에서 심리적 방황을 겪었으나, 제주도의 거친 바람과 빗속에서 견디는 식물들의 자연의 에너지를 몸으로 체득하며 삶과 자연의 본질적 순환을 깨달았다. 작품 화면에 등장하는 ‘선’은 자연의 리듬이자, 외로움을 이겨내는 생명력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인간과 자연이 공명하는 순간, 고립감으로부터 벗어날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윤지영Jiyoung Yoon(F)은 영상 작품 〈오죽 –겠, -으면〉(2018)을 통해 현실에서 겪는 불안과 고통에 맞서는 개인의 내면을 포착한다. 가족을 돌보며 매일을 살아내는 인물은 사소한 일상적 의식과 자기최면적인 반복된 행동을 통해 불안을 견딘다. 이러한 모습은 겉보기에 각자의 섬처럼 살아가는 인간들이 사실은 비슷한 고통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개인적 고립의 문제를 인간 전체의 보편적 감정으로 확장하며, 공감을 통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영욱Yi Young Uk(M)은 조작된 이미지의 파편들을 해체하고 중첩하는 방식으로 낯설고 불안정한 형상을 회화작업으로 재탄생시키며 내면의 감정과 사회적 구조를 교차한다. 익숙한 장면을 강박적으로 반복하고 이를 변형시킴으로써 개인의 불안과, 욕망, 긴장을 사회·문화적 맥락과 병치시켜 우리가 무심코 수용해온 관념과 제도 속에서 재현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작업은 시각적 충돌과 리듬을 통해 익숙한 질서를 깨뜨리고, 관람자로 하여금 무의식의 감정과 마주하게 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임소담Lim sodam(F)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물거울·수평선 등 모호한 풍경 속에 숨은 정서를 포착한다. 회화와 세라믹을 넘나드는 작업은 휴대폰 문자로 전달되는 ‘실종된 사람의 인상착의’처럼, 부재하거나 분명히 존재하는 감각을 보여준다. 물감이 겹겹이 쌓이듯, 외로움은 일상 속에서 서서히 스며들지만, 역설적으로 그 흐릿함을 통해 새로운 몰입과 공감을 일으키는 장이 열린다.


정찬민Chanmin Jeong(F)은 21세기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기술 발전이 사회에서 인간 신체와 삶을 어떻게 재편하는지 조망한다. 기술과 자본이 주도하는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신체 소외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작가의 시선은, 택배 산업처럼 비대면 경제 시스템이 가져온 구조적 변화와 그 속에 놓인 개인의 무력감을 함께 들추어낸다. 작가는 〈행동 부피〉(2023)를 비롯한 작품을 통해 경제적 가치로 환원되지 않는 사소한 행동들이야말로 인간적 주체성을 회복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KL(M)은 제주라는 지리적·문화적 공간을 기반으로, 잃어버린 기억과 정체성이 만들어 내는 혼란과 이질감을 탐구한다. 설치 작업 <섬_딩검리>(2025)에서는 고립된 섬들이 보이지 않는 지층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세 편의 영상 작업은 해변에서 노래하고 수영하는 인물들, 물속에서 흙으로 만든 배가 시간에 따라 녹아 흩어지는 장면, 수년간 기르던 앵무새 한 쌍의 죽음을 담은 장면으로 구성된다. 삶과 죽음, 일상과 사건이 교차하는 감각의 흐름 속에서 상실과 기억의 흔적, 존재의 불안과 평온이 공존하는 순간들을 사유하게 한다.


다시 영화 〈어바웃 어 보이〉로 돌아가 보자. “모든 사람은 섬이다”라는 회의적인(pessimistic) 시선은 결국 “섬들은 바다 밑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낙관(optimistic)에 이른다. ≪섬 프로젝트: Linking Island≫는 ‘섬’이라는 은유를 통해 약해진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고, 새로운 소통과 회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외로움이 개인의 내면에서 국한된 감정으로 여겨지지만,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살폈을 때 훨씬 다면적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바다 밑으로 연결된 대륙처럼, 사람들 역시 무의식적인 차원에서 이미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외로움을 함께 살펴야 할 공동체적 과제임을 환기한다.


인간은 결코 혼자 완결되는 존재가 아니다. 그럼에도 현대사회에서 많은 이들이 ‘각자의 섬’에 홀로 갇힌 듯한 감정을 경험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러한 외로움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살펴보면서, 공동체의 재구성과 소통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 외로움을 사회적 관점으로 다시 바라보는 이 시도는, 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제시하고, 고립으로 여겨졌던 감정을 모두가 함께 다루어야 할 공동의 화두로 전환시켜, 더 깊은 연결과 새로운 치유의 가능성을 열어 보이는 의미가 되길 희망한다.



세부정보

  • 전시명/ 섬 프로젝트: Linking Island

    참여작가/ 권혜성, 윤지영, 이영욱, 임소담, 정찬민, KL

    전시기간/ 2025.5.1(목)-7.13(일)

    전시장소/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관람료/ 무료

    관람시간/ [주중]오전11시~오후6시 [주말 및 공휴일]오전11시~오후6시30분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ICOM Korea)

    주관/ 한국박물관협회,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오프닝 리셉션/ 2025.5.7(수) 오후 4시

글쓴이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자기소개
2011년 4월에 개관한 화이트블럭은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 중심인 갈대광장에 자리하여 자연과 건축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연면적 1,500㎡의 대형 문화예술 전시공간으로 여섯 개의 크고 작은 전시실은 다양한 형태와 장르의 작품 전시가 가능합니다.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창작 스튜디오, 예술인의 현장활동을 돕는 카페포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건축물은 2012 미국 건축가 어워즈(2012 American Architecture Awards)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