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줘요! GGC(Gyeong Gi Culture)는 경기도 31개 시군의 문화예술 소식을 하나로 모아 시민들께 전달합니다.

알려줘요 GGC! 경인방송 라디오 <박성용의 시선공감> FM90.7MHz

진행 : 방송인 박성용 | 출연 : 이실아 아나운서

방송일 : 2025년 5월 15일(목)

■ 박성용 : 요즘 문화생활 아시나요? 문화를 즐기고 싶은 그리고 즐길 줄 아는 모든 분을 위해 문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Gyeong Gi Culture ‘알려줘요 GGC!’ 문화요정 이실아 아나운서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이실아 : 안녕하세요! 이실아입니다. 이번 시간에도 여러분의 시선을 사로잡는 고품격 문화 소식 준비해 왔습니다. 혹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 박성용 : 당연히 알죠. 5월 15일, 스승의날이잖아요.

◇ 이실아 : 네 그렇죠. ‘스승의날’은 우리가 오늘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신 분들을 기억하는 날이기도 한데요.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뿐 아니라, 시대의 어른으로서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가르쳐 준 수많은 ‘스승’들도 많잖아요.

■ 박성용 : 그런 의미에서 보면, 스승이라는 것은 우리 역사 속 인물들도 또 다른 ‘스승’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이실아 : 오, 그 말 공감되네요. 특히나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인데요. 잊혀가는 역사, 흐릿해진 애국의 의미 속에서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는 어디서부터 왔을까?"라는 물음에 답을 건네는 전시를 갖고 왔습니다.

■ 박성용 : 요즘 같은 시기에 꼭 필요한 전시 같네요. 오늘 갖고 온 전시는 무엇인가요?

◇ 이실아 : 경기도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김가진: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입니다! 경기도박물관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합(合)’을 주제로 특별전 3부작을 기획했는데요. 이번 전시는 그 중 첫 번째 전시예요.

■ 박성용 : 흥미롭네요. 그런데 왜 ‘합(合)’이라는 단어를 택한 걸까요?

◇ 이실아 : 경기도박물관 이동국 관장님의 설명 직접 들어볼까요?

[사진제공= 경기문화재단]

[인터뷰 / 경기도박물관 이동국 관장] “사실 우리 사회가 지금 너무 크고 작은 분열의 도가니에요. 좌우, 진보-보수, 젊은 사람-노인, 또 잘 사는 사람-못 사는 사람, 그중에서도 더 근본적이지만 또 우리가 망각하고 있는 ‘남북통일’이라고 하는 문제. 여전히 우리는 분단 상황인데 그렇죠? 그래서 광복 80년의 이 메시지는 ‘통일에 대해서 다시 좀 생각해 봐라’, ‘그래서 그럼 어떻게 우리가 통일을 이룰 것인가?’ 역사와 현재를 지속적으로 되새김질하며 대화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미래는 저절로 열린다. 그래서 분단, 망국, 또 대한제국, 개화기로 쭉 다시 한번 거슬러 가 보면은 거기서 분명히 우리의 갈 길이 나온다. 반추가 되는 거죠.”

■ 박성용 : 광복 80년을 맞아 분열된 시대를 고민했고, 근본적으로는 남북통일이라는 문제를 바라보며 탄생한 기획전이군요.

◇ 이실아 : 네, 이번 특별전 3부작은 각각 김가진, 여운형, 오세창. 이렇게 세 인물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이 세 인물은 각기 다른 시기, 다른 방식으로 ‘정치와 예술, 독립운동’의 길을 걸었던 인물인데요.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본보기가 되어줄 겁니다.

■ 박성용 : 이제야 ‘합’이라는 주제가 이해가 갑니다. 통일과 공존을 이야기하는 게 다소 어렵지만, 참 시의적절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 이실아 : 저는 그래서 이 전시는 ‘과거를 돌아보는 전시’이자 ‘미래를 향한 전시’라는 평가하고 싶어요. 이번 기획전은 단순한 인물들의 전시를 넘어, 시대를 읽는 창이 되어주거든요.

■ 박성용 : 그 말이 참 묵직하게 들리네요. 전시를 통해 그런 고민을 던질 수 있다니,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네요. 그런데 첫 전시 인물인 ‘김가진’의 이름은 다소 생소한 편입니다.

◇ 이실아 : 맞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교과서에서 자세히 다뤄지지 않았지만, 알고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을 있게 한 분이에요.

■ 박성용 : 사실 많은 분들께 ‘김가진’이라는 이름이 낯설 거예요. 어떤 인물이었는지 간략히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이실아 : 동농 김가진은 1846년에 태어나 조선 말기부터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그리고 임시정부 수립까지 네 개의 체제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대마다 맡았던 역할도 모두 달랐는데요. 그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사진제공= 이실아 아나운서]

[인터뷰 / 경기도박물관 이동국 관장] “김가진은 조선,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임시정부라고 하는 76세까지 살면서 네 시기를 거친 사람이고요. 처음의 뜻이 끝까지 일이관지(一以貫之)하게 가는 사람은 사실 보기 어렵습니다. 김가진은 충절의 혈맥 그리고 개화 선각자로. 다시 조선이 망해가는 지점에서 나라를 살려야 된다고 하는 그 대한제국에서는 혁신 관료로, 그리고 나라가 망하자 이 국망의 책임을 어떻게 다할까 한 10년간 1910년부터 1919년 3.1 독립운동이 일어날 때까지 절치부심(切齒腐心), 와신상담(臥薪嘗膽)하다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만들어지고 독립 전쟁의 현장으로 바로 투신하는 망명을 해서 그리고 대한제국을 회복하자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새로 만들자!’ 그러니까 제국에서 민국으로 진정한 우리 현재 오늘의 토대를 이렇게 몸으로, 정신으로, 예술로 닦아낸 사람입니다.”

■ 박성용 : 이야기를 듣다 보니 ‘김가진’이라는 인물을 왜 이제야 알게 됐을까,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안타깝기도 하네요.

◇ 이실아 : 그렇죠? 우리 역사 속에 분명히 존재했지만,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셨는데요. 동농 김가진은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넘어가던 시기에는 외교관이자 개혁 관료였고, 일제강점기이자 대한민국임시정부 시기에는 조국을 위한 독립운동가로 활동했습니다.

■ 박성용 : 시대, 정권이 바뀌면 생각도 바뀌기 쉽잖아요. 그런데 한 시대도 아닌 네 시대를 살아내고도 나라를 위하는 마음을 일관되게 유지했다는 것은 정말 본받아야겠습니다.

◇ 이실아 : 맞습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약육강식의 혼란이 거듭되었던 이 시기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암흑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시기에 편히 살 수 있는 고위 관료가 망명을 감행했다는 건, 그 자체로 존경받을 만한 일 같아요.

■ 박성용 : 들을수록 정말 대단한 인물입니다. 그러면 이번 전시에서 주로 어떤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건가요?

◇ 이실아 : 이번 전시는 그가 남긴 서예 작품을 비롯해, 각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이 되어있는데요. 어떤 작품이 있는지 더 자세히 들어볼까요?

[사진제공= 이실아 아나운서]

[인터뷰 / 경기도박물관 이동국 관장] “이번 전시회에서 대부분이 서예 작품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맹(書盲)의 시대니까 서예를 우리가 그냥 아예 외면하는데 그 당시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정치와 또 이런 시세, 물정을 정확하게 알고자 한다면 서예라는 창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그 사람 마음속으로 성정과 기질 속으로 들어갈 재간이 없어요. 그래서 글씨를 통해서 우리가 그 시대도 보고, 그 사람도 보는. 그래서 전시장에서는 한자를 잘 풀어서 우리말로 쉽게 해 놓은 거 있고요. 그중에서도 정말 딱 세 가지만 꼽자면 〈독립문〉, 〈김가진 초상〉 그리고 〈대동단선언서〉, 그 세 가지를 우리가 보면 김가진이 얼마나 큰 사람인지, 또 우리가 앞으로 통일 조국을 위해서 나아갈 때 그가 어떤 지침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박성용 : 김가진이 남긴 서예 작품을 볼 수 있군요. 옛날엔 서예가 인격을 드러내는 수단이었잖아요. 조선시대 선비에겐 필수 교양이자 예술 표현 도구이기도 하고요.

◇ 이실아 : 네, 특히 독립문 휘호 등 실제 공간에 새겨진 글씨들을 보면 그게 단지 장식이 아니라 사상이라는 걸 느낄 수 있어요.

■ 박성용 : 글씨 하나에도 사상이 담겨 있다니, 직접 가서 눈으로 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알기 쉽게 한글로도 풀이되어 있다고 하니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실아 : 맞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새롭게 짚어주기도 하거든요. 독립문 휘호를 누가 썼다고 알고 있으세요?

■ 박성용 : ‘독립문’이라면 그 유명한 독립문의 글씨를 말하는 거죠? 저는 이완용의 글씨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 이실아 : 사실 그동안 이완용의 글씨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필획 분석을 통해 김가진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설득력 있게 소개됩니다. 둥글지만 단단한 획, 조형 구조의 차이점까지 자세히 분석해 놓았더라고요.

[사진제공= 이실아 아나운서]

[인터뷰 / 경기도박물관 이동국 관장] “특히 이 〈독립문〉은 그동안 이완용의 글씨로 알려져 있었지만, 조형 분석과 무수한 김가진의 현판 글씨를 통해 비교 분석한 결과, 이건 김가진이 아니면 쓸 수가 없는 글씨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완용도 그 당시 명필로서 이름이 났지만, 그 글씨의 획의 성질 구조부터 근본이 다르고, 그래서 김가진이 썼다고 하는 것은 이제 누구나가 다 인정이 됩니다. 이번 전시에 그 독립문이라는 게 한글과 한자로 쓰여져 있습니다. 특히 그 필획을 보면 박달나무 방망이와 같이 아주 단단합니다. 그리고 또 곧은 정신과 절의까지도 그 필획 하나로 다 우리가 느낄 수가 있습니다.”

■ 박성용 : 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입니다. 이제야 바로 잡을 수 있겠네요.

◇ 이실아 : 이제라도 바로 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이뿐만 아니라 김가진이 직접 입었던 대한제국 대례복이 있는 초상화도 인상 깊은데요. 옷에 그려진 무궁화를 통해서 무궁화가 나라의 상징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 박성용 : 숨겨진 인물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네요. 관장님이 짚어주신 〈독립문〉 그리고 〈김가진 초상〉, 〈대동단선언서〉 이 세 가지 작품은 더 유심히 봐야겠어요.

◇ 이실아 : 네! 전시를 보고 온 제가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대동단선언서>는 제2의 독립선언서로 불리는 문서인데요. 1919년 3.1 운동 이후, 다시 한번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독립 의지를 세계에 천명한 선언입니다. 74세의 노쇠한 몸으로 망명한 이후 김가진이 직접 작성에 참여했다고 해요. 

[사진제공= 이실아 아나운서]

[사진제공= 이실아 아나운서]

■ 박성용 : 지금도 74세면 이동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 당시에 중국까지 가셔서 대한민국임시정부에서 큰일을 하셨군요.

◇ 이실아 : 정말 역사적으로 큰 인물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에요. 이 외에도 김가진을 비롯해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나라를 위해 투신한 동시대와 후시대 인물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박성용 : 전시가 생각보다 정말 깊고 풍성하네요. 혹시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나요?

◇ 이실아 : 물론이죠. 이번 전시가 단순히 ‘보는 전시’가 아니라 ‘함께 생각하고, 체험하는 전시’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 / 경기도박물관 이동국 관장] “박물관은 기계 시대가 되면 될수록 더 중요한 때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김가진의 대례복에 있는 무궁화를 직접 우리 관객들이, 5월은 가정의 달,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니까 직접 무궁화를 한번 우리 한반도 지도 속에 해서 무궁화꽃에 메시지를 적어서 직접 꼽아보는 그런 프로그램, 그래서 김가진하고 바로 직결되는 그런 체험 프로그램들. 오셔서 다 같이 여기 와서 좀 놀면서, 또 공부도 하면서 우리가 어디로 가야 될지도 한번 생각하는 그런 시간 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사진제공= 이실아 아나운서]

■ 박성용 : 가정의 달 5월, 호국보훈의 달 6월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네요. 스승의날을 맞아 이렇게 또 하나의 배움을 얻어갑니다.

◇ 이실아 : 맞아요. 여태껏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지만, 개화사상가에서 독립운동가로, 그리고 예술가로 삶을 확장해 간 동농 김가진의 정신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어요!

■ 박성용 : 이번 기획전은 광복 80년이란 단순한 역사적 기념을 넘어, 우리가 ‘함께’ 미래를 어떻게 그려갈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한 거 같은데요. 아이는 물론 어르신과 함께 가기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실아 : 가족끼리 나들이, 연인끼리는 물론 역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전시인 만큼 이번 전시도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진제공= 이실아 아나운서]

■ 박성용 : 이제 날씨도 좋은데, 경기도박물관에 가서 전시도 보고 체험 프로그램도 즐기시면 좋겠네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는 언제까지 만나볼 수 있을까요?

◇ 이실아 : 네, 《김가진: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는 6월 29일까지 경기도박물관에서 진행됩니다. 글과 글씨로 남긴 철학, 그리고 후손에게 전해진 그 뜨거운 정신까지! 그 깊은 울림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박성용 : 오늘은 경기도박물관에서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합(合)’을 주제로 열리는 3부작 특별전 중 첫 번째 전시 《김가진: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실아 씨 오늘도 좋은 전시 소식 감사합니다.

◇ 이실아 : 저는 다음에도 알차고 즐거운 문화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성용 : 경기도의 다양한 전시, 공연 등 문화소식을 전하는 Gyeong Gi Culture ‘알려줘요 GGC!'. 이 방송은 경기문화재단과 함께합니다.

해당 방송은 "알려줘요! GGC" 경인방송 누리집과 팟빵을 통해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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