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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삶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 - 문화예술적인 삶이란 무엇인가 (2)

삶의로서의 문화예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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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봄봄'은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2012년부터 발행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 비평 웹진으로

경기도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 예술, 교육, 생태, 사회 프로그램을 지지하고 도민들과 공유합니다.

# 지지봄봄 17호 좌담회

2016.05.02 수원


김보성 / 17호 편집장,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

이병곤 / 경기도교육연구원

이현주 / 성남문화재단

이효순 / 상상놀이터

김종길 / 경기문화재단 문화재생팀장

전지영 /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


김보성 예, 그럼 이번에는 기관(학교)에서 일하시다가 문화예술교육사업을 하게 되신 이효순 선생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이효순 저도 앎과 실천이 일치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같은 것... 저 역시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실현해보는 것이 꿈이었어요. 다행히 경기문화재단에서 기회를 주셨고, 작년에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으로 설악중학교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나를 보고, 너를 보고, 우리를 보며 관계를 확대하는 내용의 교육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이후 지역을 들여다보는 '마을 읽기'를 했어요. 설악면은 농촌이기 때문에 노인인구가 많아요. 그때 저희 테마가 '흙으로 만나는 따듯한 사업'이라서, 어려운 집 방 하나를 정해서 따뜻하게 고쳐보자 라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실천해보니 너무나 좋은 거예요. 올해에는 ‘인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자’라고 생각해보았어요. 설악면이 지역은 넓고 인구밀도는 낮아요. 그래서 서로 인사 나누기가 정말 어려워요. 저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90% 이상이 이웃과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관련해서 2월 초 사업에 선정된 후 전년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찾아가 교장선생님을 만났어요. 작년 영상 가지고 가서, “올해도 하고 싶습니다.” 했더니 교장선생님이 보시고는 저한테 뭘 원하느냐 물으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정기적으로 수업할 수 있게 아이들 모아주시고요, 2학기에는 자유학기제의 일환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라고 했더니 바로 다음날 담당선생님을 지정해서 전화도 주시고, 봉사동아리 아이들을 모아주셨어요. 이후 아이들과 프로젝트 이름를 정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프로젝트명은 바로 <빠라바라빨래방>입니다. 농촌이라 겨울에는 어르신들이 너무 바빠서 옷을 빨지 못하세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이장님도 만나고 노인정도 방문하면서 빨래를 대신 해드리고 있지요. 앞으로는 인터뷰하고 포스터도 만들어보려고요. 참,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진행하다보니 우리의 정체를 궁금해 하시는 아버님들이 계시더라구요. 그분들을 모아서 자신을 표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별거 아닌데 어느 한 분이 오십 살 넘어서까지 당신의 이야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시면서 진행 내내 우시더라고요. 그 후로 저희 프로젝트에 몇몇 아버님들이 함께하게 되었어요.


김보성 들어보니 딱 삶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이네요.


전지영 예, 그런 것 같습니다. 말씀 들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의 삶부터 들여다보고 거기에서부터 사고의 출발점을 찾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이병곤 2주 전 즈음 일본에서 40년 넘게 지역만들기 운동을 해 오신 이케가미 선생님을 만났는데 그분이 지속가능성과 지역공동체 문제를 이야기하시던 중 뜬금없이 헌법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당신이 한국의 헌법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대단히 훌륭하다는 겁니다. 교육받을 권리, 노동할 권리, 표현할 권리들이 어디서 실현되는지 생각해 보라더군요. 결국 내가 다니는 직장, 학교에서 실현되고 내가 사는 마을에서 실현되거든요. “이것을 볼 때 결국은 헌법을 마을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작업이 지역공동체다. 지역 안에서의 삶도 그래야 되지 않겠냐.” 라고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김종길 실제로 우리나라 초기 제헌헌법은 중도 사회주의와 함께 유럽식 사회주의와 미국식 법제도 중 가장 좋은 것만을 선취해서 만든 헌법이에요. 그런 내용적인 부분들을 마을 단위로 끌어내겠다는 건 굉장히 급진적인 거네요.


이병곤 김보성 선생님이 10년 전부터 문화예술교육은 마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해오셨거든요. 보편적,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누리는 것은 개인으로 보편적 권리에 해당하는 것이지요. 물론 권리 차원을 뛰어넘은 더 깊은 인간의 인문학적인 가치 실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는 단위가 지금까지 중앙 아니면 학교였잖아요. 그것 말고 지역공동체 안에서 이효순 선생님이 하셨던 작업을 다층적으로 만들어가는 일이 다음 단계 문화예술교육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요.




전지영 문화예술교육이 마을단위에서 이루어져야한다는 혹은 그게 맞다는 생각을 하신 계기가 있으세요?


김보성 기본적인 사회구조가 중앙집권화되어있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모순임은 다 아는 사실이지요. 사실 중앙정부가 만든 정책을 살펴보면 대부분 중앙단위 기관의 실적이 드러나고 담당 팀이 빛나는 사업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교육사업은 경기도가 중앙정부보다 2년 먼저 시작했던 부분입니다. 경기문화재단 기전문화대학이 그것인데요. 사회예술교육이 먼저 서야 학교문화예술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만든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이미 실천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데요. ‘사회문화예술교육의 기본은 지역이고 마을이다.’는 생각은 이미 그때부터 하게 되었지요. 학교문화예술교육을 보자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작은학교 교사모임 공동체가 있었고. 연수 때마다 모여서 혁신적인 교육사례들을 공유하고 있었어요. 이후 제가 조직과 예산을 가지고 교사분들을 직접 만나러 갔습니다. 그분들과 작업을 하게 되었고 작은교사 연대모임과 함께 다양한 학교 현장에서의 실험들을 시작했어요. 지역 중심의 사회문화예술교육이란 콘셉트로 작은학교의 선생님들을 연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미 경기문화재단 기전문화대학 안에서 실행되고 있었던 내용으로, 사회문화예술교육과 학교문화예술교육이 통일되어있었던 겁니다.


이병곤 그것이 기전문화대학하고 제가 당시 일하던 광명시 평생학습원이 자주 만나서 프로젝트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지역으로 깊숙이 들어가 문화예술교육을 해야 되는데 그때만 해도 지역사회 여러 조직이나 사람들을 활성화 시키는 곳이 많지 않았어요. 광명시가 전국 최초의 평생학습도시였는데 학습도시 사업을 통해 이미 활성 화된 조직들이 있었고, 경기문화재단이 여기에 좋은 프로그램을 지원하여 결합시켜 주었지요. 그때 제가 목격했던 시너지 효과는 정말 가슴 떨리는 것들이에요.


이효순 저도 그때 인천문화재단에서 일하고 있었지요. 당시 전교조 선생님들하고 문화예술교육 연수를 했어요. 반응이 참 좋았고, 그분들이 학교에 가서 교과 통합을 시도하기도 하셨어요. 저희는 교과 연계 프로그램을 가지고 들어갔었죠. 10년 전인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김보성 삶으로서의 문화예술교은 두 가지 트랙이 필요해요. 지역 밀착형 마을 만들기 사업, 평생 교육이 한 축이라면, 좋은 전형을 창출해서 전국화 시키는 것이 또 다른 한 축이겠지요. 제대로 된 실력과 내용을 가진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해요. 이 두 트랙이 같이 돌아가야 하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 개인기 중심으로 잘나가는 사람만 전국으로 돌며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아요. 학교에서 입장으로서는 이러한 교육이 이벤트성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으니 착근되지 않는 거예요. 경기문화재단 차원에서 31개 시군단위로 사례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체 기획사업과 엄선된 정예 인력을 가지고 경기도 전역에 지원할 수 있는 커리큘럼과 내용을 개발 해내고 역량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종길 삶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을 이야기했을 때, 문화예술교육이 실현되는 지점을 작은 마을 단위의 공동체에 맞추어볼 수도 있지만, 삶을 이루는 혹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이슈로 돌아가보면 개개인의 인간학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도 집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삶이란 결국 한 개인에서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삶 이라는 말이 어원적으로는 '살'과 '앎'의 합쳐진 것이고 삶을 쪼개면 '살앎(사람)'이 되죠. 그리고 '날 생'자와 '깨달을 각'자를 써서 '생각'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항상 생각하는 주체로서의 사람이라는 뜻이 한자어와 우리말의 결합을 통해 나타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것이 결국 한 사람을 구성하고 있는 삶의 양식, 삶으로서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아서입니다. 문화예술교육은 근본적인 맥락에서 이런 껍질을 벗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 맥락에서 문화예술교육이 라고 하는 방법론도 고민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일종의 됨됨이로서의 사람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가치가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라고 가정해본다면 다소 어렵더라도 교육학에서 이야기하는 '인간학으로서의 성숙되기'를 건드려 줄 필요가 있지 않나 싶어요.


전지영 이효순 선생님은 문화예술교육 기관에서 실무자의 역할을 하시다 스스로 삶의 방식과 패러다임을 아예 바꾸신 경험치가 있으시지요. 그 계기를 살짝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효순 제가 2013년에 노인들을 위한 유니버셜 디자인을 했는데요, 아이들에게 디자인은 기능이 아니라고 이야기했어요. "너희는 그것을 쓸 사람들의 자세와 태도, 삶을 배워야 한다. 노인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절대 좋은 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라고 이야기해주었지요. 저는 문화예술교육으로 아이들과 함께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나를 보고, 너를 알고,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이 과정을 통해 배우는 거야," 라고 항상 이야기해요. 빨래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도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하지요. 그러니까 그 마음인거예요. 빨래가 돌 동안 할머니 옆에서 웃으며 이야기하는 그런 관계가 아니면 의미가 없어요. 관계를 만들려면 내가 서야하지요. 내가 없이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거든요. 자신이 서고, 친구를 보고, 또 옆에 엄마, 아빠도 보고. 그런 단계들을 만들어 가면서 마을로 들어가는 거거든요. 모든 문화예술교육의 기본은 자세와 태도를 배우는 것이고, 그 자세와 태도를 통해서 마을이 되었든, 대상이 되었든, 그렇게 확대된다고 봅니다.




김종길 한 사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삶의 철학을 가진 한 주체가 다른 주체와 관계맺는 만남이 정말 중요하지요. 각각 제대로 건강하게 선 주체들이 서로 기대고, 보살피고 보듬어주면서 건강한 관계도 만들어지는 거잖아요. 그럴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공동체가 확장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 맥락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중요합니다. 그 마을 안에서 사람을 길러냈고, 보살폈고, 아이들이 컸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늘 학교가 다 해줄 것처럼 말하지요.


김보성 지역사회학교라는 용어가 교육학 용어에도, 행정 용어에도 있어요. 한국전쟁 후 유네스코에서 학교 지원사업을 진행했을 때 ‘학교는 아이들을 위한 배움의 터전뿐만 아니라 학부모인 지역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센터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어요. 지금까지 학교가 담장 안에서만 놀았다면, 오히려 배움의 터전은 마을, 지역사회이고 이것은 다시 말해 지역사회가 곧 학교라는 것을 문화예술교육에서 진행해 왔음을 의미하지요.


전지영 마을, 지역, 이런 이야기를 할 때 한가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어요. 요즘 신도시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공허함이 훨씬 크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 않나요. 그럼에도 그들에게 마을이나 지역성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아요. 경기지역에는 아직도 마을이라는 단위가 존재하고, 구도시, 신도시 등 지역성에 대해 이야기할 지점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가 갖는 삭막함을 스스로 깨트릴 수 있는 여지가 없어 보여요. 가끔 저는 역차별이라는 단어를 떠올립니다. '대도시, 신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다 누리고 있으니 굳이 대안적인 문화예술교육 혜택의 기회를 제공해야하는가'하는 식의 선가르기식 시선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정말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제도 밖 대안적인 문화예술교육이 좋은 것이라면 경제적 풍요에 가려져 정서적, 철학적 빈곤을 겪고 있는 부유한 도시 아이들에게도 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에는 대상의 가림이 없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꺼내 본 이야기입니다. 마을이 아닌 신도시, 아파트에서 이러한 문화예술교육, 공동체적 활동이 가능할까요?


김보성 기전문화대학을 운영할 때, 용인 아파트 단지 어머님들 모임 아파트 지하에 있는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을 하셨어요. 그 결과 주민들을 위한 마을도서관인 장미 도서관이 만들어졌지요. 그곳에서 공동체 모임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니 엄마들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고, 이후 마을의 단지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사는 아이들도 도서관에 올 수 있게 되었어요. 이처럼 농촌이 아닌 도심 지역 에서도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드는 것은 문화예술교육으로 가능해요. 실제로 건강한 자주모임이 만들어지면 충분히 삶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과 충분히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저는 경험했습니다.


이효순 제가 2012년 혁신학교인 부평초등학교에 있었을 때 학교를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를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학교는 놀이공간이 충분하니 공연도 하고, 책도 빌려 볼 수 있지요. 그래서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잔소리 메들리>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엄마들이 참여하게 되면서 그분들의 결합이 강력한 힘이 되어 학교중심의 프로그램이 지속되었어요. 비록 거칠었고 세련되지 않았지만, 그곳에서 오고 가는 내용은 무척 의미 있었지요.


전지영 교육학이나 교육철학적인 지점에서도 주체성, 삶의 주체로서의 개인성 등에 대한 강좌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병곤 많지요. 사실 그것이 교육학계에서 지난 30년 동안 이어진 논쟁의 핵심이에요. 자유주의(libertarianism)와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 사이에 엄청난 긴장이 있었지요. 김종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문화예술교육의 특성상 개인의 자각과 체험이 개별적으로 일어나 미적인 체험이 개인적으로 향유되고 개인 안에서 무언가 일어나지요. 그것이 사람의 됨됨이를 바꾸게 하는 힘도 있고요. 그런데 우리가 어떤 과 정을 통해서 주체라는 내적 중심을 갖게 되었는가를 잘 살펴보면, 개인적인 자극에 더 하여 가족, 지역, 골목 등 모두 영향을 주거든요. 근데 저는 아나키즘(anarchism)적 사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개인과 공동체가 동시에 중요해요. 국가 또는 자본의 거대한 폭력의 실행 주체로부터 개인을 보호해 주는 것이 공동체에요.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 보호받으려면 공동체 안에 있어야 합니다. 이 맥락에서의 공동체는 국가가 아닌 마을이거나 이웃이에요. 나를 형성했던 지역, 그것이 바로 공동체입니다. 공동체 안의 주체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나 스스로 만들어지지 않아요. 예를 들면 언어 같은 경우. 우리가 언어를 구사하는 것 같지만 그게 아니거든요. 호칭어 안에서 관계망이 형성되고 존칭어 안에 이미 나의 서열의식이 녹아들어 있지요. 이건 자기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거든요. 언어가 날 선택했어요. 언어가 날 만들고 있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해서 주체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나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지영 문화예술교육이 어떠한 공학 없이 그냥 시작한 거잖아요. 외람되지만 제가 문화예술교육계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라 이곳을 처음 들여다보았을 때 과정이 소위 제가 상상한 것처럼 ‘문화예술적’이지 않아서 정말 놀랐어요. 제 입장에서는 중앙 단위에서 내린 지원 사업을 맡아서 일을 하는 것이 제도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느껴졌어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행정업무를 하며 제 팀원들이 속으로 병들어 가는 것을 계속 지켜보는 고통이 있잖아요. 실제로 작년에 센터는 너무 힘든 시간을 보 냈거든요.


김보성 이야기를 전환하여, 이 자리에 없지만 진현희 팀장은 대한민국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청소년 문제를 문화예술교육의 방법론으로 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비행청소년의 문제를 현장에서 문화예술교육으로 풀어가는 <체인지업>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소개해주시기를 부탁드려보겠습니다.


이현주 진현희 선생님을 만나 이것저것 들었는데 홍익대학교 인근의 자원과 공동체가 너무 좋더라고요. 홍익대학교가 청년들에게는 로망이고 또한 독특한 문화예술교육이 형성이 되어있지요. 그러한 환경의 도움을 받아 잘 실행하고 있더라고요.


김보성 우리나라 통계에 전혀 잡히고 있지 않지만 청소년 홈리스가 정말 많아요. 하지만 해결 정책이 어디에도 없어요. 그 해결 방안을 마포문화재단에서 시작한 거죠. 비행청소년을 위한 밥차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이 관심을 유도하고 이후 프로그램을 진행 했어요. 실제로 <체인지업>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아이를 인디신과 연결해서 기타리스트의 길을 열어주었는데 그 아이가 현재 음반도 내고 실제 음악가로 데뷔하였어요.


이병곤 한 해에 학업을 중단하는 아이들이 6만 3천 명이거든요. 그 중 삼분의 일 정도는 대안학교를 가든, 해외를 나가든 홈스쿨링을 하는데 문제는 나머지 아이들이에요.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어요. 외국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지방정부가 그 아이들을 책임지도록 되어있어요. 특히 의무 교육 학령기까지는 지방 정부가 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교육까지 책임져야 해요. 영국 같은 경우는 Pre Referral Unit이라는 학교 밖 학교에서 아이들을 모아 가르쳐요.


이효순 저는 아이들이 돈 때문에 가출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가정불화 때문에라서 집에 돌아갈 수 없대요. 그래서 쉼터 같은 곳에 머물곤 하는데,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비록 계속 옮겨 다녀야 하지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하네요.. 다만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죠.


이현주 교육이 인성교육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문화예술이라고 생각해요. 그다음은 공동체가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이고요.


김보성 다시 돌아가자면, 삶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을 이야기할 때는 제도적인 접근에서 보면 평생교육과의 관계를 떼어놓을 수 없어요. 그리고 삶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을 평생교육시스템에 탑재시키는 방법적인 고민은 이제 광역이 해나가야 합니다.


전지영 이제 Life-long learning과 문화예술교육은 같은 트랙이어야 해요. 단 문화예술교육은 콘텐츠웨어로 평생학습이라는 하드웨어에 탑재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보성 예, 긴 시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어 주셨는데요. 삶으로서의 문화예술교육을 이 짧은 시간에 다루기에는 한계가 많은 듯합니다. 그럼에도 다양하고 의미 있는 시간들을 나누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반가운 마음 갖고 돌아가셨으면 하고요. 17호에 수록할 원고는 오늘 나누어주신 이야기들을 근거로 작성 해주시되 구체적인 글 제목과 내용은 다시 한번 각자 고민해주세요. 지금까지 기획하셨거나 경험하셨던 사례를 생생하게 있는 그대로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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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진 '지지봄봄'/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2012년부터 발 행하고 있습니다. ‘지지봄봄’은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까이 바라보며 찌릿찌릿 세상을 향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이라면 어디든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다양한 삶과 배움의 이야기와 그 안에 감춰진 의미를 문화, 예술, 교육, 생태, 사회, 마을을 횡단하면서 드러내고 축복하고 지지하며 공유하는 문화예술교육 비평 웹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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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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