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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씨가이드

양주_장흥역

만남보다 이별이 더 긴

금방이라도 경적을 울리며 열차가 역사로 들어설 것만 같다. 철로 사이로 피어난 민들레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곳이 ‘폐역사’라고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더는 승객을 태울 수 없지만 열차가 달리던 그때 모습 그대로 낯선 이를 반기고 있다.





장흥역은 서울교외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일영역과 온릉역 사이에 있다. 1967년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가 2004년 운행을 중단하였다. 북적거렸던 장흥역에 사람들이 조금씩 떠나고 지금은 장흥역 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무런 내색 없이. 조용히.


 


그러던 중 인구가 뜸했던 장흥역에 2012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경기문화재단의 후원과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장흥오라이>란 예술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역전다방’, ‘장수사진관’, ’도깨비꽁방’ 등 많은 즐길 거리가 자리잡아 사람들이 조금씩 장흥역에 발길을 들이고 있다.





장흥역사를 거닐었다. 목적지를 알리던 표지판은 빛이 바랬고 승객들의 쉼이 되어 준 의자에는 먼지가 수북했다. 손으로 쓱쓱 먼지를 털어내고 그 자리에 앉아 끝없는 철로를 바라보았다. 적막한 장흥역 철로를 따라 걸으며 생각했다. 제 기능을 상실했지만, 이 자리에 있어 줘서 고맙다고. 내리쬐는 햇볕을 가려줘서, 여유로운 산책로가 되어줘서,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어서. 만남보다 이별이 길지만, 여느 때와 같이 반겨줘서 고맙다.



글과 사진_고연주



information

  • 장흥역

    주소/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7-16 장흥역

    문의 / 1544-7788

    영업시간/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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