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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다툼소리아

2018-07-12 ~ 2018-09-16 / 백남준아트센터 제2전시실

백남준아트센터는 중국 상하이 크로노스 아트센터(CAC), 독일 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 센터(ZKM)의 공동 기획으로 국제협력전 《다툼소리아》를 개최한다. 국제 협력전 《다툼소리아》는 백남준, 류 샤오동, 카스텐 니콜라이의 작품을 통해 디지털 혁명 시대에 지각체계와 의사소통 체계의 근본적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기술매체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작가들 간의 서로 다른 태도와 양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리가 될 것이다.


국제협력전 《다툼소리아》는 백남준, 중국의 류 샤오동, 독일의 카스텐 니콜라이가 참여하여 포스트 디지털시대의 데이터 환경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융합되며 인간의 감각들을 변화, 확장시키는지를 알아보는 전시이다. ‘다툼소리아’는 정보를 뜻하는 데이텀(datum)과 감각을 뜻하는 센서리아(sensoria)의 조합어로 21세기 정보시대에 현실과 가상 사이에 새로운 인지의 공간이 창출되고 있음을 뜻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세 명의 작가는 공통적으로 실재, 새로운 매체, 그리고 환경에 의해 변하는 인간의 감각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한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벌여왔다. 지난 2016년 CAC, 2017년 ZKM에서의 전시를 마치고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마지막 전시를 갖는 《다툼소리아》는 실재, 새로운 매체 그리고 지속적으로 변하는 인간의 지각방식에 대해 주목하여 디지털 혁명이 가져다 준 새로움을 보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에게 실재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을 제시하고 있다.


국제 기관협력 전시 《다툼소리아》는 급변하고 있는 디지털 정보의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인간의 지각방식을 비롯하여 실재와 가상의 혼종의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예술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가상과 실재는 혼종의 과정에 있으며, 그 어느 것이 우위에 있고 더 강력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없다. 이 혼종의 과정에서 지각 체계와 의사소통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각각 한국과 중국과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로, 비디오 아트(백남준)와 리얼리즘 회화(류 샤오동), 그리고 사운드 아트(카스텐 니콜라이)라는 서로 다른 전문 분야를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서로 다른 시각으로 매체와 인간의 지각 변화의 다양한 자장을 포착하고 있다.








참여 기관



백남준아트센터


2001년 백남준과 경기도는 아트센터 건립을 논의하기 시작했으며, 백남준은 생전에 그의 이름을 딴 이 아트센터를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고 명명했다. 2008년 10월에 개관한 백남준아트센터는 작가가 바라던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을 구현하기 위해 백남준의 사상과 예술 활동에 대한 창조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연구를 발전시키는 한편, 이를 실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http://njp.ggcf.kr/


CAC | 크로노스 아트센터 (중국)


중국 최초의 미디어 아트 기관으로 2013년 설립되었다. 미디어 아트의 프레젠테이션, 연구 및 제작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시, 레지던시, 강연 및 워크숍, 아카이브,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다면적이고 역동적인 미디어 아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적 경험을 변화시키고 재구성하는 미디어 기술에 비평적으로 참여하여 예술적 혁신과 문화적 인식을 확장하고 발전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www.chronusartcenter.org


ZKM | 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 센터 (독일)


1989년 설립 이후 박물관·미술관의 본래 역할을 확장하고 디지털 시대의 전통적인 예술을 이어간다는 미션 하에 다양한 전시, 학술, 연구,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바우하우스로서 회화, 사진, 조각, 필름뿐만 아니라 타임베이스의 비디오, 미디어, 사운드, 댄스, 공연과 퍼포먼스 등 모든 매체와 장르를 아우르며 예술과 대중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창조하는 상호 작용적이고 실재적인 예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https://zkm.de






작가와 작품



백남준(Nam June Paik)은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로서 다양한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실험적이고 창의적으로 작업했던 예술가이다. 예술가의 역할이 미래에 대한 사유에 있다고 보았던 백남준은 1974년에 쓴 “후기 산업사회를 위한 미디어 플래닝”라는 글을 통해서, 인터넷과 같은 광대역통신혁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지식과 정보가 우리의 두뇌처럼 혼합되어 미래사회에서 주체이자 윤활제 그리고 인터페이스로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징키스칸의 복권>(1993)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보여지듯이, 백남준은 교통, 이동수단을 통해 권력을 쟁취하거나 지배하던 과거에서, 거리와 공간의 개념이 없어지고 인터넷을 통해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새로운 미래가 올 것을 예견한다.




백남준, <징키스칸의 복권>, 1993 비디오 조각, TV 모니터, 네온관, 자전거 바퀴 등, 217 x 110 x 211cm


<징기스칸의 복권>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를 위해 제작된 로봇으로 실크로드가 전자 고속도로로 대체된 것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20세기의 징기스칸은 말 대신 자전거를 타고 있으며, 잠수 헬멧으로 무장한 투구와 철제 주유기로 된 몸체와, 플라스틱 관으로 구성된 팔을 가지고 있다. 자전거 뒤에는 텔레비전 함을 가득 싣고 있으며, 네온으로 만든 기호와 문자들이 텔레비전 속을 채우고 있다. 네온 기호들은 지식과 정보들이 코드로 변환되어서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백남준은 교통, 이동수단을 통해 권력을 쟁취하거나 지배하던 과거에서, 거리와 공간의 개념이 없어지고 인터넷을 통해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새로운 미래가 올 것을 예견한다.




백남준, <비디오 샹들리에 No. 1>, 1989, 비디오 설치, 38대의 흑백 모니터, 가변설치


이 작품은 소형 비디오 모니터 여러 대를 샹들리에 형태로 구성해 천장에 설치하는 시리즈 중 처음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이후 제작된 비디오 샹들리에와는 달리 이 작품의 모니터는 모두 흑백인 매우 드문 작품이다. 케이블과 모니터가 복잡하게 얽혀있으면서도 그 전체적인 모습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샹들리에의 형태를 띠게 된다. 위로부터 아래로의 운동감과 화면의 움직이는 영상, 그리고 케이블 중간 중간 연결된 전구의 불빛들이 공간을 압도하며 그 아래에 선 우리에게 '시청'이라는 행위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조명이 떨어지는 샹들리에가 아니라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샹들리에는 우리가 어떠한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백남준, <버마 체스트>, 1990, 비디오 조각, 서랍장, TV 모니터, 프로젝터, 240 x 183 x 140cm


<버마 체스트>는 붉은 색의 서랍을 마치 탑처럼 쌓아 올리고 그 위에 황금 빛 궤를 올리고, 다시 그 위에 크고 작은 조각 상을 두 점 올린 구조를 취하고 있다. 붉은 색의 서랍에는 ‘홍루몽’이라는 글을 적어 놓았는데, ’홍루’는 귀족 여성들이 사는 저택을 부르는 말이며, ‘홍루몽’은 부귀영화와 젊음과 사랑이 모두 일장춘몽이라고 말하는 중국의 유명한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홍루몽의 서랍에는 각종 보석과 장식물 그리고 백남준의 드로잉과 사진들이 담겨있고 모두 들여다볼 수 있도록 열려있다. 그 위에 놓인 궤의 열려진 안쪽 벽면에는 여성의 누드와 샬롯 무어만의 퍼포먼스를 볼 수 있도록 하여 더욱 깊은 내러티브를 만들어 놓았지만, 디지털로 전해지는 영상이 홍루몽처럼 하룻밤에 사라질 허무한 것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백남준, <퐁텐블로>, 1988, 비디오 조각, 퀘이사 컬러 모니터 20대, 금속 그리드, 금색도장 나무 액자, 190 x 230cm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금색 액자 안에 20대의 컬러 모니터가 배치되어 있고, 2채널의 TV모니터에서는 빠른 속도로 변하는 추상적 이미지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퐁텐블로”라는 제목은 프랑스의 퐁텐블로 성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 성은 나폴레옹을 비롯한 프랑스의 군주들이 머물렀던 화려한 거처로, 그림을 나란히 걸어놓는 공간인 갤러리의 원형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퐁텐블로>는 “콜라주 기법이 유화를 대신했듯이, 음극선관이 캔버스를 대신할 것이다”라는 백남준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림 감상을 기대했던 우리에게 텔레비전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시각적 정보가 우리의 지각 방식과 감정을 변화시킨다.




류 샤오동(Liu Xiaodong, 중국)은 현대 중국의 삶을 대형 화폭에 옮기는 사실주의 화가이다. 그의 작품은 인구 이동, 환경 위기, 경제적 격변과 같은 지구적 문제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담아내면서도, 세심하게 조율된 구성을 통해 인공적인 느낌과 현실 사이에서 미묘한 중립을 유지한다. 류 샤오동의 가장 최근 프로젝트인 <불면증의 무게>(2018)는 기술자들과 함께 개발한 스트리밍 데이터와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자동화 시스템에 기반하여 제작된다. 도시가 잠들지 않으며 계속 변화하는 것처럼, 기계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카메라가 보내주는 데이터를 통해 그림을 그린다. 이를 통해 작가는 달라진 기술 환경으로 인해 새로운 실재와 변화된 우리의 지각 체계를 암시한다.





류 샤오동, <불면증의 무게>, 2018 멀티미디어 설치, 2개의 로봇, 2개의 캔버스,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가변설치 (Courtesy the artist and Lisson Gallery)


전시장에는 건축용 비계 위에 2개의 대형 캔버스가 설치되어 있다. 로봇으로 제어되는 붓은 비디오 카메라로 캡처한 풍경을 데이터로 변환하여 건물의 윤곽, 나무의 실루엣, 차량의 외곽선 및 인물의 그림자를 구불구불하게 그려낸다. 기계가 쉬지 않고 그려내는 풍경은 잠들지 못하는 도시의 초상이다. 작가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의 전시를 위해 용인의 풍경과 전남도청이 보이는 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풍경을 촬영하여 그 데이터를 백남준아트센터 전시장으로 스트리밍하도록 했다. 도시가 잠들지 않으며 계속 변화하듯이 이 작업은 기계로 하여금 끊임없이 움직이며 카메라로 보는 세계를 그려내도록 한다. 이는 달라진 기술 환경으로 인해 새로운 실재와 변화된 우리의 지각 체계를 암시한다.




카스텐 니콜라이(Carsten Nicolai, 독일)는 음악, 미술, 과학을 넘나드는 변환적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음악가이다. 그의 작품은 소리와 빛의 주파수 같은 과학적 현상을 눈과 귀로 인식하게 하여 인간의 감각적 인식이 분리되는 현상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는 과학계에서 일컫는 참조 체계에 영향을 받아 오류, 무작위, 자체 구성 구조뿐 아니라 그리드(grid)와 코드(code)와 같은 수학적 패턴도 즐겨 활용한다. 




카스텐 니콜라이, <유니테이프>, 2015 리얼타임 프로젝션, 거울 벽, 라우드 스피커가 장치된 벤치, 가변 설치


<유니테이프>(2015)는 초기 컴퓨터 시대의 천공카드를 암시하는 시각적 구조와 인식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작품이 연출하는 완전무결한 이미지와 사운드는 알고리즘의 순수한 수학적 정밀함을 담고 있다. 소리가 완전한 감각적 몰입을 만들어내기 위해 울려 퍼지는 동안, 데이터의 물질성은 형상의 영역을 무한한 깊이와 넓이로 확장시키며 프로젝션을 통해 나타나고 양 옆에 배치된 거울에서 고조된다.




세부정보

  • 전시명/ 다툼소리아 Datumsoria

    기간/ 2018. 07. 12(목) ~ 2018. 09. 16(일)

    장소/ 백남준아트센터 2층 제 2전시실

    참여작가/ 백남준, 류 샤오동, 카스텐 니콜라이

    기획/ 장 가(ZHANG Ga, 크로노스 아트센터 예술감독)

    / 이수영(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사)

  • 주최 및 주관/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문화재단

    공동기획/ 크로노스 아트센터(CAC), 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 센터(ZKM)

    후원/ 주한독일문화원

    협찬/ 산돌구름, 버즈샵, 페리에

    관람정보/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관람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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