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역사문화유산원

고려시대 강화의 유적과 공간 ⑤

경기 천년 및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이 글은 ‘경기 천년 및 고려 건국 천백주년 기념 학술대회’ 자료집에 수록된 발표주제문입니다.


고려시대 강화의 유적과 공간


이희인 | 인천광역시립박물관



|목차|

  Ⅰ. 머리말

  Ⅱ. 강화의 위상과 유적

  Ⅲ. 도읍의 공간

  Ⅳ. 군현의 공간

  Ⅴ. 맺음말


Ⅲ. 도읍의 공간


2. 도읍의 공간 구조


본궐의 위치 문제에서 보았듯이 지금으로서 강도의 전반적인 공간 구조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강도는 개경을 본 따 강도를 건설하였지만 실제 개경의 모습이 강도에 얼마나 구현되었는지가 분명치 않다. 다만 문헌 기록상 개경에서처럼 강도 본궐 동쪽에 법왕사가 배치된 것이나, 개경 만월대 동남쪽 정자산 부근 십자로에 있던 진양부가 강도에도 궐 동남쪽 견자산 부근에 자리한 것을 보면 큰 틀에서 개경의 공간 구조가 강도에 반영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강도는 기존 강화현(군)의 치소 지역에 급박하게 건설된 데다가 도성 안쪽에는 간척이전 바닷물이 들어왔던 지형 특성상 도시 구조는 동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태조의 진전사원인 봉은사를 강도에서는 참지정사 車倜의 집을 개조해 조성한 예처럼1* 강도가 처한 시대적 상황과 공간의 차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경의 예에 견주어 보면 강도 본궐의 동쪽에는 관아 시설이 집중적으로 조성되었을 것인데 강화군청 일대에서 조사된 유적이 그 흔적의 일부일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본궐 남쪽 東洛川 이남(신문리, 남산리 일대)은 인구 밀집 구역이었던 것 같다. 1234년(고종 21) 1월과 3월 궐남리의 화재로 각각 수천 호가 불에 소실 된 것은 이 일대가 가장 과밀한 민가 밀집 지역이었음을 보여준다.2* 강도에는 개경과 지방에서 많은 인구가 이주하였으나 도성의 범위를 기준을 강도는 개경에 비해 면적이 3/5 수준인데다가 견자산 부근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던 지리적 특성상 공간이 부족했다. 천도 이후 도성 동쪽 구간에 제방을 쌓아 상당 면적이 매립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간척지는 농지로 활용되었을 것이다.3* 그래서 도성 외곽까지 민가는 물론 도읍 운영에 필요한 시설들이 분포하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향후 검토가 필요하지만 앞서 언급한 도성 인접 지역인 월곳리, 옥림리, 신정리 일대에서 조사된 고려 건물지가 이와 관련된 유적일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월곳리에서 조사된 8기의 건물지는 中庭을 두고 주변으로 회랑을 배치한 형태로 양질의 청자와 막새기와 등이 출토되었는데 이는 도성 바깥에도 권위 건축이 다수 분포했음을 시사한다.4*


한편 앞에서 보았듯이 도성 바깥에는 왕실과 관리 그리고 주민의 매장 공간과 사원 등도 자리했다.5* 이 가운데 강도 주민의 매장 공간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는데 도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무덤을 조성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인화∼강화간 도로부지 내 강화 산단지점에서 169기가 확인된 대규모 분묘군이 주목된다. 12∼14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파악되는 이 유적은6* 도성에 인접한 야산에 자리하고 있어 강도는 물론 천도 전후 강화현 주민들의 공동묘지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강도시기가 한 세대이상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 밖에도 도성 인근에 대규모 묘지가 여러 곳 조성되었을 것이다.



1. 『高麗史』 卷23, 세가 23, 고종 21년 2월.

2. 『高麗史節要』 卷16, 高宗 21년 1월, 3월.

3. 이희인, 앞의 책, 178∼182쪽.

4. 유적은 최항의 저택인 長峯宅 또는 大廟의 흔적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국방문화재연구원, 2016, 『강화 월곳리·옥림리유적』 )

5. 강화도성의 범위를 어디까지 보아야 하는지도 검토가 필요하다. 다만 넓은 의미에서 강도는 강화도 섬 전체를, 좁은 의미의 강도

   는 도성 인근까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좁은 의미의 도성의 구체적인 범위는 현재로서 알기 어렵다.(이희인, 2016, 「고

   려 강도시기 성곽 연구의 현황과 과제」, 『고려 강도의 공간구조와 고고유적』 인천시립박물관·강화고려역사재단 공동학술회의,

   134쪽) 6.기호문화재연구원, 2017, 앞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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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경기 천년 및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주제/ 중세고고학과 고려시대 경기의 위상 변화

    일시/ 2018.06.15.(금) 13:00 ~ 18:30

    장소/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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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역사문화유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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