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연구원

강화 강화산성

2018 경기도 성곽투어 : 두번째 이야기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의 끝자락...

제19호 태풍 솔릭이 지나간 후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어우러진 날.

2018 경기도 성곽투어 산성에 오르자 두 번째 이야기가 강화도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올라가야 할 곳은 강화산성.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에 맞서 황실의 안위를 지켜야 했기에 피난처이자 천혜의 요새로 인식되었던 곳,

강화도.


고려는 고종 19년(1232) 몽골의 침입에 대항하고자 강화도로 천도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3중으로 성을 쌓고 장기항전을 준비합니다. 수도 개경으로부터 바닷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 왕래가 가능했던 곳이었기에 고려는 강화도를 황실피난처의 최고의 입지로 생각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이때 쌓은 강화산성은 처음에는 흙으로 쌓았는데 훗날 고려황실이 개경으로 환도하면서 몽골의 요구로 헐렸지만, 강화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조선 숙종 때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강도 남문 정면 / ⓒ 경기문화재연구원 

우리의 강화산성 오름은 남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남문은 조선 숙종 37년(1711)에 건립되었으나 1955년 홍수때 무너진 것을 다시 복원한 것입니다. 누각 앞쪽은 강도남문, 뒤쪽은 안파루라는 현판이 걸려있습니다. 이곳에서부터 올라 남장대를 거쳐 강화석수문이 있는 서문까지가 일차 목표입니다. 지난 봄 산성에 오르자 프로그램에서 처음 강화산성을 찾았을 때는 비가 와서 산성을 오를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무더운 여름 끝자락이기는 해도 바람도 간간히 불고, 공기도 좋아 남장대까지 무난히 올라갈 수 있을 듯 합니다.


강화산성을 오르는 참가자들 / ⓒ 경기문화재연구원

지구의 중력을 제대로 느끼며 한발 한발 걸어 오름에 땀은 흐르고 숨은 가쁘지만, 가끔씩 뒤를 돌아보면 지나온 발길과 강화의 바닷길, 저 멀리 김포의 문수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강화산성에서 바라보는 문수산 / ⓒ 경기문화재연구원

강화산성 남장대는 강화산성의 남쪽 정상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장대란 장수가 올라서서 군사를 지휘하는 곳으로 성이나 보 같은 곳에 높이 쌓은 대를 말합니다. 강화도 남산 꼭대기에 복원된 남장대가 있습니다. 이곳에 서면 북쪽으로는 고려궁지가, 서쪽으로는 고려산이, 동쪽으로는 김포의 문수산이 잘 보입니다.


강화산성 남장대에서의 잠깐의 휴식 / ⓒ 경기문화재연구원


남장대에서도 계속되는 역사이야기 / ⓒ 경기문화재연구원

이제 슬슬 내려가야 합니다. 우리의 일정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에 좋은 풍광을 다시금 눈에 담고 서문을 향해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 산은 오를 때 보다는 내려갈 때가 조금은 수월한 듯 합니다. 우리네 삶도 오름과 내림이 있기에 오를 때 보다는 내려갈 때가 마음이 조금은 더 넉넉하고 편안했으면 합니다. 조금은 무거워진 발걸음을 이끌고 강화석수문을 지나 옆에 있는 넓은 공터에 도착했습니다.

강화 석수문 / ⓒ 경기문화재연구원

연무당 옛터라는 비석 하나가 이곳에 멈추게 합니다. 1876년 강화도 조약이 체결되던 날. 일본은 이곳을 조인식의 장소로 선택합니다. 연무당이란 원래 군인들이 군사훈련을 하는 장소인데,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아마 한 나라의 국력을 상징하는 군사력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강화도 조약이 체결되었던 연무당 옛터 / ⓒ 경기문화재연구원

다음으로 찾은 곳은 강화산성 북문. 오후 일정의 시작입니다. 진송루라 이름 붙여 있고 서문에서부터 이곳까지, 또 이곳에서 동문까지 계속 이어지는 강화산성. 이 북문을 나가면 고려황도 개성으로 가는 바닷길이 열리는 나루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니 북문에서 가까운 곳에 고려궁지가 있습니다. 고려시대 강화 내성에는 궁궐과 관청이 들어서 있었고, 그 규모나 배치를 모두 송도의 것을 옮겨 놓은 듯 했다하니 이런 이유로 고려의 황족과 귀족들은 송도에서와 같은 화려한 생활을 했다고 비판받은 듯 합니다. 이곳 북문이 이번 강화산성 투어의 종점입니다.

투어의 종점 강화산성 북문에서 / ⓒ 경기문화재연구원

강화산성은 고려시대 개경으로 환도하면서 스스로 성을 허물어야 했고, 이후 흔적을 찾기 어려웠으나 조선시대 다시 축성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합니다. 4개의 성문과 4개의 암문, 그리고 남, 북, 서쪽의 장대와 2개의 수문... 현재는 그 모습이 완전하지는 않으나 강화산성은 조선시대에도 왕실의 피난처로 인식되었고, 근대에는 외세침략에 맞서는 관문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산성에 오르자 프로그램을 통해 올라 본 강화산성. 무수히 많은 성돌과 그 사이사이 켜켜히 쌓여 있는 시간 속에 우리의 역사를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그리고 단풍이 곱게 물들 때 이곳을 다시 찾아갈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있기를...'


◎ 글쓴이 - 이진성




(참고) 강화 강화산성 자세히 알아보기 ☞ 바로가기

세부정보

  • 2018 경기도성곽투어 <산성에 오르자!>

    일시/ 2018.08.25.(토) 09:00 ~17:00

    장소/ 강화 강화산성, 연무당지, 용흥궁, 강화 성공회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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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문화유산의 가치 발견, 경기문화재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