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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역사문화유산원

이천 설봉산성

2018 경기도 성곽투어 : 두번째 이야기

2018년 9월 15일.

이른 새벽부터 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

'산성에 오르자'는 세 번째 산성인 이천 설봉산성을 향해 떠났습니다.


우비를 입고 산성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는 참가자들 / ⓒ 경기문화재연구원

가을비가 내리는 날, 산성에 오르자 참가자들은 동국대학교 장일규 교수님과 함께 이천 설봉산성을 향했습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있어 고속도로는 성묘 차량과 나들이 차량으로 가득하고, 이따금씩 내리는 가을비는 우리로 하여금 우비까지 갖춰 입게 합니다.


비오는 날 땀을 흘리며 설봉산을 오르는 참가자들 / ⓒ 경기문화재연구원

지난 2회차에 다녀온 안성 죽주산성과 늘 함께 언급되고 있는 이천 설봉산성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삼국시대 한강을 차지하기 위한 거점지역으로 처음에는 백제가, 그 다음엔 고구려가 6세기 후반에는 한강유역을 차지한 신라가 이 지역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우리들도 그 현장을 찾아가기 위해 내리는 비보다 많은 땀을 쏟으며 설봉산을 오릅니다.


성벽을 끼고 산성을 오르고 있는 참가자들 / ⓒ 경기문화재연구원

설봉산성은 설봉산 7부 능선을 따라 축성되어 칼바위를 중심으로 계곡을 감싸고 있습니다. 산성을 오르면 왜 이곳에 산성을 쌓았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산성은 방어용입니다. 전쟁과 같은 유사시에 백성들의 피난처입니다. 이런 이유로 산성을 쌓는다는 것은 이곳에서 살아왔고 지금도 살아가고 앞으로도 살아 가야기에 성돌 하나씩을 기꺼이 짊어지고 산을 올랐을 것입니다.


비구름과 물안개가 피어오른 산성에서 듣는 역사 이야기 / ⓒ 경기문화재연구원

비구름이 설봉산성을 덮고 산 아래에서는 물안개가 피어오릅니다. 산 위에서 보이던 이천의 너른 들판은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지만, 교수님의 설명을 따라 동쪽으로 서쪽으로 고개를 돌려 봅니다. 한강유역을 차지한 후 고구려의 남진을 막아야 했고, 백제의 북진을 방어해야 했던 수많은 신라의 산성들. 그리고 그 중심에 있어 신라 10정 가운데 하나인 남천정이 설치되었던 이 곳. 지금은 역사적 흔적 속에서 그 온전한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설봉산 정상에 오른 후 내려오는 길 / ⓒ 경기문화재연구원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이 오고가며 소원을 빌었던 영월암 마애여래입상 앞에서 / ⓒ 경기문화재연구원

봉산 정상을 지나 내려오는 길에 영월암 마애여래입상을 보았습니다. 어떤 소원이든 다 들어줄 것 같아 보이는 모습의 부처. 오랜 시간 이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지켜보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을 것입니다. 오늘도 마애여래입상에는 하얗게 빛나는 동전들이 붙어 있습니다. 오랜 세월 소원을 빌며 돌로 문질러 자성을 띠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장난삼아, 또 어떤 이는 마음의 소원을 담아. 그러고 보니 설봉산성 안에 복원된 제단에서도 산천에 제사를 지냈다고 하던데, 이래저래 설봉산엔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 담겨있는 듯합니다.


즐거운 표정으로 설봉산에서 다같이 한 컷 / ⓒ 경기문화재연구원

설봉산 정상에서 끝없이 펼쳐진 너른 이천 평야를 바라보며 고구려, 백제, 신라의 군사들이 흙먼지 날리며 달려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설봉산성은 맑고 푸른 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그리고 새로 쌓은 성돌이 시간이 흘러 그 빛깔이 조금씩 자연과 어우러짐을 보고 싶습니다. 이번 가을 곱게 단풍색이 산들을 채울 때 설봉산성에 올라가 보시는 건 어떨지요.


뚜벅뚜벅 한 걸음씩 내딛는 발걸음과 그 발끝에 닿는 길의 의미를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 이것이 ‘산성에 오르자’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참고) 이천 설봉산성 자세히 알아보기 ☞ 바로가기

세부정보

  • 2018 경기도성곽투어 <산성에 오르자!>

    일시/ 2018.09.15.(토) 09:00 ~ 17:00

    장소/ 설봉산성, 영월암, 마애여래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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