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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제5회 경기문화정책포럼

4차 산업혁명과 문화


『문화정책』은 경기문화재단이 국내외 문화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발행하고 있는 계간지입니다. 본문은 『문화정책』 5권 동향보고 내용입니다.


좌장  최연구(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위원)

토론  이지선(숙명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이성민(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김은경(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정미(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의원

        유동환(건국대학교 문화컨텐츠학과 교수)

        설원기(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성환(경기문화재단 정책실장)

        심현철(경기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이번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따른 문화예술의 역할과 경기문화재단 문화정책의 방향성 진단을 위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토론의 시간이 마련되었다. ‘4차 산업혁명과 메이커 문화’ (이지선), ‘4차 산업혁명 시대, 문화 정책의 방향’ (이성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경기도의 대응방향’ (김은경) 관련 발제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의 역할’에 대한 심층 토론이 이루어졌다.


최연구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기술적 측면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 기술 변화가 가져오는 문화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용할 것인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4차 산업혁명과 문화’를 주제로 세 분께서 발제해주셨다. 발제 내용을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가겠다. 먼저 이정미패널께 말씀 부탁드린다.


이정미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일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한다. 제조업 강국이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독일이 ‘공존공생(共存共生)’의 가치에 대한 합의를 전제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욜로’, ‘워라밸’, 생활 문화로 대변되는 취향 공동체 등에 대한 열풍이 대단하다. 대안적으로 살 수 있는 삶, 개인이 존중받되 외톨이가 되지 않고 유연하게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만드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근간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계층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과 어떻게 소통하고 협업할 것인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반면 우리는 공존과 공생에 대해 정책의 실행이 가능한 정도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집적된 하나의 결과물을 내지 못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시대적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가치에 대한 합의를 이루는 것, 그리고 그 합의를 지켜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렇게 사회의 대안적 가치를 화합하는 지점에서 ‘문화’의 역할이 매우 크다. 생활 문화 정책을 통해 일과 삶의 조화, 문화예술의 화합, 다양한 층위의 소통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경기문화재단에서 이러한 선도적 사례들을 중개하고 문화의 사회적 경제화 같은 것을 이끌어낸다면 국가 전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최연구    이정미 패널은 4차 산업혁명에서의 대안적 가치, 사회적 합의에 이르러야 하는 가치 및 지향점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셨다. 다음은 유동환 패널의 의견을 청해보겠다.


유동환    요즘 흔히들 하는 농담 중에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직업이 세 가지 있는데, 성직자, 예술가, 정치가라는 말이 있다. 이를 해석해 보자면 모두 알고리즘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불확정성이 높은 영역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감성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따라서 문화·예술의 영역을 더 이상 인공지능으로부터 분리된 세계로 바라보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논의함에 있어서, 기술의 변화가 가져올 문화적 요구에 대한 대비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첨단 기술이 일상화되고 보편화되는 날이 다가오는데, 기술 집중 사회일수록 그 기술에 담길 더 좋은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한다.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서도 기술과 함께 새롭게 발생하는 요구들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선사시대 유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하면, 사용자들은 이 유적이 그 시대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한 웬만한 증강 현실로는 만족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대비한 고민과 투자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경기문화재단, 문화재청 등 문화 예술 관련 기관은 이러한 요구를 파악하고 미리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리얼타임으로 이루어지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예술 행위가 아카이브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최연구 유동환 패널은 기술 시대의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디지털 기술들을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철학적 관점에서의 근본적인 질문들을 해주셨다. 다음으로 심현철 패널께 말씀 부탁드린다.


심현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슈화가 너무 과열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다가오는 물결에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다. 요즘 어린이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텍스트가 아닌 유튜브 같은 영상 컨텐츠를 중심으로 검색을 하고 정보를 얻는다. 또한 누구나 컨텐츠의 창작자이면서 동시에 소비자이다. 이들에게는 텍스트 중심의 실물 전시나 교육보다는 구글 플랫폼을 활용한 증강 현실이나 가상현실을 활용한 전시나 교육이 더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가 다가왔을 때 물리적인 공간으로 한정된 뮤지엄들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기술의 변화를 실제로 체감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를 예측하고, 이를 받아들이기 위한 여건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경기문화재단에서는 작년부터 이를 위한 발걸음 단계에 착수했는데, 문화 공유를 위한 스마트 플랫폼을 구성하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구축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개인적인 영역에 있어서의 정보의 침해 등에 대한 고민과 딜레마 역시 느끼고 있다. 기술과 정보를 다룸에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 허용 되고 접근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합의 역시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최연구 실무자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느끼는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기술혁명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을 어떻게 배양할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전문가와 문화예술 전문가, 교육 전문가 등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제 5회 경기문화재단 문화정책 포럼


김성환 4차 산업혁명은 제게 낯설고 생소하고 두렵게 생각되었다. 작년 연말에 참석한 어느 세미나에서 AI에 인격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AI가 인간과 어떻게 차별화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실제로 한 국회의원이 로봇에게 전자적 인격체의 지위를 부여토록 하는 ‘로봇기본법’을 발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까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 현재의 문화와 예술이라고 하는 개념에 있어서도 재정리가 아닌 재규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까지 문화·예술이 소수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영위되던 것에서 대중이 중심이 되는 생활 문화로 변모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같은 성향을 가지고 같은 것을 공유하는 사람들에 의한 블록화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예측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지선 교수께서 말씀하신대로 ‘이타적 창작자’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경기문화재단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과 방향을 모색 중이며, 하드웨어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활동 영역에서의 변화를 대비하고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문화와 예술을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부터 다시 접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최연구 재작년 알파고의 등장 이후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행사를 주최한 한국기원의 홍석현 총재는 한 인터뷰에서 ‘우주에서 일어난 사건 중 빅뱅이 가장 큰 사건이고, 두 번째가 생명의 탄생, 세 번째가 인공지능의 탄생’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인공지능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스마트폰에도 인공지능이 내장되어 있는데 이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하기도 하고, 인공지능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향후 기술이 가져오는 변화에 대해서 사회적, 문화적, 법제적, 윤리적 대응을 위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2015년 도쿄영화제에서 상연된 영화에 로봇 여배우가 주연으로 캐스팅돼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제 문화 예술을 더 이상은 사람 고유의 영역으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문화·예술관이 재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이타적 창작자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이지선 교수께서 추가적 설명을 해주시기 바란다.


이지선 인류 역사에 있어서 인공지능이나 가상현실과 같은 테크놀로지 관련 이슈는 계속해서 있어왔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개발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기대하고 우려하는 바까지 가기에는 갈 길이 먼데 반해, 영역 바깥의 시선은 두려움이 큰 듯하다. 가상과 실제는 결국은 공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앞서 언급되었던 유튜브나 마인크래프트(Minecraft)가 국외에서는 학습이나 창작의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우리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것이다. 이론을 계속 이야기하기 보다는 다양한 실험과 자생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인클루시비티(Inclusivity) 개념이다. 인간 자체는 텅 빈 존재가 아니라 무궁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며, ‘배워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개인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 본다면 무엇이든 해볼 수 있게끔 문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고, 이런 과정들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유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혁신이 이루어진다고 본다.


이성민 4차산업혁명과 정책은 결국 문화와 기술, 지방 정부, 국가가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의 문제인 것 같다. 문화 영역의 혁신은 늘 기술 발전과 밀접한 관련을 맺어 왔다. 문화와 기술은 상호작용하며 발전해왔고, 정책 영역에서는 그 결과들을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문화·예술에서 문화 산업으로, 그리고 생활 문화로의 정책영역의 확대를 그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문화와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한국에서 문화정책은 예술 정책을 통해 시작되었다. 국가의 발전이 중요시되던 당시에는 국가를 대표하는 예술인 육성이 중요했다. 이후 문화산업이 중요해지면서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에 많은 정책적 자원이 투입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기존의 패러다임이 한계에 직면하였으며, 문화의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기여에 대한 고민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즉 문화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려와 이에 맞는 지원 형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메이커(Maker) 운동을 사례로 문화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이어 가보자. 메이커 운동은 ‘창조하는 존재’라는 인간 본질에 주목하게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한 인간성의 위기를 고려할 때,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은 꼭 노동이 아니더라도 인간이 창조성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드러내 준다. 또한, 존 듀이(John Dewey, 1859~1952)의 『경험으로서 예술』은 예술을 인간의 경험을 저장·공유·전수·향유하는 방식의 하나로 볼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메이커 운동의 성과들은 우리 삶 가까이 있는 경험의 자원이 되어 온 과학기술을 창작의 재료로 삼는 예술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공공 부문의 역할이란 측면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문화적 활동들, 특히 생활 문화를 정책의 범주로 포함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 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부분이 가장 중요하지만, 정작 데이터화할 수 있는 문화 활동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공공부문에서는 적극적으로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현황을 파악해야 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지속해서 축적하고, 새로운 지원의 방식들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김은경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이 급격히 바뀐다기 보다는 이제까지의 변화가 클라이맥스를 맞이한 것이라고 본다. 대중화, 다양성, 고품질화 같은 것들을 어떻게 공공재로서의 문화로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비롯한 많은 고민들이 필요하다. 또한, 공공재 뿐 아니라 시장 경제 안에서의 문화와 예술의 영역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며, 시장 경제 안에서 문화를 어떻게 활성화할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설원기 큰 틀의 미학에서는 인간의 존재성의 모든 면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예술이라고 본다. 이에 따르면, AI가 사람보다 잘하는 것은 예술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문화의 관계를 고민할 때, 문화의 터를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인간이 결합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 자체가 인간의 진화라고 생각화고 진화한 예술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본다.

경기문화재단에서는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먼저 경기상상캠퍼스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테크숍(Techshop)과 오픈랩(Open LAB) 등을 구상 중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정관에도 나와 있다시피, “문화 향유를 통한 도민의 행복 증강”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고민하는 부분이 ‘토털 문화’의 개념이다. 예를 들어 덴마크는 문화 행복지수가 굉장히 높은데 이는 토털 문화에 기반을 둔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화를 중앙에서 통치하고, 전문 문화·고급문화를 지원하며 생산의 질을 높이고 보급하고자 하였지만, 이제는 문화의 기반이 중요하다. 대중의 일상과 생활문화에 대한 가치, 그리고 그 의미를 확산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기존의 문화·예술가에 대한 지원의 질을 높여가는 방식은 유지하면서, 일반 시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들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온라인 문화 예술 플랫폼 지지씨(ggc)를 구축해 고문화와 일상문화를 결합하고, 쌍방향으로 콘텐츠를 업로드·다운로드하며 생산 및 공유·확산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최연구  이번 포럼에 참석한 발제자, 토론자 및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이것으로 포럼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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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정책』은 경기문화재단이 국내외 문화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추진하는 다양한 문화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소개하기 위해 2017년 여름부터 발행하고 있는 계간지입니다. 본문은 『문화정책』 5권 동향보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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