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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경기천년 장인발굴단 109

조팽기, 파주, 공동체문화

1만여 일의 농사일기에 담은 삶의 기록과 시상(詩想)

조팽기 장인













‘우사에 가서 사료를 주고, 가뭄 든 논에 물을 주고 들어오다 쓴 일기 말미에

‘장미꽃이 피기 시작하여 자꾸 핀다.’ 라고 썼다.


또 어느 날은


‘임진강 율포리 자라목으로 여울물이 넘쳐 물소리를 들으며 펜을 들었다. 이 곳 여울에 백로

세 마리가 저녁먹이를 구하러 왔다. 자라목 여울에는 개똥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구름다리와 양수장 강물에 비친 산봉우리를 바라보며 펜을 들었다.’ 라고도 썼다.


한 편의 시(詩)였다


조팽기 어르신은 파주의 북쪽 끝 마을 적성 율포리에 살고 있는 농부이시다.


젊은 날부터 써온 일기가 수십권에 이른다.

삶의 기록이 담겨 있기에 소중히 간직해오고 있다.


“내가 지금 여든 다섯인데 마흔 아홉 살 때 처음 쓰기 시작했지. 씨앗가게에서 이웃집 친구가

농사정보가 담긴 책을 한 권 받아 왔는데 거기에 작은 칸으로 하루씩 기록하는 게 있었어.

그걸 내게 줘서 가져다 쓰기 시작했지. 그날의 중요한 일을 짧게 메모하듯 쓰기 시작했어.

그다음부터는 내가 한 권씩 사서 썼는데 농사일이며 사계절의 날씨를

다 적어 놓으니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


“쓴 날을 계산해보니 1만일이 넘었어. 나 스스로도 어떻게 그 긴 날을 써 내려 왔을까 뿌듯하기도

하지. 어떤 날은 농사일 하고 들어와 몸이 지치니 손도 굳고 글이 막히는데, 오랜 세월 쓰다보니

습관이 된 것 같아. 이젠 잘 보이지도 않고 손도 떨리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쓸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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