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단

소목장 백골 보유자 김의용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4호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에서 2017년 발행한 경기도 지정 무형문화재 종합 안내서입니다. 이 책은 기능보유자와 예능보유자 66명의 삶을 조망하고 보유 종목에 대한 소개와 다양한 단체에서 제공한 진귀한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지씨에서는 이 책에 소개된 경기도의 무형문화재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전문 보기



소목장(小木匠)이란?


나무를 다루는 사람을 통칭하여 목수(木手)라 하지만 궁궐이나 사찰 또 는 가옥을 짓는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 대목(大木)과 가구나 문짝 따위의 목공예품을 만드는 것을 소목(小木)이라 하여 구분하였다.


소목장(小木匠)은 건물의 창호라든가 장롱, 궤, 경대, 책상, 문갑 등 목가 구를 제작하는 목수를 말한다.


「삼국사기」 직관지(職官志)에는 궁정 수공업 관청의 직제 가운데 밥상, 책 상, 의자 따위를 만드는 곳을 궤개전(机槪典)이라 하였다. 「고려사」 식화지 (食貨志) 봉록조에서는 소목장(小木匠)과 목업(木業)으로 구분하고 중상서 (中尙署)에 2명씩 배속되었다고 전해진다. 기록상에 보여지는 목수는 신라 때부터 있었고, 소목장이라는 명칭은 고려 때부터 불리었다. 조선 전기까지는 목가구가 주로 왕실과 상류계층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조선 후기에는 민 간에 널리 보급되어 제작하였다. 그들은 자기 고장에서 자생하는 나무는 사 용하여 지역성이 강한 가구를 제작하였고, 일정한 규격품이 제작되지 않아 서 매우 다양하다.


소목장은 무늬가 있는 나무로 자연스러운 미를 최대한 살린 한국전통 목 공예 기법으로 자연환경과 주택구조 등을 고려하여 한국적인 독특한 조형 양식을 만들어 낸 민속공예사적 가치가 높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 하고 있다.


백골이란?


백골(白骨)은 소목장의 기술 중 하 나로 옻칠을 하기 이전의 나무 기물 을 뜻하며, 느티나무 등 결이 좋은 목재를 자르고 켜고 다듬고 짜맞춘 가구를 완성시키는 제작에 특징이 있다. 좋은 목재를 골라 상온에서 충분히 건조시킨 후 골격을 만들고, 각각의 부재는 45도로 잘라 속을 파내고 짜임으로 만들어 붙이는 것 이다. 완성된 가구의 겉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밀납으로 광을 내고 오피 가죽으로 문질러 곱게 표면을 다듬 은 다음 전체에 들기름칠을 하고 장석을 달아 완성한다.


이러한 제작 과정은 기능과 용도에 맞게 제목을 달리하여 목재를 다루는 우리 조상들이 자연을 잘 이용 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간직하려고 했던 조상들의 현명함을 볼 수 있다. 소목장 김의용은 백골 부문의 맥을 이어가 는 소목장 기능보유자로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전통가구의 맥을 잇고 있다.

백골-약장


보유자 김의용


사극영화 ‘스캔들’에서 대가집 마님 조씨부인(이미숙)이 자신의 모습을 비추던 ‘좌경’, 바람둥이 조원(배용준)이 9년간 수절해온 과부 숙부인(전도연)을 생각하며 글을 쓰던 ‘선비상’. 그 옆에 너덧 선반이 네모반듯하게 올려져 있는 ‘사방탁자(四方卓子)’까지. 소박하고 단아한 자태의 목가구들이 방안을 오래된 듯 기품있어 보이게 한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소목장(백골) 김의용씨(68)의 작품이다. 50년 넘게 우리 전통가구만을 만들어 온 그는 혼신을 다한 씨톱질, 끌질, 사포질로 나무에 천년의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소목장(백골) 김의용씨. 광주시 곤지암읍 경기도 무형문화재 소목장 전수관에서 목공예 작업을 하고 있다. 김씨는 나무를 절단하는 작업에 기계를 사용할 뿐 홈을 파거나 다듬는 등 대부분의 작업은 수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나뭇결에 스민 ‘한국의 美


광주시 곤지암읍 경기도 무형문화재 소목장 전수관. 톱밥가루가 휘날리는 공방에는 나무로 만든 가구들이 빈공간에 쌓여있고 큰 장롱의 일부처럼 보 는 크고 작은 나무틀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김씨의 손은 대팻밥처럼 거칠었다. 오른손 손가락의 길이도 남들과 달랐다. 40여년전 작업도중 손가락 3개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던 것.


“물론 힘들었지요. 하지만 그때도 그랬고 더 어려운 때도 단 한번도 이 일을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걸 천직이라고 하나봐요.”




아무렇지 않게 절단된 오른손을 들어보이며 겸연쩍은 미소를 짓는 김씨. 어떠한 장애도 그의 ‘천행’을 막지는 못할 것 같았다.


“아무리 칠을 잘하고 화려한 장식을 붙이더라도 목가구의 생명은 백골(柏滑)을 얼마나 잘 짜느냐가 중요합니다.”


‘백골’은 나무로 된 건축물이나 공예품의 겉표면에 겉치레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옷칠 등을 하기 전에 갓 만들어 놓은 소반을 ‘백골소반’이라 부르며, 궁궐이나 절을 짓고 나서 단청을 입히지 않은 경우 ‘백골집’이라 부른다.


나무를 재료로 한 작품들은 백골 상태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나무결이나 모양이 그대로 드러나 원목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가구에서는 멋을 넘어선 어떤 철학이 느껴진다.


그는 “전통 목가구의 짜맞춤 기법은 정교한 것이 생명”이라며 “머리카락 하나, 1mm의 틈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뭇결처럼 유연하고 강단있는 장인의 삶


김씨는 청주에서 중학교를 졸업하자 서울로 올라와 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4호였던 故 민종태 선생에게 목공예를 배웠다. 그 후 50여년간 나무와 인연을 맺어 한평생 나뭇결처럼 유연하면서도 강단있는 삶을 살고 있다.


대목장이 한옥집 등 규모가 큰 건물을 짓는데 반해 김씨는 장롱, 궤, 경대, 문갑 등 소품의 목공예품을 만드는 소목장이다.


고려시대부터 있었던 소목장은 나라와 궁궐에서 사용하는 목공예를 만드는 일을 했다.


실용적인 우리나라의 목가구는 대체적으로 높이가 낮고 작다. 별다른 장식이 별로 없으며 나무의 결을 살려 자연 그대로의 멋을 낸다. 그래서일까. 김씨의 작품은 다복한 가정의 행복함과 정겨움이 소박하게 담겨있다. 자연 인 아름다움이 보는 이의 마음을 매료시킨다.



“전통목가구는 오랜기간 원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기에 좋은 원목 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김씨의 원목 정리 모습


전통목가구의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 전통목가구는 못을 전혀 쓰지않아 오랫동안 원형을 유지할 수 있지요. 또 나무에 홈을 판후 나무를 껴맞추거나 엇갈려 짜맞춰 사용하기 때문에 견고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특히 김씨는 “나무와 나무를 45도로 맞추는 사궤맞춤 등 각종 맞춤 기술은 연결부분이 조금만 어긋나도 견고함 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4자짜리 장농에서부터 임금님 수랏상으로 쓰였던 붉은 칠의 주흑 칠호족반(朱黑漆虎足盤), 책과 꽃병들을 얹혀놓는 사방탁자, 반닫이, 교자상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든다.


특히 작은 휴지케이스 표면에도 나무의 수축을 고려해 작은 홈을 파내는 정성을 쏟는다. 김씨는 “몇 가지인지는 세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김씨의 창작열은 지난 2001년 경기도공예품경진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혼’을 담는 장인의 불문율




좋은 백골을 짜기 위해서 는 좋은 재료를 구해야 한 다. 김씨는 전통한옥건물의 해체과정에서 구한 목재가 가장 좋다고 한다. “한옥에 쓰인 목재는 잘 건조돼 있어 주로 사용하는 편이지요. 진이 다 빠져 있기 때문에 물건을 만들어도 갈라지거나 비틀어 지지 않아요”


하지만 갈수록 좋은 나무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씨는 “수령이 몇 백년 된 느티나무가 최상급 재료”라며 “그런데 이런 나무는 부르는 게 값”라고 했다. 나무를 구해서 무늬가 잘 살아나도록 신중하게 제재한 뒤 다시 7~8년은 자연건조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게 진을 뺀 나무는 한 달여를 불을 떼서 다시 한번 건조시킨다.


김씨는 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다. 결과물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온갖 정성을 담는다. 나무를 절단하는 작업에 기계를 사용할 뿐 홈을 파거나 다듬는 등 대부분의 작업은 수작업이다.


“하나하나의 작품에 혼을 불어 넣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하죠. 맞춤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모든 작품에 정성이 안들어갈 수 없죠.”


무엇을 만들던지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장인의 불문율이 느껴졌다.



전통 멋을 살리는 건 장인의 몫




김씨는 “전통문화는 시대에 맞게 개발하고 변화시켜야 한다”며 “전통의 멋을 살려 발전시키는 것이 장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시대가 바뀌면서 오랫동안 몸소 익혀야하는 목공예를 배우려는 사람도, 전통을 잇겠다는 의지도 부족한 현실에서 김씨의 명맥 잇기는 다소 힘겨워 보였다.


김씨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꼬박 작업에 매달린다. 특별한 일이 아니면 좀체 바깥출입이 드물다는 그는 든든함과 내밀함으로 잘짜여진 목가구처럼 단단한 장인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장인의 작품


 돈궤                                                                                     경상


머릿장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14호 소목장 백골 보유자


지정일2002.11.25
보유자김의용(1953년생)
전수조교김희준
전수관무형무화재 소목장 전수관
특기사항

인천국제공항 귀빈실 나전벽화 백골작업(2000)

제19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금상(2002)


세부정보

  • 경기도 무형문화재 총람

    발행처/ 경기도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

    문의/ 031-231-8576(경기학연구센터 담당 김성태)

    발행일/ 20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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