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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인공지능 로봇 시대, 인간은 행복할까?

과학 분야 『로봇 시대, 인간의 일』 리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천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경기’로 나아가기 위해 도민의 생각의 틀을 확장하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별 우수 도서 100선을 선정하였습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추천과 심의로 경영경제, 과학, 문학, 문화, 사회, 아동, 인문의 7개 분야에서 200선이 엄선되었고, 10대부터 50대 이상의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100선이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책들은 도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들로, 읽을거리를 찾는 도민에게 실질적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종 선정된 경기그레이트북스 100선은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www.ggcf.kr), 경기천년 홈페이지(ggma.ggcf.kr) 및 경기문화콘텐츠플랫폼 GGC(ggc.ggcf.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

구본권 지음, 어크로스, 2015





인공지능 로봇 시대, 인간은 행복할까?


강양구 - 지식 큐레이터




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그간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일자리마저도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가져가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그런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인공지능에 바둑 좀 진 게 대수냐고? 그럼, 이런 예는 어떤가. 먼저 다음 기사를 한 번 읽어보자.


“6월 23일 삼성 12:4 롯데- 롯데는 23일 열린 2015 프로 야구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4:12로 크게 패하며 홈 팬들을 실망시켰다. 롯데는 이상화를 선발로 등판시켰고 삼성은 차우찬이 나섰다. 삼성은 최형우가 맹활약을 펼쳤다. 최형우는 1회 초 노아웃에 맞이한 타석에서 2점을 뽑아내며 삼성의 8점 차 승리를 이끈 일등 공신이 됐다.”


어떤가? 이것은 2015년 6월 23일 삼성라이온스 대 롯데자이언츠의 프로 야구 경기가 끝나고 나서 로봇이 작성한 기사다. 이 기사는 사람이 손보지 않고서 자동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사회 연결망 서비스(SNS)를 통해서 독자를 만났다. 사실 이 정도면 사람이 굳이 손볼 필요가 없을 정도의 완성도다.


실제로 2015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팀이 로봇이 작성한 기사를 놓고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일반인의 81퍼센트, 기자의 74퍼센트가 작성 주체를 ‘사람 기자’라고 답했다. 앞으로 ‘로봇 기자’는 스포츠 경기나 금융 시장 지표뿐만 아니라 더 많은 영역에서 사람 기자랑 경쟁할 것이다.



아직 놀랄 일이 더 남았다. 2015년 여름, IBM은 인공지능 ‘왓슨’이 미국 뉴욕에 사는 9살짜리 소년 케빈을 정확히 진단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열이 나고 목이 아파 병원 응급실을 찾은 케빈의 체온, 통증 부위, 검사 결과 등을 검토한 왓슨은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 혈관에 갑자기 염증이 생기는 질환인 ‘가와사키병’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니까, 그간 전문직이라 여겨졌던 기자나 의사도 인공지능 로봇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서울 소재 대학 병원에서 명의 소리를 들으면서 내과 의사로 일하는 지인은 이렇게 고백했다. 마침 그는 기업과 협력해 초보적인 인공지능 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관여하고 있다. “각종 검사 결과를 놓고서 환자의 병명을 진단하고, 또 적절한 약을 처방하는 데 있어서는 조만간 인공지능 로봇이 웬만한 의사보다 나을 거예요. 그럼, 내과 의사는 쓸모가 없어지겠죠.”


이런 건 또 어떤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로봇을 내세운 여러 편의 단편 소설과 장편 소설을 남겼다. 특히 로봇을 소재로 다룬 여러 소설을 통해서 유명한 ‘로봇 공학 3원칙’을 제시했다. “1원칙-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으며, 인간이 해를 입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 2원칙-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단, 1원칙에 위배되는 경우는 예외이다. 3원칙- 로봇은 1, 2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한에서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


이 로봇 3원칙은 이제 더 이상 소설이나 영화 속의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구글은 2009년부터 앞장서서 자율 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 자율 주행 차는 벌써 수백만 킬로미터 이상 도로 주행을 하면서 그 안전성을 과시해왔다. 전기 자동차를 개발한 테슬라 같은 기업도 자사의 자동차에 자율 주행 기능을 장착하고 있다.


과학자나 엔지니어는 2020년 정도면 도로 위에서 자율 주행 자동차가 다녀도 문제가 없으리라고 장담한다. 그렇다면, 만약에 자율 주행 차가 일으킨 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을 적용한다면, 자율 주행 차는 절대로 인간이 해를 입도록 해서는 안 된다(1원칙).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런 상황은 어떨까? 인도에서 공놀이를 하던 아이 셋이 갑자기 자율 주행 차 앞으로 뛰어든다. 이들을 다치지 않게 하려면 자율 주행 차는 방향을 틀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율 주행차가 다른 차선에서 다가오는 자동차와 충돌해서 그 안의 승객이 다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 주행 차는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까? 운전자가 인간이라면, 자신의 본능, 습관, 가치 등에 따라서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질 것이다. 하지만 자율 주행 차가 도로를 누비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그 기준을 미리 정해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 기준은 도대체 누가 정해야 할까? 그 결정까지도 인공지능 로봇에게 맡길 수 있을까?


구본권의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은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바로 이렇게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가 고민해야 할 여러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10대를 비롯한 미래 세대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기성세대가 될 때는 인공지능 로봇과 공존하는 일이 필수인 시대가 될 테니까.


예를 들어 최악의 상황이라면 지금의 10대는 앞으로 로봇과 경쟁해야 한다. 기자든 의사든 이제 갓 진입한 초심자는 실수투성이다. 그런 실수를 반복하면서 숙련된 기자나 의사로 성장한다. 그런데 만약에 처음부터 실수는 거의 하지 않는 평균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경쟁자(로봇)가 옆에 있다면 어떨까?


많은 기업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숙련된 전문가로 성장할 사람을 쓰기보다는 당장 이용할 수 있는 평균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로봇을 더 선호할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지금의 10대는 로봇은 결코 쓸 수 없는 통찰력이 깃든 기사를 쓰는 베테랑 기자나 로봇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는 명의가 될 기회를 박탈당할 것이다.


아직 본격적인 로봇 시대는 오지 않았다. 다만, 세계 곳곳에서 서로 다른 모습의 로봇 시대가 준비 중이다. 한쪽에서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심지어 군대에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로봇이 인간의 창의력을 북돋고, 좀 더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기를 꿈꾼다.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전혀 다른 로봇 시대가 미래에 펼쳐질 수 있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은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고민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펼칠 책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로봇의 부상』

마틴 포드 지음, 이창희 옮김, 세종서적, 2016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김재인 지음, 동아시아, 2017


『지능의 탄생』

이대열 지음, 바다출판사, 2017





강양구 - 지식 큐레이터


지식 큐레이터.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2003~2017년까지 프레시안에서 과학·보건의료·환경 담당 기자로 일했다. 현재 코리아메디케어 콘텐츠본부장(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 의혹을 최초 보도했고, 제8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 1, 2』『과학수다 1, 2』(공저)『과학은 그 책을 고전이라 한다』(공저) 등이 있다.


information

  • 주최/ 경기도

    주관/ 경기문화재단

    선정위원/ 한기호 위원장(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김종락(대안연구공동체 대표), 장은수(편집문화실험실 대표), 강양구(코리아메디케어 콘텐츠본부장),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진행/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윤가혜(경기문화재단), 김민경(경기문화재단)

    문의/ 문화사업팀 031-231-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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