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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뇌 과학 콘서트로의 초대

과학 분야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리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천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경기’로 나아가기 위해 도민의 생각의 틀을 확장하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별 우수 도서 100선을 선정하였습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추천과 심의로 경영경제, 과학, 문학, 문화, 사회, 아동, 인문의 7개 분야에서 200선이 엄선되었고, 10대부터 50대 이상의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100선이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책들은 도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들로, 읽을거리를 찾는 도민에게 실질적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종 선정된 경기그레이트북스 100선은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www.ggcf.kr), 경기천년 홈페이지(ggma.ggcf.kr) 및 경기문화콘텐츠플랫폼 GGC(ggc.ggcf.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정재승 지음, 어크로스, 2011











뇌 과학 콘서트로의 초대


이권우 - 도서평론가





스타 탄생을 예감케 한 책이 있다. 이미 전작에서 필력을 인정받은, 29살의 젊은 물리학과 대학원생이 최첨단 이론을 주제로 대중과 소통하는 글을 썼다는 점에서 상당한 반향이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리고 그 예감은 현실이 되었다. 과학 교양 도서의 새 지평을 연 이 책은 2001년 나왔다. 물론 일부 우려도 있었다. 과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과연 과학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예상한 대로 기우였다. 과학이 또는 물리학이 다루는 영역이 이토록 넓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이를 풀어나가는 지은이의 글솜씨에 다시 한 번 놀랐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이 책이 무엇을 다룰지는 서문에 잘 나와 있다. “이 책은 복잡한 사회 현상의 이면에 감춰진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들을 독자와 함께 나누기 위해 쓰였다.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경제, 사회, 문화, 음악, 미술, 교통,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사회 현상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카오스와 프랙털, 지프의 법칙, 1/f 등 몇 개의 개념만으로 그 모든 현상들이 그럴듯하게 설명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길 바란다.”


지금이야 일반교양 차원에서도 상식이 되었지만, 어떻게 과학 이론이 사회 현상까지 설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서문에 실려 있다. “20세기 후반 일련의 과학자들에 의해 ‘복잡한 시스템을 다루는 과학적 패러다임’, 이른바 ‘복잡성의 과학’ 분야가 발전하면서 물리학자들은 자연에서 발견되는 복잡한 패턴들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그 속에 담겨 있는 법칙들이 무엇인지 탐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20년 동안 카오스 이론과 복잡성의 과학은 그동안 과학자들이 손대지 못했던 복잡한 자연 현상 속에서 규칙성을 찾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왔다. 그리고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행동 패턴, 다시 말해 '복잡한 사회 현상'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직 세상을 다루기엔 부족한 점이 많지만, 물리학자들은 이제야 비로소 그것을 다룰 ‘용기’를 갖게 된 것이다.”


명민한 젊은 물리학자는 서문에 이미 승부수를 던졌다. 무엇을 다룰 것인지, 왜 그것이 가능한지 다 밝혀놓았다. 그렇다면 그 주제를 얼마나 잘 다루었는지에 따라 평판이 나누어질 테다. 대중이 쉽게 이해하도록 썼는지, 전문성을 놓치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설명할 수 있는지, 서로 다른 주제를 하나로 꿰뚫는 주제 의식은 선명한지 등이 평가 항목이 될 것이다.


전문가 가운데 정재승을 높이 평가하는 이들이 있다. 눈에 보이는 상찬과 은밀한 뒷말이 난무하는 가운데 합리적 기준으로 정재승의 성취와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이들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이 구본준 기자이다. 『한국의 글쟁이들』에서 구 기자는 다음처럼 정재승을 평가한다. “정 씨가 독자들을 사로잡은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책의 내용과 정재승식 글쓰기였다. 정 교수는 물감을 흩뿌리는 현대화가 잭슨 폴록의 그림으로 카오스 이론을 설명하고, 통계학이 저지르기 쉬운 오류를 오제이 심슨 사건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물리학자들이 경제 영역에 뛰어든다든 등 당시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과학을 설명하는 소재로 등장했다. 문화와 과학, 경제와 과학을 연결해 과학을 설명하는 책은 그동안 없었기에 독자들은 열광했던 것이다.”


이 글에는 내가 이 책의 특징을 설명한 말이 인용되어 있다. 나는 구 기자에게 정재승의 장점으로 명민함과 기동성을 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신간들은 물론 외국 과학 저널에 나온 논문이나 기사들을 꾸준히 파악해 신속하게 글쓰기 감으로 활용하는 기동성과, 이런 정보를 엮어 완결된 글로 써내는 명민함을 두루 갖추었다는 것. 천문학자 이명현도 정재승을 상찬한다. 그는 나보다 정재승식 글쓰기를 더 높이 평가했다. “흩어져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모두 삼켜서 소화시킨 뒤 치밀한 네트워크 과정을 거친 후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토해냈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정재승의 인문학적 관점에 대해서도 잘 지적했다. “사회 현상에 대한 물리학적 해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밝혀놓고 있다. 이미 인문학적인 성찰이 녹아 있는 것이다”라며.


이 점은 정재승을 평가하며 기실 많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정재승을 잘 아는 한 물리학자는 사석에서 그를 과학자라기보다는 인문학자라고 해야 진면목이 보인다고 말한 바도 있다. 이명현이 인용한 다음의 글을 읽어보면 누구나 동의할 성싶다. “파레토의 법칙은 경제적 불평등이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자 인간의 숙명인 양 주장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시스템의 동역학적 특징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들은 파레토의 법칙이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아니라 시스템을 재정립하도록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이렌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이제 그들이 해야 할 일은 파레토의 법칙이 성립하게 된 원인을 규명하고, 어떻게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경제적으로 평등하고 정의로운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연구하는 일이다. 인간의 법칙은 변할 수 있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문가의 호평과 대중의 사랑을 동시에 받으며 판매에 호조를 보였다. 이후 문화방송의 한 예능 프로의 선정 도서가 되면서 폭발적으로 읽히기도 했다. 이 책은 2011년 개정 증보판을 내고 새로운 서문과 ‘10년 늦은 커튼콜’을 수록했다. 10년 세월을 넘어 여전히 사랑받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는 이제 추억의 콘서트다. 그가 펼칠 새로운 뇌 과학의 콘서트를 기대해보자.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열두 발자국』

정재승 지음, 어크로스, 2018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정재승 외 지음, 사이언스북스, 2014


『쿨하게 사과하라』

김호 외 지음, 어크로스, 2011




이권우 - 도서평론가


1963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나 자라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고향을 떠났다. 책만 죽어라 읽어 보려고 경희대 국문과에 들어갔다. 4학년 때도 대학도서관에서 책만 읽다 졸업하고 갈 데 없어 잠시 실업자 생활을 했다. 주로 책과 관련한 일을 하며 입에 풀칠하다 서평전문잡지 〈출판저널〉 편집장을 끝으로 직장생활을 정리했다. 지금은 스스로 도서평론가라 칭하며 살고 있다. 그동안 『책읽기부터 시작하는 글쓰기 수업』『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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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최/ 경기도

    주관/ 경기문화재단

    선정위원/ 한기호 위원장(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김종락(대안연구공동체 대표), 장은수(편집문화실험실 대표), 강양구(코리아메디케어 콘텐츠본부장),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진행/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윤가혜(경기문화재단), 김민경(경기문화재단)

    문의/ 문화사업팀 031-231-0849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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