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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재미와 깊이를 고루 갖춘 중부지방의 여행안내서

문화 분야 『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리뷰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경기천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경기’로 나아가기 위해 도민의 생각의 틀을 확장하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별 우수 도서 100선을 선정하였습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추천과 심의로 경영경제, 과학, 문학, 문화, 사회, 아동, 인문의 7개 분야에서 200선이 엄선되었고, 10대부터 50대 이상의 경기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100선이 선정되었습니다. 선정된 책들은 도민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것들로, 읽을거리를 찾는 도민에게 실질적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종 선정된 경기그레이트북스 100선은 경기문화재단 홈페이지(www.ggcf.kr), 경기천년 홈페이지(ggma.ggcf.kr) 및 경기문화콘텐츠플랫폼 GGC(ggc.ggcf.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유홍준 지음, 창비, 2016









재미와 깊이를 고루 갖춘 중부지방의 여행안내서


김효형 - 도서출판 눌와 대표





‘마이카 시대’와 함께 ‘답사’ 열풍을 몰고 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명성과 독자들의 호응에 대해서는 사실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여 년 동안 국토를 답사해온 유홍준은 남들이 무심코 지나치곤 하던 폐사지나 유배지, 이름 없는 절 등에서 느낀 경험을 자신만의 독특한 미학을 기초로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이야기 솜씨로 풀어냈다. 이렇게 숨겨진 문화유산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하나씩 조명했던 저자 유홍준의 눈길과 발길이 닿던 우리 땅 구석구석은 비로소 빛나는 답사 처가 되기도 했고 때로는 박물관이 되기도 했다. 그전까지는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어 박물관에 보관되던 그 무엇이었거나, 국보나 보물조차 아니라면 그저 돌무더기이거나 돌덩어리였을 것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93년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 ‘남도답사 일번지’가 출간되자마자 각계각층의 반응은 뜨거웠다.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이라거나 “아는 만큼 보인다”는 구호로 대중의 인식 지평을 넓히려는 의도를 대놓고 노출했는데, 그런 의도가 제대로 먹혀들었다. 소설가 박완서는 “깨우친 바 기쁨이 하도 커서 말하고 싶은 걸 참을 수가 없다”고 했고, 노동 시인 박노해는 “제 눈을 맑게 열어준 운명 같은 마주침의 책, 펼칠 때마다 선방의 죽비처럼 내 등짝을 때리는 책, 내 마음속 가장 은밀한 자리에 꽂아둔 우리 시대 고전 가운데 하나인 책”이라는 옥중서신을 저자에게 보내왔다.


이렇게 새롭게 하나의 장르를 개척한 ‘답사기’는 이후에 인문서 시장에 활기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지난 25년 동안 국내 편 10권과 일본 편 4권이 출간됐다. 저자는 책이 출간될 때마다 글쓰기의 패턴을 달리해 스토리텔링이 날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권만으로도 오래전에 밀리언셀러가 된 답사기는 누적 판매 부수가 400만 부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그 발걸음이 지나간 자리마다 문화유산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곤 했던 한 권 한 권의 가치와 의미도 중요하지만 1권의 출간 이래로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시리즈도 짐작건대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사례일 것이다. 그의 답사기가 계속 출간되기를 기대하는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유홍준의 미덕은 혼자 가지 않고 더불어 가려는 기획력일 것이다. 답사기의 성공 이후 그의 기획력이 가미된 책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회화, 도자, 건축 등 한국 미술의 전 영역에서 한국미의 아름다움을 다룬 최순우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와 우리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도별 안내서인 『답사여행의 길잡이』 시리즈 등은 유홍준의 기획력이 가미되지 않았다면 탄생할 수 없었던 책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오랜 시간 저자 유홍준이 답사를 다니며 새로이 발견한 답사 처와 그 유산을 우선순위로 집필하였고, 초창기 ‘답사기’에서는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발길이 흔히 닿지 않는 곳을 우선적으로 소개했다. ‘답사기’ 1권이 1994년 당시로ㅆ는 덜 유명했던 ‘남도’를 다루고 있음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수도권의 문화유산은 상대적으로 애써 미뤄두었다. 가장 최근에 출간된 9권과 10권이 ‘이제야’ 서울의 문화유산을 다루고 있다. ‘답사기’ 8권에 실린 ‘여주 신륵사’ 편은 경기도의 대표적인 사찰인 신륵사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제대로 조명한 글로, 수도권의 문화유산을 기다렸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글이었다. 이 글에서는 신륵사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까지 살뜰하게 살피고 있어 경기도민이라면, 아니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봄 직한 남한강변의 고즈넉하고 유려한 풍광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 유홍준이 남한강변의 산수와 함께 ‘와유(臥遊)’하기를 바란다고 했듯이, 꼭 답사를 가지 않더라도 글과 사진이 어우러져 마치 답사를 한껏 다녀온 듯한 느낌을 주는 글이다.


신륵사는 유홍준이 추천하는 ‘외국인을 위한 당일 답사 처’로 일품인 곳이며, 2012년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에도 꼽혔으니 비단 경기도의 문화유산으로서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명승지로 공인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지리적인 특성상 산사도 무수히 많거니와 천년 고찰이 드물지 않은 우리로서야 신륵사의 풍광이 뭐 더 빼어난 게 있을까 싶지만, 외국인들의 눈에는 남한강변 신륵사의 자리앉음새와 가람배치가 좀 유별나게 다가오는 듯하다. 저자 스스로도 “신륵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강변 사찰이다. 절집이라면 대개 깊은 산중이나 시내에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남한강변의 높직한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신륵사는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내려다보며 여봐란듯이 가슴을 젖히고 있다. 강물은 쪽빛으로 흐르고 강 건너 은모래 백사장은 눈부시게 빛난다. 그들이 말하는 신륵사의 아름다움이란 곧 신륵사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의 아름다움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도처에 무궁무진한 문화유산이 언제고 유홍준의 발길이 닿기를 고대하고 있겠으나, 여주와 신륵사를 곱게 담아낸 그 ‘답사기’ 한 편의 글로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저자 스스로 “애당초 내가 처음 ‘답사기’를 저술할 때는 독서를 위한 기행문”이었다고 밝힌 바 있듯이, 그동안 여러 권에 걸쳐 나뉜 지역의 이야기를 묶음으로 구성한 『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답사기’ 본래의 글맛과 독서의 재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국내 여행 안내서로 충실한 모양새를 갖추었다. 나선 김에 가까운 지역을 한꺼번에 여행하고 답사하려는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책일 것이다. 여주 신륵사를 시작으로, 이 가을 남한강변을 따라 여행해보기를 권한다. 『여행자를 위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을 들고 말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최순우 지음, 학고재, 2008


『답사여행의 길잡이』(전15권)

한국문화유산답사회 엮음, 돌베개, 1997~2004


『안목』

유홍준 지음, 눌와, 2017








김효형 - 도서출판 눌와 대표


인하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한국 문화유산 답사회 운영위원이며, 인문예술서를 전문으로 출판하는 도서출판 ‘눌와’ 대표이다.



information

  • 주최/ 경기도

    주관/ 경기문화재단

    선정위원/ 한기호 위원장(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김종락(대안연구공동체 대표), 장은수(편집문화실험실 대표), 강양구(코리아메디케어 콘텐츠본부장),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진행/ 김세나(콘텐츠큐레이터), 윤가혜(경기문화재단), 김민경(경기문화재단)

    문의/ 문화사업팀 031-231-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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