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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역사문화유산원

포천 반월성

2018 경기도 성곽투어 : 두번째 이야기


매캐한 황사와 미세먼지, 그리고 찬바람...

11월 두 번째 토요일의 경기도 성곽투어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어느덧 투어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황사마스크.

산을 오르는데 마스크까지 써야하니, 환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반월성을 향하는 참가자들 / ⓒ 경기문화재연구원

오늘 올라가야 할 산성은 포천 반월성입니다.

반월성은 2018년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새롭게 추가한 산성입니다. 삼국시대 신라의 김유신이 역사에 등장하는 낭비성 전투의 현장으로 이곳을 선정했습니다.


신라와 고구려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낭비성. 낭비성의 위치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포천에서는 반월성을 낭비성으로 비정하고 있기에 이 이야기를 같이 합니다.


참가자들을 반기는 태극기 문양의 바람개비 / ⓒ 경기문화재연구원

포천시 군내면 사무소에서 시작하는 반월성 오르기는 청성산을 가파르게 올라가야 합니다.

올라가는 길가에 세워진 바람개비가 시선을 끕니다. 태극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20여분을 숨가쁘게 올라갑니다.

굽힐 줄 모르는 경사는 발걸음을 무디게 합니다. 그나마 길가에 떨어진 낙엽들의 바스락거림이 우리들을 위로합니다. 이제 한 굽이만 돌면 반월성이 보일 테지요.



삼삼오오 모여 반월성을 오르는 길 / ⓒ 경기문화재연구원  

반월성은 형태가 마치 반달과 같다고 합니다. 왜 성을 반달모양으로 쌓았을까요? 그 의문은 산성에 들어가 한바퀴를 돌아보면 쉽게 해결이 됩니다. 산성이 있는 청성산은 동쪽과 서쪽이 험준한 산으로 차단되고 그사이를 포천천이 남에서 북으로 흘러가며 형성된 분지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철원을 지나 강원도 금강산까지 가는 길목을 지킬 수 있는 천혜의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다시금 옛사람의 지리적 감각과 안목에 경외감을 느낍니다.


오랫동안 반월성은 궁예가 쌓은 성이라고 전해져 왔습니다. 이곳을 통해야 철원으로 가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만, 수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되면서 이 성은 고구려가 쌓은 성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마홀수해공구단’이라는 명문이 새겨진 기와의 발견입니다. 이후 백제와 신라의 유물도 다수 출토되어 이 성을 쌓은 세력에 대한 논의는 더 깊어질 듯합니다.










옛돌과 복원한 새로운 돌이 만든 반월성 성벽

/ ⓒ 경기문화재연구원

지금은 성벽을 따라 한바퀴 돌 수 있을 만큼 복원이 되어 있습니다. 새로 쌓은 성벽의 사이사이에는 옛 돌들이 어우러져 나름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옛 것과 새 것의 어우러짐은 우리에게 또 다른 새로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옛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 ⓒ 경기문화재연구원

애기당지에서 듣는 교수님의 설명 / ⓒ 경기문화재연구원

짙은 황사에 시야는 맑지 않지만 굴곡진 성벽을 따라 돌면서 멀리 보이는 산과 길을 오고 갔던 옛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해 봅니다. 약 1km 남짓의 성은 삼국시대 성 가운데에는 큰 규모에 속한다고 합니다. 옛 건물의 흔적도 곳곳에 보이고, 산 정상 가까이에는 민간신앙의 전통이 남아 있는 애기당지도 있습니다. 아마도 청성산은 포천의 진산으로 오랜 시간동안 제사와 무속행사가 진행되어 왔던 모양입니다.









반월성에서 보낸 한나절

/ ⓒ 경기문화재연구원

동문에서 시작한 여정이 어느덧 북벽을 지나 남문까지 왔습니다. 산 정상을 두른 성인지라 발걸음은 쉽게 옮겨집니다. 화창한 가을날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더욱 짙어지는 시간. 이제 슬슬 하산을 준비해야 합니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을 다시 따라 가야합니다.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것. 그 길을 알기에 조금은 쉬운 듯 보이나, 결코 쉬운 길은 없는 듯합니다.


반월성벽에서 다같이 한 컷 / ⓒ 경기문화재연구원

이렇게 6번째 산성투어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매캐한 먼지와 뿌연 하늘이 하루 종일 아쉬움으로 남은 날. 맑은 하늘아래 다시 오를 그날을 기약하며 반월성을 내려왔습니다.


* 이번 반월성 투어는 매 회차 함께 하고 있는 장일규 교수께서 개인적 사정으로 불참하였습니다. 이에 고려대 한국학연구소 최희준 선생이 함께 하여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어려운 시간 내어 주신 최희준 선생께 감사드립니다.



(참고) 포천 반월성 알아보기 ☞ 바로가기

세부정보

  • 2018 경기도 성곽투어 <산성에 오르자!>

    일시/ 2018.11.10.(토) 10:00 ~ 17:00

    장소/ 반월성, 용연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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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역사문화유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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