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보기

정수연

[문화플러스] 알쓸신운(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운동사전 - 동네가 헬스장 시즌2)

2019년 경기북부 문화예술 공모지원사업



 7월 20일 일산호수공원 굴다리 밑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6월 1일부터 총 5회에 걸쳐 창작한 운동도구를 활용하여 실제로 일반인들과 운동을 해보는 시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창작한 운동도구와 매뉴얼의 배포하는 행사가 열렸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운동사전(이하 ‘알쓸신운’)>라는 타이틀을 단 매뉴얼에는 창작한 운동도구들과 활용방법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동네가 헬스장 시즌2>로 기획되었다.


  이 사업을 기획하게 된 데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숨어있다. 어느 날 백석동 거리를 걷던 중 아저씨 한 분이 나무판자로 직접 만든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어깨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동네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우리동네 운동도구’를 활용하는 방법들을 고안했으나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운동기구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상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조합해 새로운 운동기구를 만들고, 그 활용법을 매뉴얼에 담았다고 한다. 매뉴얼은 배포용 소프트커버와 비치 및 보관용 하드커버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하였다.


  <동네가 헬스장 시즌2>를 진행하기에 앞서 섭외한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총 5회에 걸쳐 운동기구를 창작하고 매뉴얼을 제작하였다. 매뉴얼에 실린 운동방법은 트레이너와 협의하여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운동효과가 좋은 동작들을 직접 개발한 것이다. 운동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해 탬버린이나 물티슈 뚜껑 등을 이용한 운동방법들도 개발하였다. 이런 운동방법들과 도구들은 ‘일상이 예술이 되게 하라’를 모토로 내세운 창작자의 방향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개발과정을 거쳐 운동도구와 운동방법, 매뉴얼을 완성한 후, 7월 20일 일산호수공원에서 일반 시민들과 함께 개발한 것들을 시연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미리 신청자들을 받아 장소를 공지하였는데, 행사 당일 비가 와서 대다수의 신청자들이 신청을 취소하고 5명만이 참여했다.


 비를 피해 굴다리 밑에서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 하에 1시간 가량 운동이 진행되었다. 간단한 몸풀기부터 시작하여 꽤 힘을 들여야 하는 동작까지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졌다. 이날 교육에 활동된 창작 운동도구는 <아님말고 밴드>이다. 루프밴드 2개와 찍찍이(발목반사밴드) 1개로 구성된 DIY 운동기구로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재료들을 조합하여 만든 것이 특징이다. 찍찍이 덕분에 루프밴드의 활용도가 높아져서 여러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매뉴얼에 설명되어 있는데 실제로 1시간동안 다양한 운동동작을 만들어냈고, 일산호수공원의 지형을 활용하여 운동을 하기도 했다. 또한, 탬버린과 물티슈 뚜껑 등을 활용한 운동법도 트레이너가 직접 방법을 보여주며 소개하였다. 운동이 끝난 후 참여자들에게 <아님말고 밴드>와 매뉴얼을 배포하며 행사를 마무리하였다. 이 외에도 알쓸신운이 개발한 운동기구들이 매뉴얼에 몇 가지 더 소개되어 있다. 우선 <악수 밴드>라는 것이 있다. 밴드 운동을 할 때마다 밴드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는 것에서 착안해 밴드 끝에 손을 달자는 아이디어를 내 만들었다. 네일 아트용 손모형에 밴드를 연결하여 직접 만들었다는 이 운동기구는 처음에는 약간 엽기적인 느낌이 들지만, 확실히 밴드를 놓치는 불편함은 많이 해소되었을 것 같고, 재미있는 아이디어 상품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잘 깨지는 케틀벨>은 보통 무쇠를 소재로 만드는 케틀벨을 도자기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무쇠로 만든 기존의 케틀벨에 비해 흙으로 만들어 잘 깨지는 것이 반전이라고 매뉴얼에 밝혔는데, 그 반전이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운동을 직접 하면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가제트 나무>는 버려진 나무를 재활용하여 <아님말고 밴드>와 함께 쓸 수 있는 나무 운동도구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활용도가 무궁무진해서 이름을 <가제트 나무>라고 지었다고 한다.


 <동네가 헬스장> 사업은 동네에서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예술 프로젝트이다. 2017년에 처음 시작했고, 이번 사업이 <시즌2>로 진행되었다. <시즌1> 때는 일산호수공원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운동도구를 활용하는 운동방법을 개발하였고, <시즌2>에서는 앞에서 소개했듯이 일상용품을 활용한 운동도구와 매뉴얼을 만드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동네가 헬스장 시즌2>의 부제를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운동사전’라고 정한 것은 전문적인 운동도구가 아니라 쓸데없더라도 일상에서 재미있게 활용될 수 있는 창의적인 운동도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고, 동네 공방과의 콜라보도 시도했다고 한다. 재미있게 운동하자고 하는 일이라 가끔 어려움과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아님 말고”를 외치며 즐겁게 작업했다고 했다.

글쓴이
정수연
자기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