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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문화원 축제 모니터링 "가는 날이 장날"

[경기문화재단]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시흥문화원 축제 모니터링

“가는 날이 장날”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다시 지정되어 시행된 지 6년째다. 비교적 얼마 되지 않은 ‘쉬는 날’인 한글날, <가는 날이 장날>에 가는 날이기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은 시흥문화원에서 진행하는 마을 축제로,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에 참여하며 만든 장(醬)을 선보이고, 마을 주민들의 끼와 재능을 공연과 체험 부스를 통해 전하는 장(場)이기도 했다.


이렇게 이중적인 의미와 전복(顚覆)하는 재미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가는 날이 장날> 현장에 막 도착했을 때, 공연의 리허설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동네마다 비슷한 모양으로 조성되어 있는 놀이터 겸 공원엔 여느 때와 달리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아주 많은 수의 사람들은 아니지만 마을 축제로서는 적당한 수의 사람들이 공연장에 둘러앉아 리허설을 보고 있었다. 필자의 이목을 끈 것은 수시로 들려오는 날카로운 기계음이었다. 스피커에서 나는 노이즈인지 하울링인지 모를 소리가 필자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관중들은 여전히 흥겨워 보였다. 다행히 관계자의 조치로 문제는 해결되었다. 이제 본격 공연 시작!




시흥문화원 최경애 선생님의 간단한 인사말을 시작으로 시흥팝스오케스트라 팀이 무대에 오르며 마을 축제의 막이 드디어 올라갔다. 클래식엔 문외한이고 관현악 연주 역시 평소엔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음에도 어렵지 않게 귀 기울일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마을 주민들도 필자와 같을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잡담과 소음, 어수선함과 전문적이지 않은 연주가 공존하던 그 순간이 재밌고 친숙했다. 언덕 위 전당 안에 있던 저 고상한 ‘예술’이 마을로 친히 내려와 ‘인간(적)’이 되는 순간이랄까. 인정한다. 표현에 비약이 있음을. 그러나 “일상이 작품이 되고 마을이 무대가 되고 관계가 문화가 된다.”라는 해당 사업의 취지를 감안한다면 그리 지나친 비약은 아닌 듯하다.


이런 축제에 왕왕 등장하는 하이텐션 목소리와 오버액션 몸짓으로 축제를 소개하는 진행자가 아예 없었다. 마을 주민들로 이루어진 다양한 팀들이 이어달리기하듯 공연은 죽 이어졌다. 그 와중에 작은 사건이 발생하였다. ‘시흥스타’라는 동호회의 공연 중에 발생한 건인데, 노래를 부르시던 어르신이 갑자기 노래를 부르다 말고 세션으로 반주해 주시던 어르신들에게 박자가 안 맞는다며 뭐라고 하시는 거다. 그렇다고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해프닝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다른 어느 장면보다 이 해프닝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뭘까. 어쩌면 가장 ‘생활문화’다운 장면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공연 중 ‘일단 멈춤’은 처음 보는 일이라서?


어떤 이유든 여기서 글도 ‘일단 멈춤’ 하고, <가는 날이 장날>을 기획한 시흥문화원의 최경애 선생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옮겨 본다.




1. 축제를 기획한 <시흥문화원>은 어떠한 단체인가요?

시흥문화원은 시흥시에 관한 전통문화와 생활문화, 또 그 시대가 원하는 문화를 계속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에요.


2.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시흥문화원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에 4년째 참여하고 있어요. 시간이 거듭될수록 이 사업이 더욱 재미있어지고 있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생활문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알아가고 싶고, 더 다양한 사람들과 주민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이번에 진행한 행사는 여타 행사들처럼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행사와 공연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버스킹 느낌에 더 가까워요. 일정을 빡빡하게 짜지 않았으며 사회자도 따로 정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어요. 공연에 참여하는 주민 당사자가 더하고 싶으면 더하고, 실수하면 실수하는 대로, 이상한 소리가 나도 괜찮고, 준비 시간이 많이 걸려도, 어설퍼도 다 괜찮아요. 천천히 가더라도 계속하고 싶어요. 지금도 그렇게 공연하고 있고요.


3. 생활문화 디자이너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생각에는 전문가가 아니라 매개자이지 않을까 싶어요. ‘생활문화’를 옆 사람에게 재미있게 알려주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저는 마을에서 어떤 분들이 계시고, 어떠한 재능을 갖고 계신지 다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생활문화 디자이너가 마을의 재능 있는 주민분들을 발굴하고 제게 연결해주는 ‘매개자’의 역할을 하고 있어요.


4. 사업 초기와 사업 진행 이후 각각 느꼈던 ‘생활문화’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제가 처음에 이 사업에 참여했을 때 사실 생활문화가 무엇인지 잘 몰랐어요. 또한 본 사업은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해서 시간도 많이 들고 어렵게 느껴졌죠. 하지만 이 사업을 통해 시흥문화원이 많은 마을 주민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 마을 주민들 간 소통의 장을 열 수 있어 좋았어요. ‘생활문화’의 의미는 아직도 쉽게 정의 내리기는 어렵지만... 주민들이 갖고 있지만 나누지 않았던 무언가를 같은 주민들끼리 나눌 수 있게 된 것부터 ‘생활문화’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시흥문화원 최경애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된 것 같다. 공연 중 ‘일단 멈춤’에서 느꼈던 ‘생활문화스러움’의 정체를. 개입하지 않아서, 기획하지 않아서 발생한 우연한 삐걱거림이 어쩌면 정연(井然) 하게 기획된 전문 공연보다 더 ‘생활문화적(的)’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삐걱거림 그 자체로 ‘생활문화성(性)’이 담보된다는 뜻은 아닐 터.




한편 공연이 끝날 때까지 <가는 날이 장날>의 곳곳을 취재하며 두리번두리번 무언가를 계속 찾았다. 바로 ‘장(醬)’이다. 그렇다. 고추장, 된장 같은 그 장 말이다. 마을 축제 이름에서, 축제 소개에서도 그렇게 강조한 장(醬)이 정작 현장에 가보니 없더라. 그 묘연한 행방을 나는 ‘비빔밥’에서 찾을 수 있었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고추장으로 만든 비빔을 컵에 담아 장맛을 선보였던 게다. 맛은? 있었다. 속담에 “장맛은 혀에 한번 묻혀 보면 안다”던가.


※ 경기생활문화플랫폼 사업 안내 (하단 링크 참조)

http://ggc.ggcf.kr/p/5d8b82367048904d2c0c8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