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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경기유망작가 생생화화(김상균)

경기유망작가 생생화화(2018)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

: 김상균

신승오(페리지갤러리 디렉터)


김상균작가는 어떤 초현실적인 풍경을 그려냅니다. 그는 이를 위해 인터넷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 남들에 의해 생산된 이미지, 자신이 찍은 실제의 이미지 등 소재와 표현 방식, 매체, 재료도 서로 다른 성향들을 가진 이미지들을 수집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수집된 이미지들은 다시 작가에 의해 서로 인과적인 연결이 아닌 방식으로 조합되어 결과적으로 하나의 풍경으로 드러납니다.


나무, 캔버스에 유채, 227.3 x 181.8cm, 2018


우리가 일반적으로 복잡한 풍경에서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어떤 장면을 구성하는 개별의 요소들 보다는 화면 전반에 걸쳐있는 그들의 배열 혹은 결합의 양상입니다. 그런 이후에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 세부를 자세히 살펴보게 됩니다. 그렇기에 어떤 풍경의 모습은 개별적인 요소들에서 발견되는 이야기보다는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어떻게 배치했는가에 따라서 그 본질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슷한 소재와 대상들을 사용한다고 해서 다 같은 성향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김상균작가가 자신이 사용하는 이미지들을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우선 작가와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특정한 단어를 언급 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를 살펴보았습니다. 그것은 ‘불편함’이라는 단어입니다. 필자와 작가는 처음 만남에서부터 이 단어에 대해서 서로 다른 이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면서 본인의 작품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유발한다는 표현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1차 워크숍에서 다른 참가자들이 언급했었고, 필자도 그의 작품들에서 보여지는 풍경이 시각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불편함을 주고 있지 않다는 이상한 지점을 살펴 보는 것이 그의 작업을 이해하는 첫 걸음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그와의 대화를 진행하는 과정은 그가 말하는 ‘불편함’에 대하여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평행선을 그리던 의미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였던 것인지를 파악하여, 각자가 생각하던 생각의 접점을 찾는 일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김상균작가의 작업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핵심적인 과제였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 부터 살펴보아야 했습니다. 김상균작가는 현재의 회화 작업을 하기 이전의 영상작업에서는 영상의 언어와 회화의 표현 언어를 연결을 하여 시각언어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매체적 시점의 교란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대상을 바라보는지에 대해 실험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시각 이미지로 어떻게 번역해 내어야 하는가에 대한 예술적 행위에 대해 고민을 했었습니다.


Are You Lonesome Tonight, 캔버스에 유채, 227.3 x 545.4cm, 2018


그가 이러한 활동 이후 다시 회화의 영역으로 돌아왔을 때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시점의 이동과 교란입니다. 그렇다면 이 교란은 그의 회화 작업에서 어떻게 사용되는가? 회화의 긴 역사를 통해 얻어진 기술적 방법론들로 인해 꾸준히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성을 바탕으로 하는 회화적 시선과 사진, 영상을 통한 미디어의 시선들이 우리가 바라보는 실제의 시선과 겹쳐지면서 그가 생각하는 이러한 시점들의 교차는 결국 허상의 풍경으로 나타남을 파악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복잡다단한 시선들로 가득한 확연하게 구분되는 이미지들이 서로 이어져 있는 풍경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그의 회화 작업들을 살펴 보면 이러한 허상의 풍경을 아파트의 인위적인 조경, 드라마, 광고, 영화에서 발견되는 이미지 등을 사용하여 이질적인 모습을 드러내왔습니다.


그렇지만 이 풍경들은 서로 이질적인 것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말하는 것과 같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 이는 아마도 우리가 이미 이러한 빠르게 소비 되고 비연속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미지들이 생산되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어디를 둘러보아도 이미지들로 꽉 차있는 세상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바라보고 소비하는 이미지들이 동일한 층위의 성분이 아니더라도 어느 단일한 기준에 따라 균질화 되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오히려 아주 이질적인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집합체를 이루는 것이 우리에게는 이미 친숙하고 보편적인 풍경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작가가 말하는 ‘불편함’ 이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작가는 이러한 시각적 익숙함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러한 시각적 익숙함을 통해 우리는 어떤 본질에 접근할 수 없으며, 시각적 대상을 온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생각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보편적으로 친숙함과 편안함, 안정감에 대한 유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혹은 새로운 가능성으로 열려있기 보다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사고를 폐쇄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러 한 폐쇄성 안에서 어떤 인식이 마치 ‘나’라는 주체에 기준을 둔 주관적인 생각이라고 착각 하고 살아가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그 어떤 것도 새롭게 바라 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익숙해져 버린 요소들에 내재되어 있는 폐쇄성과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작가 는 익숙함에 침잠된 상황 속에서 누군가에 의해 이미 생산된 다종다양한 이미지들을 우리가 지금처럼 소비하는 방식을 통해 어떻게 회화에서는 그 의미를 재생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각 이미지들이 실제의 공간에서 가상의 공간까지 이어져 있어,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그 영역을 무한히 확장해 나가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미지들의 텅 비어버린 허구성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러한 허구성의 원인이 이미지 그 자체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바라보고 소비하는 주체인 ‘나’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로 그가 이야기하는 시각적 익숙함에 대한 불편함입니다.


여기서 그의 최근 작품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숲이라는 장면을 상상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정형화 된 장면처럼 보이는 이 풍경은 전체적인 분위기는 드라마틱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각각의 이미지들은 자신이 배치된 위치에서 전체에 침잠되기보다는 그 경계를 명확하게 하면서 다른 욕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화면의 좌우와 전면에 배치된 수직적인 나무들 사이에 나타나는 명확한 과일, 꽃, 원뿔과 같은 정물화에 사용되는 이미지들과 새, 고양이, 인물의 모습은 풍경 속에서 연결되어 있지만 서로의 옆에 인접해 있을 뿐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표현 방식에서도 나무와 땅, 산의 모습에는 명확한 색과 선, 면의 패턴을 강조하기도 하고, 나무 사이에 수직으로 강렬 한 색선들을 그려냅니다. 또한 전형적인 원근법을 사용하면서 동시에 위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그는 상반되는 것들의 공존된 풍경에서 논리적이기 보다는 직관적인 구성을 통해 허상적 이미지지로 가득한 풍경을 그려내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시도에서 두 번째 불편함이 발생합니다. 이는 작가에게 발생하는 근본적인 불편함으로 위에서 우리가 살펴본 것과 같이 그는 시각적 익숙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심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해 나갑니다. 그러나 작가도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에게 익숙해져 있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작업을 구성하고 조화롭게 이를 표현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의 의식이 제어되지 않는 데에서 오는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의식 속에서 무엇이 나타나는 순간, 그것이 오래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끊임없이 이를 비워내고 그 자리를 새로운 것들이 채워나갑니다. 이러한 기존의 것에서 이탈 시키는 새로움을 위한 행위들이 정신 안에서 벌어지지만, 이는 너무 순간적이어서 자기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고정시킬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나’의 내면의 비물질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을 다시 외부의 물성을 가진 작업으로 표현해 내기 위해서는 어떤 기본적으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틀이 없이는 구현 할 수 없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시 인지하면서 자신이 작업해 나가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불편함을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자면 김상균작가에게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이미지와 이미지의 이질적인 것들의 충돌이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의 절충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미지와 이미지, 면과 면, 선과 선, 색과 색 들을 구분하는 경계 지점들 그 자체에 집중합니다. 어떤 것을 회화적으로 구분하게 해주는 것들은 작가가 이야기하듯이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져 있는 빛, 색, 면, 그리고 패턴과 같은 반복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이것은 어떤 것을 명확하게 지시해주는 단계에서 멈추어 버릴 수 있는 고정된 경계를 가진 것입니다. 그러나 작가에게는 감성적인 것, 지적인 것, 가능한 것들이 형성 하는 틀 그 자체가 어떤 시간과 장소,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혼돈과 혼란의 것에서 특정한 장에서 보여지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다양 한 방식과 이미지들이 동시에 드러나는 그의 풍경에서 보여지는 모든 요소들의 틈, 사이, 경계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드러내고자 하였으며, 이는 순간적이며, 지금 현재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따라서 끊임없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것들을 고정된 회화에서 다루기에는 당연하게 불편함을 동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김상균작가가 말하는 ‘불편함’이란 작품의 생성의 과정 속에서 끊임없는 타협 결과에서 나타나 는 것이며, 그의 작업의 원동력이자 지속적으로 가지고 가야 할 화두로 보입니다.



신승오


신승오(1975)는 페리지갤러리 디렉터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및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 했다. 2006년-2011년 <덕원갤러리> 큐레이터, 2011 년-2012년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아트디렉터를 거쳐 2014년부터 현재까지 ㈜KH바텍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공간인<페리지갤러리>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지속적으로 작가의 개인전 기획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현재는 40대 이상의 중견 작가들의 지속적인 작업활동과 기획자와 작가의 관계성과 협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전시 및 공모전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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