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정수연

[문화플러스] 무형유산의 향기-범패, 아리랑 그리고 경기잡가

2019-09-21 ~ 2019-09-21 / 2019년 경기북부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

지난 9월 21일 고양어울림누리 별모래극장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활성화 공연”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무형유산의 향기: 범패, 아리랑 그리고 경기잡가>라는 주제의 특이한 공연이 무대에 올려졌다. (사)경기잡가포럼이 주최/주관한 이번 공연은 일반 공연무대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범패(梵唄)를 접해볼 수 있다는 점도 독특했지만, 좀처럼 한 무대에서 보기 힘든 범패, 아리랑, 경기 잡가를 조합한 구성도 독특했다.


범패는 아리랑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소리로서 절에서 주로 재(齋)를 올릴 때 쓰이는 음악으로 가곡, 판소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성악곡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종교음악이기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우리나라 국민에게 조차도 생소한 분야로 남아 있다. (사)경기잡가포럼 이사장인 노경미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는 30여년 이상을 경기민요 발전에 매진해 오던 차에, 한 때 허무함과 심리적 위기가 찾아왔던 시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 때 우연히 방송에서 범패를 듣게 되었고, 마음에 끌림이 있어 수년간 범패를 배우게 되었다고 했다. 그 후 범패에 푹 빠지게 되었는데, 범패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에 2014년 범패를 담은 음반 ‘깨침의 소리’를 발매하기도 하고, 범패를 무대에서 공연하는 기회를 마련해 왔다고 했다. 또한, (사)경기잡가포럼 이사장으로서 언제나 ‘경기잡가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경기잡가의 대중화 방안 역시 고민해 왔다고 했다. 이런 여러 염원들과 고민들을 담아 이번 공연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인 범패와 아리랑의 활성화를 도모할 뿐만 아니라 경기잡가를 널리 알려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를 기원할 목적으로 기획하였다고 한다.


어린이들과 젊은 소리꾼으로 구성된 경쾌한 오프닝으로 시작한 이번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범패와 아리랑을 번갈아 가며 무대를 구성하였고, 2부에서는 경기잡가와 민요로 흥겨운 무대를 이어갔다. 특히 1부에서는 범패인 <천수바라무>, <도량게 나비무>, <사다라니바라무>를 범패에 맞춰 추는 춤인 작법(作法)과 함께 선보였고 그 사이사이에 <긴아리랑>, <정선아리랑>, <구아리랑> 등을 끼워 넣어 종교음악과 순수예술음악의 콜라보레이션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국악평론가이자 이북5도 문화재위원인 사회자가 중간중간 나와서 진행을 하면서 범패나 아리랑, 경기잡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더하면서 공연 내용에 대한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은 출연진 전원이 나와 <풍등가>를 부르면서 흥겹게 마무리 되었다.


이날 공연을 위해 몇 달 동안 경기잡가포럼 출연진들과 구성원들을 꽤 바쁜 일정을 보냈다. 출연자들은 노경미 이사장, 경기국악제 대통령상 수상자인 한진자 명창, 전국국악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자인 김영미 명창, 이혜선 명창 등을 비롯하여 각종 경연대회나 무대에서 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이 분야 최고의 실력자들로 구성되었다. 이런 무대를 만들기 위해 지난 5월 각 파트별로 책임자 및 캐스팅을 완료했으며 예산 등을 확정하고 공연장 대관계획을 세웠다. 그 후에는 발빠르게 출연진과 레퍼토리를 확정하고 연습에 돌입했다. 또한, 한편에서는 스토리개발 회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더웠던 여름은 파트별 연습과 전체 연습을 번갈아 하는 가운데 빠르게 지나갔다. 연습을 하면서 스토리를 발전적으로 수정해나가는 작업을 계속했고, 전문가들을 섭외하여 음악과 안무 지도를 받으며 무대를 완성해갔다. 동시에 카페 및 유튜브에 연습영상을 소개하거나, 홍보물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등 홍보활동도 병행하였다. 공연을 한달여 앞두고부터는 홍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언론홍보도 실시하였다. 9월 드레스 리허설과 음향, 조명, 무대 구성을 확정하는 등 9월 21일 공연을 위한 준비를 조금씩 마무리해갔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호응도 역시 좋았다. 약 250명 정도가 모인 관객들은 재를 올리는 범패 공연은 조용히 관람했지만, 아리랑과 경기잡가, 민요가 나오는 순간에는 흥겨운 추임새를 넣어가며 적극적으로 무대를 즐겼다. 한 판 잘 놀다간다는 느낌으로 모두가 흥겹고 즐거운 가운데 공연이 마무리 되었고, 공연 후 로비에서는 출연진들이 나와 관객들과 사진촬영을 하며 공연의 여흥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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