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정수연

[문화플러스] 생활문화 계층별 맞춤지원

2019-12-09 ~ 2019-12-09 / 2019 경기북부 문화예술공모지원사업


12월 초 교남어유지동산에서는 연말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송년음악회가 열렸다. 경기 파주시 교남어유지동산에 위치한 행사장을 들어서니 오케스트라가 흥겨운 음악으로 행사의 오프닝을 장식하고 있었다. 넓지 않은 공연장이 많은 수의 삼광고등학교 오케스트라단원들과 송년음악회를 즐기고자 찾은 어유지 가족, 지역주민, 후원자, 자원봉사자, 지역관청 사람들까지 어울려 북적였다. 오케스트라는 관객들에게 친숙한 연주를 이어갔고, 결국 흥이난 관객들이 관객석에서 내려와 어깨춤을 덩실거리면서 행사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어릴 적 동화책에서 본 따뜻한 크리스마스 파티 같은 분위기에 오랜만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광경이었다. 삼광 오케스트라 연주가 끝나고 지역 어린이집의 귀여운 어린이들의 노래와 율동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어유지동산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송년회 행사로 마련된 자리이다. 한 해의 힘든 농사 여정을 마무리한 어유지 가족들과 각자의 삶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한 해를 보냈을 지역주민들, 후원자, 자원봉사자 등 모두를 위로한다는 의미로 행사명을 “토닥토닥 작은 음악회”로 지었다. 지역민들의 공연이 끝나고 드디어 본격적인 어유지동산 동아리 공연이 시작되었다. 관객석에 앉아 있던 어유지동산 가족들이 무대로 들어서자 관객석에서는 더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스탭들이 빠르게 첫 순서에 필요한 짐볼을 세팅하는 동안에도 공연자들을 응원하는 소리가 계속되었고, 공연자들도 설레는 표정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친숙한 우크렐레 연주와 짐볼을 드럼삼아 두드리는 공연 수준은 누가 봐도 아마추어 동아리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지만, 장애인들이 이번 공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무리 없이 공연을 진행해 나갔다. 이후 줌바댄스 공연과 우크렐레 연주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관객들은 공연자들은 무대가 하나 끝날 때마다 진심어린 박수로 그들의 격려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교남어유지동산은 친환경적 농업을 실천하며 친환경적 농산물의 생산과 판매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의 건강한 직업생활 영위와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1995년 개원한 이래로 발달장애인들에게 직업재활로서 적합한 농업을 주 업종으로 하여 장애인 개개인을 잠재적 능력을 갖춘 직업인으로 성장시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보장받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지속해왔다. 강화에서 시작되어 김포를 거쳐 파주에 정착하기까지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던 어려운 시절도 겪었다고 했다. 그래서 발달장애인들이 지역민들과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지역민들과의 화합과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문화예술을 선택했다. 문화예술은 장애 여부를 떠나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해주고, 소통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함께 하나의 공연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 협력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경험을 제공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 등을 통해 장애인이 문화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도록 하고, 문화, 예술 시설을 이용하는데 있어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장애인들이 문화예술의 참여와 향유의 기회를 가지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교남어유지동산 측은 장애인과 더불어 문화예술의 참여와 함유 기회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지역민과의 연계를 통해 여러 예술 활동 등을 조직하여 운영해 왔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올해 교남어유지동산에서는 우크렐레, 짐볼, 합창 등 어유지리 농가주민들과 교남어유지동산 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려질 수 있는 동아리 활동을 진행해왔고, 이 공연을 위해 오랫동안 연습을 해왔다고 한다. 동아리 활동은 농촌의 취약계층들은 실질적으로 문화예술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문화참여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장애인과 지역민 간의 유대감과 협동심을 기르기 위해 진행해 왔다 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단순히 여가활용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그들의 전반적인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고, 자존감과 자기효능감을 갖게 하고, 자기의 가치를 재인식하게 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교남어유지동산은 기본적으로 직업인으로서의 장애인을 양성해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장애인들에게 자신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신념을 심어줌으로써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길러내는 사명도 담당하고 있다. 교남 어유지 동산의 가족들이 직업적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문화적 소양과 능력도 함께 배양하여 보다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회인으로서의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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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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