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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취재단] 대만 생활문화 현장리뷰 (현지인터뷰편)

2019-12-03 ~ 2019-12-07 / 2019 국외 우수 생활문화 현장사례 탐방


-대만 현지 코디네이터 인터뷰-

대만의 생활문화는 어떤가요?



대만의 생활문화를 보러 떠난 이번 일정에서 5일 중 이틀은 현지 코디네이터의 안내를 받아 현장을 취재했다. 코디네이터는 30대 화교 여성이었다. 한국에서 살다가 대학교부터 타이베이에서 공부했고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왕 선생이다. 부모님은 부산에 살고 계신다. 한국 문화와 대만 문화를 동시에 이해하는 코디네이터라서 대하기 편했다.


코디네이터의 안내를 받은 곳은 난지창 중칭리 마을, 타이베이 마을만들기센터와 인근, 도시재생을 보러 화산1914 창의문화원구, 송산문창원구, 생태 마을인 난강 찌우루 마을 등이다.


함께 다니는 동안 궁금한 것들을 틈틈이 물어볼 수 있었다. 대만의 생활문화와 관련된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Q. 한국에서는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공연, 전시, 축제 등을 지역에서 펼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 동호회 간 연대나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도 꾀하고 있죠. 최근에는 생활문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고요. 대만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A. 대만에서는 생활문화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상에서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국보다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사람들은 술을 마시는 문화가 거의 없고 직장인들의 회식도 매우 적습니다. 정시에 퇴근하는 편이고 그러다 보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요.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문화 활동을 하는 편입니다.


Q 대만 사람들이 참여하는 문화 활동이라면 주로 어떤 것들인가요. 직접 예술 활동을 취미로 하는 편인가요.  


A. 미술 전시회나 사진전, 공연 등을 주로 보러 갑니다. 가서 보고 좋다고 느낀 것을 SNS에 올려서 친구들에게 알리고 하니까 더 많은 사람이 가게 되고요.



Q. 일상에서 문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즐기는 연령대는 어느 층인가요. 한국에서는 직장에 다니는 기혼자들은 문화를 즐길 시간을 내기가 사실상 어려운데요.


A. 특별히 어떤 연령대라고 하기보다는 남녀노소 다 즐기는 것 같아요. 이곳은 맞벌이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밥을 거의 사 먹는 문화랍니다. 아침 식사나 저녁을 집에서 만들어 먹지 않고 사 먹게 되죠. 그런 면에서는 한국인보다 시간을 더 활용할 수도 있겠다 싶네요.


(우리가 타이베이 시내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세븐일레븐에서 아침을 먹거나 먹을 것이 들어있는 봉지를 손에 들고 있었다. 야시장이 많은 이유도 사 먹는 인구가 많기 때문인 것 같다. 현지인들이 사 먹는 식사는 소박한 것들이었다. 보장암 예술인마을을 보고 돌아오던 날, 사람으로 가득 찬 식당을 호기심에 들어가 보니 각각의 접시에 국수와 고기 볶은 것이 조금씩 놓여있었다. 돌아오는 날 아침, 숙소 근처에서 갖가지 반찬이 수북이 쌓인 매장을 보고 이끌려 들어갔다. 우리 밥상에서 볼 수 있는 나물들에서부터 처음 보는 음식들이 5~60가지는 될 것 같았다. 도시락처럼 밥과 반찬을 세트로 팔기도 했다. 우리는 이름도 모르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만 접시에 담았다. 가짓수가 아니라 무게로 값을 매긴다. 우리 돈으로 4천 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아침을 해결했다. 음식값은 우리나라보다 싼 편이다.)



Q. 대만인들의 문화 참여 성향은 어떤가요. 우리나라는 대중 미디어 문화가 발전한 편이라 젊은이들의 호응도가 높은데요.


A. 대만은 한국의 아이돌 같은 인기 있는 가수는 적습니다. 그 대신 전시회 같은 건 줄이 길어도 기다려서 보죠. 예술가에 대해 너그럽습니다. 예술문화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편이라서 문화예술가들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보장암 예술인 마을을 둘러보며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부나 시민이 문화예술을 보는 시선이 긍정적이라는 것 말이죠.)



Q. 타이베이는 대만의 수도인데요. 시내를 다니며 눈에 띈 것이 색바랜 건물이 많고 번듯한 건물 사이에 낡은 공간이 남아 있었어요. 한국은 중심가에 퇴락한 건물이 있으면 도시미관을 위해서 정비를 하는 편인데 여기는 그렇지 않나요. 시민들의 옷차림도 매우 수수하다고 느꼈고요.


A. 대만은 획일적으로 규제하거나 맞추어 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도심에 지저분한 버려진 공간도 있고 그렇습니다. 또 대만은 비가 많이 내리죠. 연중 200일 정도는 비가 온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 건물도 칙칙한 색으로 변하고요. 벽면을 색칠할 여유가 없이 비가 오니 그럴 거예요. 집안에서도 평범한 가정은 대부분 도배를 하지 않습니다. 높은 습도 때문에 곰팡이가 피거나 하니 한국처럼 쾌적한 주거상태는 아닐 수 있지요.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으니 난방시설도 없고요. 시민들의 옷차림도 늘 비가 오니까 수수한 옷으로 입고 다닐 수밖에 없답니다.


기후가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는군요.


A. 그렇습니다. 그래도 이곳 사람들은 생활 만족도가 높아요. 굳이 서울과 비교하자면 여기가 훨씬 높은 편입니다. 여기는 그렇게 경쟁적이지 않아요. 대기업이 적기도 하지만 기업 간 임금 차이도 적은 편이라 치열하게 경쟁해서 대기업 가려는 문화가 없죠. 나름 성실한 편이고요. 좀 고지식하다고 할까요. 보수적인 문화이기도 하죠.



짧은 5일 동안의 여정이었지만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 대만이 우리나라와 같은 동북아시아인데도 문화 성향도 사고방식도 많이 다른 느낌을 받았다. 종교적인 것, 문화적인 것들이 어느 정도는 낯설기도 했고 배울 점도 있었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 문화 예술에 대한 긍정적 시선 같은 건 부러운 모습이었다.


생활문화라는 말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문화예술을 누리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난지창 중칭리 마을의 공동체에서 본 것처럼 이웃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견고한 수준에 도달한 곳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지역 공동체가 생활문화를 기반으로 평화롭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작 성 자 : 유미희

○ 활 동 명 : 2019 생활문화 취재단

○ 활동내용 : 경기문화재단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 사업 현장 취재


생활문화 취재단은 '경기생활문화플랫폼'과 '생활문화 공동체(동호회) 네트워크'의 사업 현장을

 취재하여 경기도내 생활문화 현장을 더 많은 도민들에게 전달 및 공유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