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정수연

[문화플러스] 충장공 정발장군 일대기 "영웅 정발"

2020-05-30 ~ 2020-05-30 / 2019 경기북부 공모지원사업


백운(白雲) 정발(1553∼1592)은 연천군 미산면 백석리 출신으로 1579년 무과에 급제한 후 해남 현감, 거제 현령 등 지방직과 비변사 낭관 등 중앙직을 두루 거친 조선 중기의 무신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 나라의 명을 받아 천명의 병사를 이끌고 전쟁터에 나가 왜장 고니시 유키나가 이끄는 18,000명 군사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다 순절한 충신으로 알려져 있다. 후에 정발 장군의 공적이 알려지자 선종은 승정대부 의정부 좌찬성겸 판의 금부사 오위도 총부 도총관으로 중직하고 충장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또한, 연천면 미사면에 묘를 만들었는데, 치열한 전투로 인해 장군의 시신은 찾지 못하고 당시 전장에서 입었던 검은 갑옷과 투구만 가져와 묘에 안장시켰다. 정발장군묘는 현재 경기도 기념물 제51호로 등재되어 있다. 정발 장군을 주제로 한 이 행사는 연천 지역이 이렇게 위대한 장군을 배출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널리 알림으로써 연천군민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시작되었다. 올해로 4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작년 3회까지는 연천 시내를 도는 시가지 행렬로 진행되었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무대공연으로 대체되었다. 시가지 행렬에는 지역 청소년들을 비롯해 다수의 지역민들이 참여하였고, 지역 주요 상권과 거주지 등을 돌며 모든 지역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같은 분위기를 형성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사)한국예총경기도연합연천지회는 대내적으로는 정발 장군을 구심점으로 삼아 연천군민들이 내 고장을 자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정발 장군을 주제로 한 역사적 교육과 문화산업을 통해 지역 홍보와 지역민들의 단결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또한, 대외적으로는 연천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외부인에게 연천군에 대해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급하게 무대공연으로 행사내용이 변경되다 보니 출연자 섭외나 공연내용을 준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공연 장소를 섭외하거나 무대 설치를 위한 장비 및 인력을 확보하는 등 공연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전문 예술인들을 섭외하여 연습을 진행하는 한편, 행사에 필요한 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업무까지 동시에 진행해야 해서 한동안 행사준비로 꽤나 바쁜 날들을 보냈다고 했다. 공연은 연천공설운동장 야외무대에서 진행되었는데, 무대 앞 객석 위에는 그늘막을 설치하여 더워진 날씨에도 관객들이 공연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였고, 나무그늘 아래에도 돗자리를 마련하여 관객들이 넓게 퍼져 앉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간단한 간식과 음수대를 준비하는 등 관객들을 위해 세심하게 행사를 준비하였다. 이날 행사는 <써니7080>, <와이풀> 등의 거리공연과 <서예가 퍼포먼스>, <이대호 희나리>, <영웅정발(연극)> 등이 주요 행사로 공연되었다. 세부 행사 주제들이 일관성 있게 정발 장군의 업적과 생애에 맞추어져 있었고, 음악과 미술,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관객들이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행사장에 들어서니 풍악과 함께 노랫소리가 울려 퍼져 이미 흥겨운 분위기가 고조되어 있었다. 그 후 흰 천이 마련된 무대 위로 서예가가 올라와 즉석에서 퍼포먼스를 이어가 볼거리 제공했다. 이후 정발 장군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낭송이 이어졌고, 연극 <영웅 정발>이 공연되고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하이라이트였던 연극 <영웅 정발>은 정발 장군의 공적을 다룬 재연극으로 장군의 나라에 대한 충성, 백성에 대한 사랑, 어머니에 대한 효심까지 균형 있게 담아냈다. 특히 나라의 명을 받아 전쟁터로 떠나야 하는 상황에서 어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인해 장군이 겪어야 했던 고뇌가 절절하게 표현되었다. 또한, 아들을 죽을 수도 있는 전쟁터로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은 검은 갑옷을 입은 아들에게 나라의 부름에 의연하게 나가라고 용기를 북돋는 어머니의 모습이 감동을 자아냈다. 그런 어머니에게 장군은 살아 돌아오겠다고 약속하여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지만, 결국 왜적과 싸우다가 전사한 아들을 붙잡고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먹먹하게 했다. 후에 선조가 무대에 등장해 정발 장군의 결연한 전사를 애절해 하며, 그에게 관직과 시호를 내리며 극은 막을 내렸다. 주최측은 타지역에서 정발 장군과 관련된 행사가 더 크게 진행되기도 하지만, 출생지역이자 묘가 위치한 연천에서 그 업적을 기리는 행사가 없어서는 안된다며 앞으로도 이 행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작년까지 진행했던 시가지 행렬은 물론 연극, 즉석 글짓기 등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더 개발함으로써 지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정기적인 지역 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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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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