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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남 고비, 하르 노르, 마두금 - 몽골 시뮬라크르
경기학광장Vol.2 _ Column & Study
< 남 고비, 하르 노르, 마두금 - 몽골 시뮬라크르 >
- 경기학광장Vol.2 _ Column & Study -
경기학광장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센터가 발간하는 계간지입니다. 경기도와 31개 시군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고자 합니다. 전문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진 누구라도 즐길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겠습니다. 경기학광장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올해 여름에도 몽골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에는 보름 일정으로 울란바토르에서 남서 방향으로 남 고비 사막에 갔었고, 올해 역시 보름 간 몽골 수도에서 북서 방향으로 자브항 하르 노르까지 다녀왔다. 몽골어로 하르은 검다는 뜻이고, 노르는 호수라는 의미다. 검은 호수. 두 해에 걸쳐 울란바토르를 기준으로 뒤집은 디귿 자로 몽골을 돌아본 셈이다.
▲ 차강노르의 여행자 캠프. 뒤로 보이는 차강노르는 오산시보다 넓다.
유목은 유랑이 아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큰 깨달음은 그동안 노마드(nomad)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하르 노르에서 돌아오던 길에 일행은 유목민의 집을 예고 없이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사전에 아무 연락이 없었음에도 게르의 주인은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수테 차를 대접하고, 함께 점심을 해도 괜찮겠느냐는 요청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 몽골 전통 복장으로 갈아입은 주인은 온 가족을 불러 소개해 주었다. 기분이 좋은지 몽골 가장의 상징이라는 코담배 갑을 꺼내어 일행에게 죽 돌리기도 했다.
너댓 살 돼 보이는 아이는 머리를 두 갈래로 땋고 있었다. 딸인 줄 알았는데, 벗은 아랫도리를 보니 아들이었다. 몽골에서는 두 갈래로 땋으면 사내애, 한 갈래면 여자애라는 말이 그제사 생각났다. 일행이 가져간 라면을 끓여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하다가 누군가가 주인에게 물었다. 저 아들이 이다음에 크면 유목을 하도록 하실 건가요? 아니요. 유목은 너무 힘들어요. 쟤는 도시에서 살게 할 겁니다.
가재도구와 라마 불교 불단까지 더 이상 알뜰하게 쓸 수 없겠다
싶게 공간을 활용한 게르 안에서 통역이 번역해주는 말을 들으며,
유목은 유랑과 완전히 다르다는 깨달음이 퍼뜩 떠올랐다. 초원과
가축을 돌보는 삶과 정처 없이 떠도는 삶이 어찌 같겠는가. 그동안
왜 유목민을 초원의 집시처럼 상상했었지?
정주(定住)하지 않고 자신을 바꾸어 창조적 삶을 사는 인간. 여러 학문과 지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지혜를 모색하는 자세. 퍽 매력 넘치는 유비(類比) 아닌가. 노마드는 유목민이라는 본디 뜻을 넘어 인문학 분야에서 확장된 의미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나는 그동안 잘못 알았다. 유목은 너무 힘들어요.
조드. 혹심한 가뭄과 한파 등 큰 재앙을 가리키는 몽골어다. 처음 몽골에 와서 들었을 때 깊은 울림을 받았다. 한겨울 섭씨 영하 40도를 밑도는 추위와 눈보라가 몰아치고 난 뒤에 초원이 마치 아이 스링크처럼 얼어붙는 상태를 차강(흰) 조드라고 한다고 했다. 얼음 밑으로 풀은 보이는데 뜯어 먹지 못하는 가축들은 그대로 죽어나간다. 양 염소 말 소 낙타가 수천, 수만 마리씩 떼죽음을 맞는 상황.
노마드는 조드를 피할 수 없다. 노마드는 조드의 비극을 뚫고 나가는 사람들이다. 구약 성경 욥기의 내용이 상상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몽골에서는 가축을 150 마리 정도 유목하면 한 가족이 그럭 저럭 살 만하다고 한다. 한겨울용 축사를 지어 대비하기는 하지만 언제 차강 조드가 닥칠지 알 수 없다. 여름 우기 전후에 찾아오는지 독한 가뭄은 또 어쩌겠는가.
게르의 주인이 아들을 유목민으로 키우고 싶지 않은 까닭은 몽골 초원의 사막화가 가속화되어서이기도 할 터이고, 도시의 편안한 삶에 자신도 끌린다는 고백이겠지만, 유목민의 거칠고 힘든 삶에 대한 토로 역시 짚인다. 노마드는 낭만적이지 않다. 오늘은 저 풀밭, 내일은 저 초원에 가축 풀어 놓고 하늘 보고, 별 보고, 흥이 나면 마두금이나 켜는 여유로운 삶이 전부가 아니다.
노마드의 매력은 규정된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조드를 견디며 버틴다. 하지만 그들 말로 ‘탱그리’라 부르는 하늘의 뜻이라고 받아들이면, 그들은 한나절 만에 게르를 걷어 다른 초원을 찾아 떠난다. 떠나기 전까지는 어떻게 하든 가족과 가족만큼 아끼는 개와 가축을 돌보기 위해 온갖 고생을 감수한다. 유목민은 너무 힘들어요.
유랑하는 삶도 힘들고 고단하다. 그러나 집시와 노마드는 삶의 양식이 판연히 다르다. 농경민도 자신의 힘으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우면 유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랑하는 농민은 상실감과 박 탈감에 시달린다. 반면 유목민은 그저 어제를 털고 오늘 탱그리의 뜻을 좇는다. 내일은 탱그리의 영역이다.
▲ 짐지트 바위. 마치 탱그리의 영역과 인간 세계의 경계 같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게르 주인의 이름과 나이를 미처 메모하지 못한 이유는 때마침 한국에서 카카오톡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나흘 이상 스마트폰이 먹통이었다. 하르 노르는 관광지인데도 그랬다. 유목민 게르에도 스 마트폰이 터지는 게 놀라울 일은 아니다. 게르에도 위성 안테나가 달렸고, 통신용 설비가 갖춰져 있다.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얼른 열어보니, 한국에 세워 두고 온 차량이 이상하다는 아들의 전언이었다. 폭염 탓인지, 시동을 켜자마자 알피엠이 치솟는다는 것이다. 견인차를 불러라, 수리를 맡겨라 주 고받다가 메모할 시간을 놓쳐 버렸다. 어쩌면 유목은 너무 힘들다는 말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를 놓쳤을 지도 모른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도시의 시간과 초원의 시간, 도시의 속도와 초원의 속도를 곰곰 다시 생각했다. 초원도 시시각각 변한다. 여행객 도시인이 느끼지 못할 따름이다. 키 작은 들꽃들이 피어나는 순서가 다르고, 바람의 결에 따라 풀이 눕는 방향이 달라진다. 지난해 찾아갔던 모래언덕[砂丘]의 모양도 그랬다. 그저 무심하게 바람에 자신을 맡겨두고 있는 듯했다. 도시의 시간은 카카오톡 메시지만큼 빠르다. 느긋하게 속도를 음미할 틈이 없다.
여행은 일종의 시뮬라크르(simulacre)다. 더 정확히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헤매는 일 아닐까. 지난해 울란바토르에서 몽골의 초원으로 떠나던 첫 날 몽골인들이 신성시하는 ‘오워’ 앞에서 신비한 소리를 들었다. 차르르륵, 차르르륵……. 메뚜기 나는 소리였다.
초원의 메뚜기는 제법 먼 거리를 나는데, 개체수가 많다 보니 날갯소리가 마치 선율처럼 느껴졌다. 더구나 ‘오워’는 우리로 치면 성황당 같은 곳이다. 도시의 어귀, 신성한 언덕 같은 곳에 푸른 천(하 닥) 감긴 돌무더기 앞에서 듣는 메뚜기의 날개 합창이라니. 일행은 오워를 시계 방향으로 세 번 돌고 출발했었다. 지금 다시 떠올려보니 오워의 메뚜기 떼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알리는 음악이었던 듯하다.
초원에서 마주친 가축의 사체도 경이로웠다. 자주 목격하지는 못했으나, 동물의 주검을 몇 차례 마주쳤다. 소변 볼 자리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다가 발견한 소의 사체는 아직 완전히 분해하기 전이었다. 몸통 일부는 생전 형태 그대로였고, 일부는 뼈가 드러나 보였다. 늑대에게 물려 무리에 뒤쳐졌거나 질병으로 죽은 가축은 그대로 초원에 둔다고 했다.
초원 장의사. 초원의 속도가 서서히 그 주검을 처리하도록 맡기는 것이다. 타고 다니던 말이 죽었을 때는 머리만 ‘오워’에 갖다 놓는다는 얘기도 들었다. 보통 사람을 장사 지내는 전통적인 풍습도 의미심장했다. 지도자급 인물은 무덤을 만들지만, 보통 사람은 생시에 타던 말에 사체를 얹는다고 했다. 천천히 걸어가던 말이 지쳐 쓰러지는 곳, 그곳이 그가 바람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 하르노르이 고기잡이. 몽골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다.
두고 온 안경은 지금 무엇을 볼까
올해 여행에서 유목민 게르 방문이 유독 잊히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부주의하게도 게르에 안경을 벗어두고 그대로 왔기 때문이다. ‘푸르공’이라는 승합차를 타고 몇 시간을 달려 다음 숙소에 도착해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카톡을 주고받기 위해 잠시 벗어 두었던 안경을 깜박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며칠 전 선글라스도 탁자에서 떨어뜨려 나사가 빠져 달아났다. 난감했다. 일행이 낙타 타기 체험을 하러 간 사이 몇 시간이나 끙끙거린 끝에 장작 조각과 실오라기로 선글라스를 임시로 수리하는데 성공했다. 돌아온 일행은 영화 <빠삐용>의 등장인물과 같다고 놀렸다.
두고 온 안경이 나 대신 몽골 초원과 별을 보겠지요. 아름다운 야생화도 실컷 보고, 무지개도 보지 않겠어요? 조드도 목격하겠지요 라는 말은 그냥 삼켰다. 낭만적인 대답이라고 추어주는 사람도 없 지 않았지만, 칠칠치 못한 동행이 안쓰러웠을 것이다.
올해 최종 목적지였던 하르 노르, 하늘로 통하는 문처럼 보이는 짐지트 바위, 중간에 들른 용암 협곡인 촐로트 캐넌, 또 하나의 호수 테르깅 차강 노르, 쳉헬 온천, 엘승타사르하이는 물론이고, 지난 해 갔던 휴양지 칸보그드, 몽골 국립공원 욜린암, 붉은 땅 비얀자끄, 끝없이 사구가 늘어서 있던 고비 알타이 산맥 앞의 홍그린엘스까지 거의 다 함께 둘러본 안경은 그렇게 나와 작별하고 말았다.
어느 쪽이 좋았어요? 다녀온 뒤 자주 들은 질문이다. 딱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다시 선택하라고 한다면 사막 쪽을 고를 듯하다. 오산시 면적(43㎢)보다 넓은 차강 노르(61㎢)도 인상적이고, 사막과 호수가 공존하는 하르 노르 역시 볼 만했다. 불모의 나라로 알려진 몽골에서 드넓은 호수를 본 경험이나 여러 모로 생각거리를 얻은 유목민 방문도 큰 행운이었다. 그러나 우기인데다 올해 유독 비가 많이 내렸다. 닷새나 비가 계속 내린 탓에 일교차가 너무 심했다. 밤에는 장작 난로를 피우지 않으면 추워서 잠들기 어려웠다.
역시 호수보다는 사막이 주는 임팩트가 크다. 국내에서는 충남 태안 신두리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사구를 만 배쯤 크게 해놓은 듯한 남고비의 모래언덕은 한나절 내내 쳐다보고 앉아 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내몽고 고비사막이나 사하라 사막은 가보지 못했지만, 남고비 홍그린엘스의 사구는 그 자체로 신비였다. 어쨌든 지난해도 올해도 쏟아지는 몽골의 별빛을 보지 못한 점은 아쉽다. 대신, 지난해는 지평선에서 지평선으로 걸리는 선명한 쌍무지개와 감격적으로 마주쳤었다.
▲ 남 고비 홍그린엘스의 사구를 올라가는 일행들. 아주 작은 점으로 점으로 보인다.
여전히 귓가를 맴도는 마두금 소리
마두금에 감동한 저녁도 잊히지 않는다. 올해도 마두금 연주를 들었으나, 지난해는 형언하기 힘든 시간과 장소에서 마두금을 감상했다. 해가 막 지평선으로 떨어질 무렵, 인솔자인 소설가 이시백 선 생이 몽골의 음악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사위(四位)는 온통 붉은 석양빛으로 물들어 갔다. 하늘도, 끝 모를 평원도 인공적으로는 도저히 만들어내지 못할 선홍빛 노을로 덮일 무렵 마두금 연주가 들려왔다.
칭기즈칸이 고려 여인에게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 사신이 아무리 찾아와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마지막 사신은 악사를 시켜 칭기즈칸 앞에서 아무 말 없이 마두금을 연주하게 했다. 음악이 끝 나자 묵묵히 듣던 칭기즈칸이 그랬다던가. 초원으로 돌아가자!
믿거나말거나 이야기는 더 있다. 낙타는 모성애가 유다른 동물이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새끼에게 젖을 물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낙타에게 마두금 소리를 들려준다. 말안장에 마두금을 매어 바람이 자연스럽게 마두금을 울리게 하는 식으로. 바람의 연주를 들은 낙타는 눈물을 흘리며 새끼에게 젖을 물린다고 한다. 영화 <낙타의 눈물> 스토리다.
마두금은 말 머리 형태로 장식한 원시적인 악기다. 몽골의 전통 악기로 알려진 마두금은 사실 정확한 기원을 모른다. 튜바 지역에서 전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허미(혹은 흐미)라고 알려진 창법도 몽골인들 고유의 창법은 아니다. “유목민에게 시원을 묻는 일은 부질없습니다. 기원을 따지고 족보를 캐는 건 농경민족의 습속이죠. 유목민들은 필요하다면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갑니다.” (이시백)
노마딕 프래그머티즘(nomadic pragmatism). 어쩌면 유목과 유량의 차이보다 더 중요한 깨달음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삶에 필요하면 받아들인다. 어디서 유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늘을 제 대로 살아내는데 힘을 준다면,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일을 주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내일은 탱그리의 영역이니까. 자잘한 저작권의 문제라면 따져볼 여지가 많은 태도지만, 문명전환의 시대에는 전향적으로 배워야 할 자세 아닐까.
▲ 멀리서 바라 본 홍그린엘스
이태 합쳐 고작 한 달의 여행으로 몽골을 알았다고 할 수 있나.
글을 쓰면서 여러 차례 스스로에게 던져본 질문이다. 아무리 잘 봐
줘야 유목민 시뮬라크르 아닌가.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여행
이 생 에너지를 충전하는 행위라면, 나의 땅에서는 나의 한계로 인해 깨닫지 못하는 가르침을 얻으러 떠나는 행위라고 한다면, 나의
몽골 여행은 수확이 짭짤하다. 여행 마지막 밤 인솔자 이시백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몽골을 남서, 북서로 돌아봤으니, 이젠 동서 횡단만 남았네요.” 기회가 있다면…….
글 양훈도 경인일보에 24년 간 재직했다. 기자 생활 그만두고 늦깎이로 북한학을 전공했으나, 기자 시절 경기도를 돌아다니며 지역 르포를 쓴 경험 덕분에 경기도 생
활사에 관심이 많다. 근대문화 흔적들이 품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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