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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임진강 장어구이

경기학광장Vol.3 _ Trip & Healing

< 임진강 장어구이 >


- 경기학광장Vol.3 _ Trip & Healing -



경기학광장은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센터가 발간하는 계간지입니다. 경기도와 31개 시군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고자 합니다. 전문학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가진 누구라도 즐길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두겠습니다. 경기학광장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에 있는 ‘반구정 장어마을’을 찾았다. 이곳에서도 임진강이 내다보이는 「반구정나루터집」은 장어 원조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우선 장어 테마파크가 연상될 정도로 큰 규모에 압도된다. 대궐 같은 한옥, ‘장어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전시물, 공장형 조리시설, 부대시설인 나루터, 카페나루, 인근의 「황희정승유적지」까지 맛+역사 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임진강의 어종

임진강은 한강의 제1지류로서 길이는 254km, 유역면적도 8,118km²에 달한다. 함경남도 덕원군 마식령산맥에서 발원하여 중간에 한탄강, 문산천 등의 지류와 합류하여 황해북도 판문군과 경기도 파주시 사이에서 한강으로 유입되어 서해로 흘러든다. 한자 다다를 임(臨), 나루 진(津) 자에서 알 수 있듯이 옛날에는 ‘더덜나루(다달나루)’로 불렸다.
남북으로 분단되기 전에는 연천군 장남면의 고랑포(高浪浦) 까지 배가 다녔고 소형선박은 안협(安峽; 강원도 이천군의 옛 지명)까지도 드나들었다. 강의 중상류 지역은 경기도의 동북단으로 황해도 강원도와 인접하고, 동쪽으로는 광주산맥의 지맥이 뻗어 지장봉, 보개산, 향로봉 등 험준한 산세를 이룬다. 추가령 구조곡 (현 강원도 세포군에 있는 높이 586m의 추가령을 중심으로 남서 방향으로 뻗어내린 골짜기)을 사이에 두고 마식령산맥과 마주한 지구대가 임진강을 남쪽으로 흘리다가 차탄천, 한탄강 등을 품은 후 파주시 적성면 부근에서 서남쪽으로 유로를 튼다. 이들 하천이 합류되는 유역에는 비옥한 평지가 조성되어 쌀, 밀, 조, 옥수수, 고추, 잎담배 등의 농사가 성행하고 있다.
임진강 상류 일대는 연평균 강수량이 1,483mm일 정도로 강수량이 많은 지대이다. 연평균 유량이 266m³/s에 달할 만큼 강물이 풍부하고 분단지대를 통과하다보니 청정하기까지 한 임진강은 고유어종과 희귀어종이 서식하는 어류의 보고이다. 약 65종에 달하는 서식종에는 참갈겨니, 쉬리, 줄납자루, 얼록동사리 등 고유종 10여종이 발견된다. 이 중 식용으로 인기가 가장 많은 3대 자연산 어종은 쏘가리, 참게, 뱀장어이다.
매운탕거리로 유명한 쏘가리는 농어목 꺽지과에 속하는 작은 물고기로 큰 자갈이나 바위가 많고 물 맑고 유속이 빠른 강 중류 지역에 주로 산다. 참게는 바다에 가까운 강 하류 유역에 주로 사는데 밥도둑으로 불리는 게장의 대명사다. 뱀장어는 장어류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어류로 구이와 탕감으로 쓰인다.




먹장어 vs 붕장어 vs 갯장어 vs 뱀장어

꼼장어라 불리는 먹장어
뱀장어, 갯장어, 붕장어는 모두 뱀장어과에 속하는 경골어류이다. 하지만 먹장어는 턱뼈가 없어 무악류로 분류된다. 눈이 퇴화되어 ‘눈 먼 장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둥근 입 때문에 원구 류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척추동물 중 가장 하등동물에 속한다. 서구에서는 식용보다 껍질을 가공하여 만든 지갑이나 손가방, 벨트 등의 인기가 높아 우리나라에서도 한때는 껍질만 벗기고 살점은 내다버렸다. 그런데 가죽을 벗겨내고도 “꼼지락 꼼지락” 꿈틀대는 녀석들을 주워다가 석쇠에 구워 먹으니 나름 별미였다. 그렇게 탄생된 게 부산 자갈치 시장을 대표하는 스태미너음식 ‘꼼장어 구이’이다.

아나고가 아니라 붕장어
횟집의 단골메뉴인 아나고, 붕장어의 일본식 이름인 ‘아나고 (穴子)’가 붕장어이다. 모래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습성 때문에 ‘구멍 혈(穴)’ 자가 들어가 있다. 붕장어는 항문에서 머리 쪽으로 38~43개의 옆줄 구멍이 뚜렷하게 나 있다. 야행성인 붕장어는 밤이 되면 먹이사냥을 나서는데 이때 낚시꾼들의 채비도 바빠진다. 일본 사람들은 붕장어 피에 있는 혈액독(아크티오톡산)을 경계해 날것으로 먹지 않는다. 다행히 열에 약해 60℃ 전후에서 분해되므로 익혀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개처럼 물어대는 갯장어
사나운 개처럼 물어대는 습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물다’ 라는 뜻의 일본어 ‘하무(ハム)’에서 유래된 말이다. 여름이 제철인 갯장어는 횟집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다. 붕장어와 많이 닮았지만 주둥이가 길고 뾰족한 편이며 성체의 크기도 붕장어보다 큰 편이라서 2m에 이른다. 억세고 긴 송곳니를 지닌 탓인지 성질이 사나워 다루기가 만만치 않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 놈들이 전량을 본국으로 빼돌리기 위해 ‘수산통제어종’으로 지정한 탓에 ‘하모 (ハモ)’라는 일본식 이름에 더 익숙하다.

민물장어라 불리는 뱀장어
장어류 중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어류이다. 성장한 후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와 달리, 새끼 때 강으로 올라와 5~12년간 살다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내려가 수심 2~3천 m의 심해에 알을 낳고 수정을 마친 뒤 생을 마감한다. 최고의 뱀장어로 대접 받는 풍천장어는 ‘바람을 타고 강으로 들어오는 장어’라는 뜻으로 바람 풍(風) 자에 내 천(川) 자가 붙여진 이름이지 지역을 가리키 는 말은 아니다. 전북 고창군 선운사 앞 인천강의 뱀장어가 워낙 유명하여 부르다보니 그렇게 불릴 뿐이다. 주로 구이용으로 쓰이며 5~7월이 제철이다.


반구정



장어의 효능

허준의 「동의보감」에 의하면 ‘장어는 오장이 허한 것을 보하고 폐병을 치료하며 기력을 회복시킨다.’고 하고,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맛이 달콤하여 사람에게 이롭고, 오랫동안 설사를 하는 사람은 이 고기로 죽을 끓여 먹으면 낫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칼로리가 높으면서 불포화지방산과 단백질이 풍부하여 성인병 예방이나 허약체질, 원기회복에 탁월한 스태미너 음식으로 잘 알려진 장어의 효능은 이러하다.

1. 혈관질환 예방
장어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안정시킨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고혈압, 심근경색, 고지혈증 등 혈관질환을 예방한다.

2. 정력 강화
풍부한 뮤신, 비타민A,B, 칼슘 등이 신진대사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아르기닌 성분이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 흐름을 원활히 하여 남성의 성기능을 향상시켜 스태미너를 증진한다.

3. 두뇌 활성화
뇌기능을 활성화시켜주는 DHA, EPA, 레시틴 성분이 풍부하여 성장기 아이들의 두뇌활동을 촉진하고 학습능력을 증진시킨다. 노인들의 기억력 감퇴를 막아 치매를 예방한다.

4. 노화방지
풍부한 비타민A,E 및 레티놀 성분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세포손상을 막는다. 또한 콜라겐이 손상된 피부세포를 재생시키고 주름을 방지, 피부를 건강하고 탄력있게 만들어 준다.

5. 눈 건강
달걀 10개, 우유 5L와 맞먹는 양의 비타민A는 체내에 흡수되어 레티놀로 합성이 된다. 망막의 건강유지와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눈을 맑게 하여 시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6. 항암작용
비타민E가 유해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작용을 한다. 세포의 변이를 막아 암세포 발생이나 성장, 전이 등을 억제시켜 암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비타민A,B,D, 단백질, 칼륨, 마그네슘 등이 체내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


다만 장어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몸에 열이 많은 분들에게는 설사나 메스꺼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지질 함량이 높아서 고지혈증이나 통풍, 소화기능이 약하신 분은 적당히 드시는 것이 좋다.

좋은 궁합 vs 나쁜 궁합

-좋은 궁합음식

부추 부추 속 알리신 성분이 소화를 촉진하며 강한 살균작용은 면역력을 높인다. 또한 알리신은 장어에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B1의 흡수 를 도와 피로회복 효과를 증진시킨다.

생강 생강은 살균효과가 있어 식중독균을 해독한다. 성질이 따뜻하고 단백분해효소를 지니고 있어 소화를 돕는다. 또한 생강을 곁들여 먹으면 장어 특유의 비린내를 없앤다.

-나쁜 궁합음식

복숭아 복숭아에 들어있는 유기산이 장어의 지방 소화를 방해하여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장어를 먹은 뒤에는 복숭아로 입가심 하는 것을 삼가해야 한다.


반구정 장어마을

반구정(伴鷗亭)은 1449년(세종 31) 87세의 나이로 관직을 물러난 황희(黃喜) 정승이 갈매기를 벗 삼아 여생을 보낸 곳이다. 전국 8도의 사림들이 선현을 추모하는 승적(勝蹟)으로 수호하여 모시던 곳이었는데 6·25전쟁 때 불타버렸다. 그 후 후손들이 영당(影堂)과 누정(樓亭)을 복구하였으며, 1967년 6월 옛 모습으로 다시 개축하였다. 임진강변에 자리하여 앞에는 널찍한 모래톱이 있고, 맑은 날 정자에 오르면 멀리 개성의 송악산도 볼 수 있다. 인접한 곳에 「황희정승유적지」가 있어서 자녀들과 다녀가기 좋은 곳이다.
이런 명당자리에 장어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을 찾아가는 길은 비교적 수월하다. 자유로를 타고 가다가 문산대교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당동IC에서 빠져나가 5분 정도 북쪽 길로 가면 된다. 철 따라 제철요리를 맛 볼 수 있는 경기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촌인데 대표음식은 단연 장어구이이다. 2009년 무렵 장어마을을 조성하는데 앞장선 원성호 대표의 「반구정나루터집」를 비롯, 현재 14개 업소가 성업 중이다.

장어구이 원조맛집 「반구정나루터집」

이곳은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장어/매운탕 전문집으로서, 오랜 역사와 더불어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다. 차량 150대가 주차 가능한 넓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부강루(浮江樓)라는 현판 이 걸린 한옥문을 들어서면 널찍한 식사장소(5개 방, 100석 수용)가 손님을 반긴다. 실외공간도 있어서 자연을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메뉴는 달랑 장어구이와 메기매운탕뿐이다. 장어구이는 간장양념구이와 소금구이 두 종으로 나뉘고, 매운탕은 대· 중·소 세 가지 양으로 나뉠 뿐이다. 그런데 대기표를 뽑고 먹어야 할 정도로 주말에 찾아오는 손님수가 800~900명에 이른다. 그 비결이 궁금하다.
주인장 원성호 씨의 말을 빌면, 50여년에 걸친 변함없는 양념 맛에 그 비법이 있다 한다. 고추장, 마늘, 파, 양파 등 14가지 재료를 섞어서 만든 양념장을 발라가면서 구워낸 장어 맛이 일품이라는 것이다. 이 양념장은 원 씨의 어머니가 개발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변치 않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달착지근하면서 담백함을 잃지 않는 양념장이 부들부들하고 쫄깃쫄깃한 장어살과 어우러져 맛의 기품을 살린다는 것이다. 또한 장어를 구울 때는 반드시 숯불에 굽는다.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부터 양념장을 발라 구워서 한 상 차림으로 내놓는다. 심지어 고춧가루나 마늘 등 기본양념의 경우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것을 사용하거나 인근 마을에서 사들인 것을 직접 태양초 고춧가루로 만들어 쓴다.
이런 정성스런 조리법 말고도 「반구정나루터집」만의 비법이 더 있다. 청정암반수로 양식한 뱀장어를 바로 잡아 상에 올리는데, 신선한 식재료 선택과 안정적인 공급을 염두에 둔 조치이다. 그리 고 모든 식사 자리는 퍼질러 앉아 먹을 수 있는 좌식(坐食)이다. 게다가 바깥 조리대에서 구워내 한 상 차림으로 들이기 때문에 냄새를 맡아가며 굽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다. 손님의 수고를 덜어 주려는 배려심이 더해진 이런 음식철학이 이곳을 최고의 장어구이 맛집으로 만든 게 아닐까.



메 뉴 I 장어구이(양념/소금) 1인분(250g) 50,000 /
         메기매운탕 대 55,000, 중 45,000, 소 35,000
휴무일 I 설 명절 당일 빼고 연중무휴
위 치 I 파주 문산읍 반구정로 85번길 13(사목리 203-3)
전 화 I 031) 952-3472, 953-2472


글 신완섭 경기 군포 거주. K-Geofood Academy 소장. <알아야 제 맛인 우리 먹거리>, <몸에 좋은 행복식품 다이어리> 외 다수의 식품서적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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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경기학광장 Vol.3 _ 2019 겨울호

    발행처/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센터

    발행인/ 강헌

    기획/ 이지훈, 김성태

    발행일/ 20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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