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문화재단

평화누리길과 경기옛길을 랜선으로 걷기

경기도 트레킹 코스 가볼만한곳

▲ 평화누리길 3코스 한강철책길 일부


바야흐로 ‘언택트’의 시대다. 언택트는 컨택트(contact)에서 부정을 나타내는 접두사 un-을 붙인 합성어다. 직접 대면하지 않는 일상생활을 보내는 요즘, 여행에 있어서도 언택트는 예외가 아니다.


북적북적한 인파 틈에서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 아닌, 호젓하고 조용한 곳을 혼자 거닐고 탐색하는 여행 방식이 각광받고 있는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너무나 여행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마음에 새로이 유행하는 여행 트렌드가 바로 “랜선 여행”. 집에서 온라인으로 여행 후기와 사진을 보며 간접적으로 그 여행지를 가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경기관광공사와 경기문화재단이 준비한 랜선여행은 바로 “경기도 평화누리길과 경기옛길 걸어보기”. 함께 랜선여행을 시작하기 전 경기도 평화누리길과 경기옛길을 간단히 알아보자.




▲ 평화누리길 1코스 염하강철책길 일부


경기도 평화누리길은 DMZ 접경지역에 위치한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까지 대한민국 최북단 4개의 시와 군을 잇는 총 12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이 곳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내버려져 있던 곳을 정비해 둘레길을 조성함으로써 그간 철조망 뒤에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풍경을 감상하게 하고 평화에 대한 염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성 되었다.


김포 3개 코스, 고양 2개 코스, 파주 4개 코스, 연천 3개 코스까지 189km에 달하는 코스를 차근차근 알아보다 보면 경기도에 위치해 있는 문화유산이 이렇게 많았나 싶어 새삼 놀라는 순간들이 계속된다.


▶ 평화누리길 12코스 자세히 보기



▲ 경기옛길 의주길 중 일부


경기문화재단에서 관리 운영하는 경기옛길은 평화누리길보다 더 넓은 범위의 경기도 내 시와 군을 잇는 코스로, 지역의 문화유산과 민담, 설화, 지명유래와 같은 스토리텔링이 함께 녹아 들어 구성되어 있다.


이는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지역의 문화유산을 도보길로 연결한 역사문화탐방로로, 조선시대 한양과 지방을 연결하는 교통로 중 경기도를 지나는 주요 6개의 도로망을 바탕으로 새롭게 조성한 길이다.


이 중 2012년에서 2015년에 걸쳐 삼남길, 의주길, 영남길이 조성 및 개통되었으며, 나머지 평해로, 경흥로, 강화로 3개 길은 현재 개발 중에 있다.


▶ 경기옛길 6개 코스 자세히 보기



▲ 경기옛길 의주길 중 일부


이렇게 경기도를 가로지르는 두 갈래의 길, 경기도 평화누리길과 경기옛길을 이어 가다 보면 한 군데에서 만나게 되는데, 바로 파주에 위치한 화석정부터 임진강역 까지를 잇는 경기도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과 경기옛길 의주길 제5길이다.


이 곳에는 아름다운 임진강의 절경과 더불어 경기도 파주를 대표하는 주요 스팟이 코스를 따라 이어져 있는데, 바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대학자 율곡 이이가 여생을 보낸 “화석정”과 북한과 가장 가까운 수도권 전철역이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임진강역”, 그리고 임진강역 인근에 위치한 평화와 통일, 화해와 상생을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인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이다.


그럼 지금부터 그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랜선을 통해 경기도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과 경기옛길 의주 제5길 위에 서있는 화석정, 임진강역 그리고 임진각평화누리공원을 둘러보자.



▲ 의주길 제5길이자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에 위치한 ‘화석정’


먼저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의 종점 인근이자 의주길 제5길 시점 인근에 위치한 화석정이다.


경기도유형문화재 제61호인 화석정은, 율곡 이이가 종종 들러 시를 짓고 제자들과 함께 학문을 연구하던 곳이었다. 임진강이 굽어 보이는 강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맑은 날에는 서울의 삼각산과 개성의 오관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절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선조가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을 가던 중 한밤 중에 강이 보이지 않아 이 정자를 태워 불을 밝혔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 때 불에 타 없어진 화석정은 1673년(현종 14년)에 복원되었다 한국전쟁 때 다시 소실되었으며, 1973년도 정부 사업의 일환으로 다시 건물에 색을 칠하고 주위를 단장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라고 한다.


화석정 앞에 서면 저 멀리 보이는 임진강의 풍경을 사진을 통해 머릿속으로나마 그려보며, 다음 명소인 임진강역과 임진각평화누리공원으로 이동해본다.



▲ 의주길 제5길이자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에 위치한 ‘임진강역’


임진강역은 1938년 9월 1일 “임진역”이라는 이름으로 개통되었으나 1941년 10월 31일 운행중단으로 폐지되고, 이후 2001년 경의선 복원사업을 통해 9월 30일 영업이 재개되었다. 2020년 3월 28일에는 문산-임진강 구간이 전철화되며 수도권전철인 경의중앙선 구간에 포함되어, 이제는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북한으로부터 불과 6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임진강역이지만, 역에 전시된 한국 전쟁 당시의 사진들이나 인근에 위치한 국립 6.25 전쟁 납북자 기념관, 임진각평화누리공원 내 남북분단의 아픔과 평화통일에 대한 바람이 담긴 다양한 유적과 상징물을 보며 여전히 닿을 수 없는 북한과의 거리를 실감하게 된다.



▲ 의주길 제5길이자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에 위치한 망배단과 자유의다리


특히 임진각평화누리공원에 있는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와 자유의 다리는 분단의 현실에서 느껴지는 아픔을 더한다. 자유의 다리는 한국전쟁 당시 포로들이 자유를 찾아 귀환할 때 건넜던 다리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원래 이 철교는 상행과 하행, 두 개의 교량이 있었으나 전장 중 파괴되어 교각만 남아있었는데, 포로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서쪽 교각 위에 철교를 복구하고 그 남쪽 끝에 임시교량을 가설하여 지금까지 그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 의주길 제5길이자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에 위치한 장단역 증기기관차


장단역 증기기관차는 한국전쟁 중 피폭 당해 탈선된 후 비무장지대에 방치되어 있던 증기기관차를 2004년 문화재로 등록한 뒤 녹을 벗겨내 현재 위치한 곳으로 옮겨 전시한 것으로, 남북분단을 대표하는 상징물 중 하나다.


이 열차에 얽힌 이야기로는, 전쟁 당시 군수물자를 개성역으로부터 나르던 이 열차는 중공군이 남쪽으로 밀려 장단역까지 오게 되었을 때 적군에게 쓰일 것을 우려한 연합군이 폭파한 열차라고 한다. 더불어 이 열차를 옮길 당시 옆에 열차 위에 자라고 있던 뽕나무는 ‘우리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 듯하다.’는 현장사람들의 의견에 따라 함께 옮겨와 그 옆에 심어 놓았다.


이렇게 온라인을 통해 둘러본 경기도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과 경기옛길 의주 제5길에 있는 대표 문화재. 율곡이이가 사랑했던 임진강의 절경과 분단의 아픔, 그리고 남북통일의 염원이 경기도 파주 곳곳에 담겨있는 이 길 위에서 대한민국 역사를 돌아볼 수 있었다.




▲ 의주길 제5길이자 평화누리길 8코스 반구정길에 위치한 수풀누리


언젠가 머지 않은 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잠잠해지면, 그 때는 집에 억지로 말아두었던 몸을 풀고 ‘랜선 여행’이 아닌 ‘진짜 트레킹’을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도시의 외곽을 거닐고 문화재를 둘러보며 유익한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좋은 날이 오면 경기옛길 혹은 경기도 평화누리길 코스 중 하나를 선정하여 해당 코스를 걸어보며 경기도에 담겨있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싶다.


※ 해당 원고와 사진 중 일부는 경기관광공사에서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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