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경기도박물관

새롭게 만나는 경기도 박물관 1

2020-06-28 ~ 2020-12-31 / 경기도박물관, 선사시대~근현대 경기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020 중부일보 연재 시리즈 〈새롭게 만나는 경기도 박물관〉은 개관 25주년을 맞이하여 전시실 전면 개편을 진행한 경기도박물관이 중부일보와 함께 2020.06.28부터 2020.09.20까지 총 10회 시리즈로 제작한 콘텐츠입니다. 더 자세한 〈새롭게 만나는 경기도 박물관〉을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중부일보 홈페이지에서 원문으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힘찬 새 출발! 여기가 경기! 경기도박물관


경기도의 선사와 고대

경기도의 선사와 고대가 전시될 전시실이다. 정면에 보이는 5단의 진열장에는 경기도의 토기들이 수장고에서 보관되는 형태로 전시될 예정이다. 


경기도사람들(京畿人)의 이야기,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박물관이 25년 만에 전시실을 전면 개편하고 새 출발을 한다. “힘찬 새 출발! 여기가 경기!” 경기도박물관이 재개관하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경기도박물관에 오면 ‘천년, 경기역사문화’에 대한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는 다소 오버(?)한 결기를 담았다. 그리고 작년 9월 휴관 이후의 결과를 다음 달인 8월 4일 도민에게 선보인다. 작업을 진행하는 내내 하루에도 몇 번씩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사실 박물관 학예실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인데 말이다.

경기도박물관은 유적·유물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수 만년, 적어도 수 천년 경기도의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종합박물관이다. 그러다보니 예전의 전시실에서는 여러 자료를 고고, 미술(공예), 문헌자료, 민속생활, 서화 등으로 분류하여 경기도의 역사문화가 몇 개의 마디나 절로 분절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개편에서는 역사문화사적인 측면에서 ‘경기’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구성이 무엇인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했다. 여기에는 사람들의 이야기, 시간의 이야기가 담겨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려와 조선을 중심으로 ‘천년 경기’의 문화, 경기도사람의 삶에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가기로 했다(2층). 그래야 경기역사문화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수차례의 토론 결과였다. 그렇다고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까지의 선사시대와 고조선부터 후삼국까지 경기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역사에서 경기(京畿)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대로, 관람객이 선택하는 나름의 이야기에서 보다 풍부하게 만나게 했다(1층).



파주 금파리 주먹도끼(구석기시대)

임진강 남쪽 금파리 일대에 살던 구석기시대 경기지역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주먹도끼이다. 이곳의 석기들은 전곡리 석기와 비슷하여 한탄강·임진강 유역은 같은 구석기문화전통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 근본의 땅(國家根本之地), 경기


“나라에 경기(京畿)가 있는 것은 나무에 뿌리가 있고, 물에 샘이 있는 것과 같다. 경기의 정치가 잘되고 못됨은 나라 전체의 무게와 관계가 있다.”


조선국왕 중종이 임백령(1498~1546)을 경기관찰사에 임명하면서 한 말이다. 나무는 뿌리에서 받은 영양분을 이파리와 열매에 전달하고, 물은 샘에서 솟아 모든 생물을 살게 한다. 뿌리와 샘이 마르면 나무와 물은 존재하지 못한다. 국도國都(서울)가 나무와 물이라면, 경기는 뿌리와 샘이었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 ‘경기’는 “국가 근본의 땅”이라고 정의되었다. 이번 개편의 전체 이야기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이다.

정도전(1342~1398), 권근(1352~1409) 등은 경기산하(京畿山河)를 읊었다. 경기에는 사방의 물산이 번화한 저잣거리에 즐비해 있고, 노동요가 흥겨운 기름진 들녘의 산업 현장이 있었다. 그곳은 가지 열린 듯 펼쳐진 도시에서 집집마다 글 읽는 소리가 가득한 문명의 공간이었다. 경기는 태평성대를 이룰 터전이었다.

‘경기’에서는 해동천하의 고려황제가, 또는 조선국왕이 펼치는 민본정책이 우선적으로 실시되었다. 팔도의 물산과 풍속은 경기를 통해 재창조되었고, 나라밖의 문화예술은 경기도사람들에게 선보여진 후 전국으로 퍼졌다. 우리 고유문화[土風]와 외국 문물[華風]이 다듬어져 경기문화가 만들어졌다. 경기문화의 정체성(특징)인 개방성, 다양성, 역동성, 개혁성은 이런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경기도박물관에서는 경기도사람들이 만든 이런 역사문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천년의 경기문화는 우리역사문화의 원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밝게 빛나는 하늘(煌丕昌天)’ 글씨가 새겨진 청동 거울(고려시대)

거친 파도를 헤치고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새겨져 있어 고려의 해상교류활동을 짐작할 수 있는 거울이다. 물속의 물고기, 용, 배 안의 사람들은 박물관에 와서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선무공신 송언신 초상(보물 제941호)

은퇴한 후 광주의 반곡(성남 상대원동)에서 살았다. 상대원은 고려 말 둔촌 이집을 모신 서원이 아래쪽에 있었던 것(下大院)에 비교하여

송언신을 모신 서원은 위쪽에 있다는 것(上大院)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에듀테크(Edutech)의 즐거움

구석기시대부터 수 만년의 시간여행을 하면서 경기지역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 천여년동안 경기도사람들이 만든 역사문화에는 미래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고전에서 배운 ‘법고창신’, ‘온고지신’, 일일신(日日新)‘ 등은 그런 것이다. 현재의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경기도사람의 이야기에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8월부터 경기도박물관에서 그런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

일단 경기도박물관에서 펼칠 이야기들을 다음 주부터 여기에서 맛보이려 한다.


1. “경기 땅에 사람이 등장하다”

2. “경기 땅에 세운 첫 국가, 한성백제”

3. “천하의 중심 고려, 고려의 중심 경기”

4. “새로움이 시작된 곳”

5. “경기관찰사, 경기를 다스리다”

6. “개혁의 중심, 경기”

7. “조선의 문화를 이끌다”

8. “경기도의 민속, 경기스타일”

9. “20세기 경기도의 근현대”

10. “경기별곡: 민화, 경기를 노래하다(특별전)”


경기도박물관의 새로운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될 예정이다.


코로나 19의 팬데믹이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냈다. 그런 가운데 1년 가까운 공백에 어떻게 도민에게 다가서야할지 주저스럽기도 하다. 대안 중에 하나로 떠오른 온택드(Ontact)는 Iot, 디지털 콘텐츠 등을 성큼 다가오도록 했다. 하지만 여전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간접체험과 달리 박물관 콘텐츠를 어떻게 도민들에게 직접 접촉하게 할 것인가이다. 위키피디아 형식의 메타 아카이브 플랫폼 구축이 방법 중 하나일듯한데, 이 역시 수년의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대면과 비대면의 양면(兩面)을 적절하게 병행한다는 고답적인 답만 낼 수밖에 없다. 역시 박물관스럽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저어되기도 한다. 그래도 힘차게 새 출발하는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사람들이 경기역사문화의 모든 것을 통해 양면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게 노력하고자 한다. 에듀테크(Edutech)의 즐거움 중에 아직은 에듀(Edu)에 가깝지만 말이다.


김 성 환(경기도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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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정보

  • 〈새롭게 만나는 경기도박물관〉

    기획 및 발간/ 경기도박물관, 중부일보

    원문 제공/ 중부일보(http://www.joongboo.com)

글쓴이
경기도박물관
자기소개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의 역사와 문화의 전통을 밝히고 계승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박물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