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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스페셜호 |현장스케치 - 고민빨래방 2회차

온라인 고민공유 집담회 - 고민빨래방

일시 : 2020. 06. 19(금)

주제 : 문화예술교육의 철학, 느슨한 대면의 지속방안

프로그램 : 모두 토론 방식 : 유튜브, 줌 화상회의 이원화 현장 송출

소통력 :





‘안녕’이라는 말 자체도 조심스러운 철이 되었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어 가고 있고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직접 만나 보진 못했지만 얼굴을 마주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이후의 상황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준비했다.  


카메라 3대, 음향시스템, 조명이 준비되어 유튜브 생방송과 134명의 줌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모두 생각보다 큰 규모에 당황하고 잘 꾸며진 시스템에 낯설어 하는 것 같았다.

각자가 준비해온 것들을 꺼내 놓았고, 마련된 것에 대한 신기함과 어색함이 공존하는 듯 했다.


1부는 “문화예술교육의 철학”, “느슨한 대면의 지속 방안”이라는 주제 안에서 전문가 7인의 토론이 진행되었고, 2부는 댓글을 통한 참여자들과의 소통이 진행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온라인으로 송출되는 분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모두가 화면 앞으로 나서 인사를 하고, 곰돌이 탈을 쓴 관계자는 수건을 흔들었다.




[곰돌이들의 빨래 퍼포먼스]


선생님들과 주제와 관련해 회의를 앞서 두세 번 진행하였었는데, 대면 모임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점은 우리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어떻게 랜선 안에서 우리의 프로그램들을 구현할 수 있는지였다.


그동안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안에서 중요시되면서도 대표성을 띠는 현장성, 참여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쌓아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 참에 우리가 잊기 쉬운 철학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면서 시작 지점을 다시 가져보려 한다.


그리고 본질을 가지고 대면이 아닌 다른 방안으로 구현해 내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현장을 기록한다.




[문화예술교육의 철학 – 왜 다시금 우리는 철학을 돌아봐야 할까]


[이야기 도중, 잠시 쉬어가며 부채질로 참여자들에게 시원한 바람을 보내는 현장]



“문화란 무엇인가, 프로그램 안에서 각자의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해주자”



김월식 : 오늘은 비대면의 공청회, 집담회, 고민회라는 문화가 새로 시작된 날이다. 이게 심각하게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하면 여기부터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왜 우리의 문화는 공연장과 전시장 근처에, 음악과 미술 연극, 영화 속에 있을까. 장르 밖에서 문화를 생각할 수는 없는지. 쉽게 사례를 들어보면, 여러분들이 아침에 먹은 밥은 약과 병충해에 강하게 만들기 위해 조상들이 성장시켜온 농경문화이다. 누구는 아침밥이라고 하고 누구는 농경문화 안에서 해석을 한다. 굉장히 지난한 시간 속에서 농사를 지어야만 쌀이 되는 건데, 다분히 긴 시간 속에서 농부의 일상, 우리는 그 농경문화라는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은 일상이라고 치부하고 돌아서서 뭔가 우아한 미술과 음악 카테고리 안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생각하는 게 아닌가. 문화적이라는 게 뭐고 문화가 뭔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 우리가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것과 별 개로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자기 질문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다. 자기 질문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 게 아닌가. 



“차이”

선생님들이 구조적으로 잘 짠 매뉴얼이라는 게 대체로 선생님의 속도일 뿐 참여자의 속도와는 다를 수 있다.
저는 예술을 하면서 구원받은 것은 결국 예술을 하면서 저의 속도를 찾은 것이다. 관찰이 더디고 실행이 더딘 저한테 예술은 천천히 관찰하고 천천히 실천해도 된다는 것을 알려줬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문화예술교육이 누구는 빨리 누구는 천천히 탐색하고 실천하는 부분을 가능하게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생님들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보면 빨리 오늘의 미션을 완성해야 된다는 강박에 시달리면서 선생님들이 대신 해주는 경우도 많다. 선생님들이 짠 프로그램이 문제가 아니라 선생님들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참여 학생들의 개별적인 사유의 속도, 관찰의 속도, 실천의 속도를 배려 하고 있는가. 이게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연”
이번에 공모사업에서 선택지로 내세운 4가지 항목 중에 교구 개발이 있어서, 올해는 교구 개발에 대해 질문하는 분들이 많았다. 키트는 잘못하면 아이들의 상상력과 개별성을 한정 지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흔히 색칠 공부를 어렸을 때 많이 하는데 설렁설렁 칠하는 것들을 선생님들은 잘 못 견디거나 아이들은 자기가 집중력이 없다고, 자기가 재능이 없다 고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선을 넘어가지를 못한다. 인생을 망치는 것도 아닌데 선을 넘어가면 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수없이 선을 넘어가는 위법과 위반의 용기와 상상력, 실천력도 필요하다. 선생님들이 짜놓은 교구를 그 방식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이 첨가되어서 삼천포로 가는 교구였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답이 지정되지 않는 교구였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이 짜놓은 프로그램의 시간이 무너지고 선생님들이 당황하게 되겠지만, 우연과 불확정성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주목해야 한다. 우연적 사건이 나를 당황시키고 더듬거리게 하지만, 더듬거리기 때문에 다른 감각으로 관찰하게 되고 나도 모르는 실행을 하게 된다. 잘 짜여진 교구보다는 아이들이 다양하게 생각하고 결과물이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날 수 있는 교구개발이 되었으면 좋겠다. 선생님들이 문화예술교육을 왜 하는지 고민하다 보면 장르적으로 뛰어난, 수월성 있는 예술가를 만들기 위해 문화 예술교육을 하지는 않는다. 아무도 그런 분은 없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을 만들기 위해 문화예술교육을 하는가 생각을 해보면,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시민력을 가진 한 명의 시민을 만들고 싶은 그런 생각이다. 문화예술교육을 매개체로 각자의 장르를 활용해서 그런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것이다. 어떤 매체, 매개를 통해서 수업을 하든 간에 수월성의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과정에서 애들이 자기 속도를 찾을 수 있고, ‘좀 못해도 실패해도 괜찮은 거구나’ 라고 느끼고, 그 차이를 불편해하지 않는 것에 더 가까울 것이다.



“다양성”
오늘 저희가 어려운 시간을 내어서 힘들게 접속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려면 여기 앉아있는 7명의 패널이 서로 문화예술교육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다른 생각, 차이 있는 생각을 활발하게 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소리를 내주시면 정답이 있다는 것 아닌가. 우리가 가진 차이들이 사실은 문화를 다양하게 한다. 7명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면 일곱 개의 문화다양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20명의 아이들과, 지역민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20명이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으면 20명이 다양한 실천을 하고 있으면 그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20개의 문화다양성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 차이와 차이 사이의 공백에 늘 관계가 생기고 사실은 관계라는 것은 조금 더 총체적인 거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말이나 글로 소통하기보다는 그 차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각, 온도, 습도, 몸짓, 표정이나 내지는 그 공간에 같이 있는 공간성이 총체적으로 다가왔을 때 그 차이가 훨씬 더 감각적으로 다양하게 발현된다. 코로나 때문에 발생한 어쩔 수 없는 상황, 이 비대면의 상황에서는 그런 것들을 총체적으로 알기가 어렵 다. 저희는 이 비대면의 일방적인 상황을 어떻게 총체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다양성, 우연, 차이”

[현장을 재치 있게 이끌어가고 있는 사회자 주성진 선생님]



주성진 : 다양성, 우연, 차이라는 단어가 머리에 남는다. 머릿속에 탕수육을 생각하고 있었다. 다양성이라는 말을 요즘처럼 많이 쓰는 시대가 없었지 않나 싶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 해보면 다양성이 많이 없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물건도 풍부하고 왜 다양성이 없나, 말할 수도 있겠다. 제가 어릴 때는 탕수육만 먹지 않았다. 난자완스, 해삼탕을 시키는 사람이 많았다. 중국집에서 뭔가 시킬 때 탕수육만 먹으면서, 부어 먹나 찍어먹나 그걸로만 다양성을 논한다. 우연히 시킨 동파육을 먹었을 때, 동파육과 탕수육의 고기 차이를 고민해본다거나 하는 기회가 없다. 우리가 왜 탕수육을 시킬까 생각해보면 빨리 나오고 그나마 가성비에 맞는 메뉴이고, 모두 합의하기 쉬운 메뉴이기 때문인 것 같다. 이것들을 없애면 문화예술교육에 필요한 것을 우리가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낯설고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것”


임재춘 : 문화예술교육은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프로그램이라기 보다 낯설고 이상하고 불편한 상황 속에서 각자가 자신의 포지셔닝을 만들어가는 상황들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예술가가 아니다. 저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능하기 보다는 지원사업의 구조나 방향, 정책을 설정하는데 재능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문화예술교육이라고 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예술가는 예술가대로, 다른 사람들은 다른 베이스대로 문화예술교육을 해석하고 정의하고 활동의 꼴을 만드는 것이 다를 수 있다. 내가 어떤 방향들을 지향할 것이냐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이란 질문을 만드는 것, 내가 잘 살고 있나? 어떻게 우리가 잘 살 수 있지? 좋은 삶이란 뭐지? 이런 질문이다. 소재나 도구들이 이렇게 유기적으로 작동될 수 있게 하는 것, 그런 상황들을 만드는데 기준이나 지점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적 수업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면 어떨까”

설동준 : 김월식 선생님이 다양성을 말하셨다. 많이 쓰이는 말이고, 그걸 안 쓰는 팀은 없다.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 다른 각도에서 얘기해보고 싶다. 다양성의 반대편에는 엘리트 주의가 있다. 엘리트는 기준이 자기 밖에 있는 사람이다. 남들이 인정해주는 합의한 기준을 뛰어나게 성취해낸 사람이다. 그 기준에 벗어난 사람은 문제아가 되는 것이다. 엘리트가 내 존재 밖에 있는 기준에 나를 맞추는 데 능한 사람이라고 하면, 문화예술교육이 지향해야하는 다양성은 (내 존재 밖에 있는) 그 기준과 싸우는 사람. 왜 그래야 하는지 질문을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드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그런 질문을 던지는 참여자들은 위험한 참여자다.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선생님들께서는 문서에는 다양성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 애들이 나오면 불편하고 불안해한다.

불온한 참여자들, 남이 제시한 기준에서 벗어나려는 참여자들, ”왜 그래야 하는데요“, 하면서 불쾌하게 혹은 대차게 질문하는 참여자들을 마주할 때 예술교육을 진행하는 사람들 이 가지는 것은 성공적 세팅이 깨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성공적 교육자에 대한 자기 두려움일텐데 그것을 포용하지 못하면 다양성을 추구하기 어렵다.

주성진 : 선생님들이 말씀해주신 얘기들이 현장에서 가능한 얘기인지에 대해 의견을 보태면, 올해 못하면 못한다고 생각한다. 다섯 명 모아서 밀도 있는 사업을 하겠다고 해도 지금 은 가능하다. 공적 기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유일한 기회이다. 좋은 사례를 쌓아 놓으면 다음에 다시 할 수 있는 기회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철학과 현장 사이를 막고 있는 제약들 을 올해 실험해보시면 좋겠다. 현행법만 넘지 말자.




조재경 : 지금 이 상황을 세 글자로 정리하고 싶다.

“이 참에”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이 참에 해보자.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누구도 그것에 대한 답을 모르기 때문에. 누구도 안 가본 길이기 때문에 이 참에 해보자. 지난 일대일 컨설팅에서 김포에 있는 작가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 “안 머뭇거리면 안 돼? 앞뒤 안 돌아보면 안 돼? 일단 한 번 내질러보면 안 돼? 잘못했으면 죄송합니다. 하고 가면 되지. 누구도 안 가본 길이기 때문에” 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문화예술교육의 철학에 대해서 진흥법에 나와 있는 목표와 목적을 넘어선 새로운 해석을 지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상 문화예술교육이 뭐냐고 질문하면 세 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무늬. 문화는 원래 문이라는 글자 자체가 ‘무늬’라는 글자에서 온 것이다. 무늬를 만드는 것이 문화 예술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으로 무늬를 만드는가. 예술로 무늬를 만들어야 한다. 한가지 정의는 ‘잘하는 것’이다. 큰 길가에 나의 빼어남을 내어놓는 것. 그걸 교육으로 한다. 교육은 일방적으로 가르침, 수행함, 정보의 습득 이런 것보다도 ‘교’자가 아버지가 회초리를 들고 될 때까지 계속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라고 한다. “계속 연습해”, “하는 데까지 해봐”라고 하는 것이 가르침이다. 문화예술교육은 스스로 나의 무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예술교육가들은 그것을 돕는 사람이다. 그럴 때 장르별 결합, 넘나듦이 가능해진다.



진윤희 : 철학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멋있게 들린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있지만 그게 철학인지 아닌지를 모르는 시기가 있었던 것 같다. 김월식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 처럼 철학이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자기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처음 꿈다락을 시작했을 때가 2015년이었다. 지원신청서를 작성할 때 기대효과라는 것을 쓴다. 그 부분을 나는 굉장히 멋있게만 썼었다. 그러다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정말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가? 갑자기 겁이 나고 고민이 생겼다. 이런 고민이 끊임없이 나를 괴롭혀왔다. 그런 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애를 썼고, 그런 고민을 통해 과정이 생겨왔다. 매 차시 모든 프로그램의 영상을 다 찍었었다. 첫 준비부터 마무리하는 과정까지 다 찍고 토요일 혼자서 모니터링을 했다. 현장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점, 상호작용 방법, 대화법부터 캐치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모의 수업을 진행했다. 전공별로 오늘은 보컬이 진행하고 내일은 무용, 미술 차시 별로 다른 장르의 선생님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것 같다. 비빔밥으로 예를 들자면 야채를 따로 먹지 않지 않나. 잘 비벼서 하나의 맛을 내는 것이 비빔밥의 특징 아닐까. 문화예술교육도 똑같다. 모의 수업을 통해서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했던 과정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지원서를 쓰면서 느낀 다른 점은, 아이들을 위해서만 무언가를 하겠다를 10중에 9를 썼고 단체를 위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단체가 뭘 얻겠다는 1만 썼던 것 같다. 꼭 단체는 아이들 에게 무언가를 많이 줘야지만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많이 했던 것 같다. 과연 이게 좋은 프로그램인 것 일까. 12번의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이제는 프로그램 지원을 멈췄다. 계속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고민했다. 멈추면서 지원금을 받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함께 지금은 일시정지 상태에서 지금은 쉬고 있는 시간이다. 




[느슨한 대면의 지속방안]

“자발적으로 만나서 얻는 경험을 공유해보자”


임재춘 : 큰 아이와 마트에서 수박을 사서 먹은 적이 있다. 아이가 “이 씨앗을 심으면 수박이 날까?” 물어보더니 씨앗을 골라서 물로 씻어서 흙에다 심었다. 잊고 있었던 어느 날 싹이 난 것을 발견하고 엄청 기뻐하며 가족들에게 알려주었다. 아이는 어떻게 그런 것을 알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예전에 수박을 밖에 버렸는데, 어느 날 우연히 생각지도 않게 수박이 열리고 그걸 먹었던 적이 있다. 아이가 기억하고 있다가 다시 해본 것이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학교도 못 가고 친구도 못 만나는 예민한 시기일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힘들었던 시기 속에서 알아서 나도 모르는 새에 우연하게 왔던 것 같다. 지식과 경험과 생각 속에서 툭툭 발현된다. 알아서 온다는 말이 확 와 닿는다.


비대면도 사실은 대면의 방식이다. 공교육에서는 한 교실에 모여서 수업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보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고 있다. 그것을 “블렌디드 러닝”, “플립 러닝 (거꾸로 교실)” 등의 형태 라고 한다. 우리가 비정상이나 조금은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뉴노멀”이라며 정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학교 밖 활동이다. 학교 밖 활동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학교가 가지고 있는 정형성, 틀, 고정성을 넘어서는 다양한 경험이라는 차원에서 문화예술 교육은 어떻게 가야하는 것일까. 최근 기초, 광역 재단의 일들에 관여하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가 이렇게 통제 받아도 되는 것인가’ 라는 것이다. 기관들은 예산이 있고 이런 장비를 갖춰서 여러 가지 온라인 플랫폼을 구성할 수 있는 재력이 있다. 사람도 있다. 그 재력으로 전문가를 끌어들여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화예술 현장은 그러한가. 지원 사업 에 선정이 되어서 지침에 따라 옴짝달싹 못 하게 되는 것이 과연 문화적인가, 올바른가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애초에 문화예술은 개인의 자유의지, 자율성을 전제로 가능한 일이 다. 온라인교육을 하는데 배움의 성취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발적으로 학습을 해야 한다. 이는 문화예술교육과 다르지 않다.


지침은 있기는 하지만, 위험한 제안일 수 있지만, 삼삼오오 모여서 사람들을 만나는 실험도 해보면 좋겠다. 이번 시기처럼 뭐도 해도 되는 시기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문화 예술교육에서 비대면이 갖는 한계는 명확하다. 관계, 온라인을 통해 소통을 할 수 있지만 대면을 통해 포착할 수 있는 뉘앙스는 얻기 힘들다. 눈빛, 호흡, 에너지, 기운 등. 따라서 적 극적으로 만나는 실험을 해야 한다. 자발적으로 만나서 얻는 경험들을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이런 실험을 제안한다.


주성진 : 비대면에 관련해서는 현장에서도 고민이 많으신 것 같다. 비대면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열어놓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아이들을 다 같이 모을 수 없으니, 방탈출처럼 시나 리오를 짜놓고 아이들이 차례로 들어가서 무언가를 하는 형태, 야외 장소 특정형 공연처럼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하게 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댓글로 더 내주시면 그런 이야기를 쉬는 시간 이후 이야기 해보고 싶다.




– 2부 –

“이론과 실제는 얼마나 다른가”



[유튜브 댓글로 올라온 질문들]


2부는 실시간 댓글 질문과 답변을 중심으로 진행이 되었다. 주로 나온 질문들은 1부에 나왔던 이야기들의 연장선에 있었다. 즉, ‘이론은 좋지만 실제 현장에서 실현이 가능한가?’를 바탕으로 질문들이 나왔다.

1부를 진행하는 동안 나왔던 질문들을 모아서 같이 보았는데, 그걸 토대로 이야기를 진행했다. 앞 시간에 “새로운 시도”, “상황 만들기”와 같은 내용과 질문들이 이어졌다. 현장에 서 이런 시도를 할 때 자연스레 공모사업에 대한 구조적 문제, 운영상의 경직성에 대한 고민들이 꽤 많이 나오게 되었다.




(현장질문) “사업운영구조 내에서 이런 시도들이 가능한가?

“운영구조가 경직되어 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는가?”


이에, 임재춘 선생님은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재단이나, 공공기관들에서 지침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경험된 사례와 대안의 이야기들이 재단에 닿아 행정으로 되돌아오는 선순환의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이에 컨설턴트들의 역할은 현장과 기관을 연결시키는 다리, 경험과 고민과 방향들을 전달하는 것이 맞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고 의견을 내주셨다.    

뜨거운 이슈인 이 질문들을 모아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새로 편성하기로 하였다. 현실적인 질문을 뒤로 놓고 오늘은 철학에 대한 이야기, 비대면 상황에서 철학을 어떻게 이어 갈 것인지를 집중해서 이야기 하기로 하였다.       


두 번째로 다뤄진 주제, 진윤희 선생님의 비빔밥 이야기에 이어 ‘융합’에 대한 질문들이 나왔다.



(현장질문) “각 장르의 분업보다는 잘 만들어진 비빔밥이 문화예술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이론과 실제는 좀 다른 것 같다.

여러 장르가 합쳐진 다원예술의 좋은 예시가 있는지 알고 싶다.”



융합과 관련한 이야기는 진윤희 선생님과 임상빈 선생님이 각각 의견을 주셨다.

진윤희 - 융합프로그램에 대한 방향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음악이 들어가면 음악, 색칠을 하면 미술이라는 장르, 몸짓을 하면 춤이라는 장르가 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뭔가 융합이라는 단어를 크게 생각하면, 접근 자체가 힘들어진다. 저는 움직임을 베이스로 수업을 하고 있지만, 움직임을 위해 노래를 배워보고 만들어보고 색칠을 하면서 움직이는 에너지를 다르게 해서 춤도 춰보고, 빨간색이면 흥분, 화, 기쁨이 될 수 있고 움직임의 변화를 선택해서 아이들이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수업 차시 안에 진행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지향했다.


임상빈 - 김월식선생님 개인전 중에 보안여관에서 하던 작품 중 다림질을 했다가 구겼다가 하는 퍼포먼스가 있었는데,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춤인가, 퍼포먼스인가, 어떻게 해석 할지는 모르겠는데 그걸 보고 들었던 생각은, 여기서 내가 만약 교육프로그램으로 바꾼다고 하면 어떻게 했을까. 도구를 다 빼고 동작을 반복하는 사람만 있었다고 보면 어떤 풍경 이 만들어질까 상상해봤다. 이 퍼포먼스를 여러분은 못 보셨을 테니까 해석적인 설명을 하자면, 흰색 와이셔츠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등장을 했고 세탁소에서는 무슨 일이 어떻 게 벌어지는가. 다림질을 하는 행위는 일종의 시대가 만든 몸짓이라고 할 수 있다. 흰색 와이셔츠, 화이트 칼라는 더 이상 노동자로 살기 싫고 관리자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 근대성의 판타지가 낳은 백색 우월주의 같은 개념이다. 주름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어떤 일을 하고 사느냐에 따라 주름의 방향, 크기, 밀도가 달라지는데 그것을 초기화하려고 매일 반복하는 것이 다림질이다. 노동의 흔적을 지우고 다시 처음처럼 동일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것이 유니폼의 신화라면, 미적 규격화가 만든 근대성의 아름다움이란 산업역군의 모습 을 포장하는 재현의 눈속임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시 우리의 문제로 돌아와서 생각하자면, 교육자의 입장에서 왜 다림질 같은 작은 행위에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고, 보이는 것 은 단순하지만 왜 이것이 융합적인지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융합이라는 것은 다른 장르나 사람을 데리고 와서 섞는 것이 아니다. 융합을 어떻게 해석하고 내세우는가에 대 한 발상, 예술적인 태도, 행위를 분석하는 관점이 서있는지가 중요하다. 이것이 없는 상태에서는 단순한 물리적 조합일 뿐 융합과 통합이라고 할 수 없다. 때문에 각 장르별 선생님 을 전부 데려올 필요가 없는 것이다. 모든 예술 안에는 통합적 사유와 종합 학문이 녹아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짠 프로그램을 융합적으로 분석하고 소개하고 진행시킬 수 있느냐 여기에 달려있다. 내가 그걸 못한다면 읽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나의 프로그램과 진행사고를 이끌어봐도 좋다. 


이론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을까.


모두에게 처음이었기에 실시간 올라오는 댓글의 속도에 답변을 놓치기 일쑤였고, 일방적 소통이라는 피드백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남은 회차에서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조금 더 함께 나눠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information

  • 웹진 '지지봄봄'/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2012년부터 발 행하고 있습니다. ‘지지봄봄’은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까이 바라보며 찌릿찌릿 세상을 향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이라면 어디든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다양한 삶과 배움의 이야기와 그 안에 감춰진 의미를 문화, 예술, 교육, 생태, 사회, 마을을 횡단하면서 드러내고 축복하고 지지하며 공유하는 문화예술교육 비평 웹진입니다.

글쓴이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자기소개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문화예술교육으로 함께 고민하고, 상상하며 성장하는 ‘사람과 지역, 예술과 생활을 잇는’ 플랫폼으로 여러분의 삶과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