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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스페셜호 |빨래방을 나와서 빨래터를 향했습니다.

온라인 고민공유 집담회 - 고민빨래방

낯설고 새롭고 이상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살아온 삶의 이력과 자신에게 새겨진 삶의 무늬에 따라 달라진다. 맞서는 사람, 관찰하는 사람, 다른 이에게 도움을 구하는 사람, 움츠러들어 그 상황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사람, 다각도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 등


2020 경기센터 고민빨래방은 누구나 처음인 이 사태를 정면으로 맞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해결하려는 움직임이었다. 헌신적이고 새로운 생각으로 가득찬 센터의 선생님들, 다양한 삶의 경륜과 자기 전공을 기반으로 이 사태에 적극적으로 맞선 문화예술교육 전문가, 빨래방의 이야기를 화면과 글에 담아 곳곳 구석구석으로 송출한 엔지니어팀, 그리고 포위된 인계로 178에 현장의 살아있는 내용을 전달하고 연결해 준 문화예술교육 단체의 기획자와 교육가들이 빨래방의 구성원이었다.


시작은 빨래방이었다. 코로나시대의 비대면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갑갑함을 한가득 이고 지고 오셔서 동전 넣고 기다리면 건조된 뽀송뽀송한 옷과 이불이 눈앞에 나올 줄 알았다.

그저 동전 투입하고 기다리면......

전문가들은 현장의 목소리에서 뽀송한 빨래가 나오기를 바랐고, 현장은 전문가들의 입에서, 경기센터에서는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에서 그 해결책이 나오리라 기대 했다. 그러나 빨래방은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며 멍하니 한 눈 팔며 풍광을 살펴보며 시간을 죽이는 빨래방은 서로에게 맞지 않았다.


만남의 시간이 쌓이며 빨래방은 빨래터가 되었다. 흐르는 개울에 혹은 솟아오르는 샘에 빨래 더미를 던져두고 팔다리를 걷어붙이고 빨래방망이를 휘둘렀다. 2회 3회 화면에 들어오는 현장의 빨래 방망이는 다양했다. 먼 길 출장 가기 직전까지 의견을 보내오고, 운전을 하면서 눈을 떼지 않고 귀를 기울이고, 현장끼리의 자연스러운 연결과 지지 그리고 지원, 새로운 대안의 제시, 인계로 178에서 현장을 향한 응원과 격려, 경기센터의 현장 즉답. 시간이 흐르면서 빨래방망이는 모두의 방망이가 되어 자기빨래는 자기가 하는 진짜 빨래터가 되었다.


저절로 흰 빨래는 희게, 검은 빨래는 검게 빨아가고 있었다. 필요한 것은 서로의 격려와 응원. 빨래방을 운영하며 현장의 여러 단체와 나눈 이야기는 코로나 시대의 한가운데를 아찔하게 걸어가고 있는 지금도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다.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 몇 가지를 기록하며 그때를 기억한다.


1) 모두 처음이다. 누구나 처음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해진 답은 없고 하나씩 하나씩 실험하고 실행 하는 것이 답이다.


2) 비대면이 곧 온라인은 아니다. 문화예술교육의 근본 의미와 취지를 곱씹어 보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만들 수 있다. 참여자 숫자의 한계를 넘어서고, 활동 전달방식의 다양성을 꾀하고, 비대면 상황에서 대면보다 더 정감 어린 활동을 기대했다.


3) 이 참에 문화예술교육의 본질에 더 다가서자.


4) 걸어가는 곳이 길이 된다. 겁먹지 말고 뚜벅뚜벅 걸어가자. 연구하고 만나고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방식을 바꾸며 하려던 것을 하자.


5)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빨래방은 문제를 함께 푸는 과정이었다. 경기센터의 일방적 지침이 아니라 지켜야 할 것의 느슨한 테두리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시간이 된 것 또한 자랑할 만 하다. 경기의 문화예술교육의 안정적인 활동의 쌓임과 전파를 위해 경기센터 선생님들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었고, 변화된 시기의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경계는 어디까지 확장 할 수 있는지 확인하였다. 질문하면 함께 답을 찾을 수 있는데 미루어 짐작해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바보 같은 행동은 하지 말자고 서로 합의 하였다.





다시 빨래터에 둘러 앉아 빨래 방망이를 든다. 우리는 왜 빨래터 그림 한 장 안보고, 소리 한 자락 못하며 말하기에 급급했는지. 아쉽다. 빨래를 퍽퍽 털어대던 곰돌이 선생님들의 움직임만 남았다.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한가운데에 있다.


다시 숨 고르며 또 지금을 살고 내일을 그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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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진 '지지봄봄'/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2012년부터 발 행하고 있습니다. ‘지지봄봄’은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까이 바라보며 찌릿찌릿 세상을 향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이라면 어디든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다양한 삶과 배움의 이야기와 그 안에 감춰진 의미를 문화, 예술, 교육, 생태, 사회, 마을을 횡단하면서 드러내고 축복하고 지지하며 공유하는 문화예술교육 비평 웹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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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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