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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28호 | 지지봄봄 10년, 갈 길이 멀다 - 세 번째 주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교육현장8

지지봄봄 10주년,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고영직 :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하나 봤어요. <소셜 딜레마>라는 영화를 봤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문화예술 교육의 역할이 참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문화예술교육이 정책적으로 20년 가까이 시행되었지만 과연 시민력을 형성하고 강화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오히려 SNS시대가 되면서, 새로운 부족주의가 창궐하고 있다, 이런 것으로 요약이 되는데, 이런 점에서 문화예술교육과 시민력이 어떤 숙제를 안고 있는지, 구체적인 얘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가장 제 옆에 지근거리에 있는 임재춘 선생님이 잘 발언해주실 것 같습니다.



임재춘: 저는 제도나 정책에 대해서 사실은 늘 고민을 많이 해왔던 거 같아요. 그런 과정에서 《지지봄봄》이 탄생하기도 했고. 다소 추상적일 수 있지만, 제도, 정책이 처음에 왜 생겼는가, 라는 근본적 질문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문화예술교육정책이 실제로 많이 바뀌지 않았다고 저는 평가를 하는데, 그 이유가 뭘까? 라는 생각을 좀 해보게 되거든요. 본래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거잖아요. 그 사람들의 삶을 방어해주고, 보장해주기 위해서, 정책, 제도가 근본적으로 있는 것인데, 과연 지금 그러한가? 가장 큰 혐의를 안고 있는 게, 행정 같은 것이죠. 예전에 고영직 선생님하고, 어떤 포럼 자리에서 최초에 행정이 있었다. 이런 표현을 쓰면서, 행정 위주의 시선들이 오히려 예술의, 문화예술교육의 생태계를 저해하고 있는가? 라는 문제의식을 함께 나눴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여전히 행정 중심으로 현장을 바라보고, 재단하고, 성과를 세우고, 하는 시선들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것들을 알지만 그 앎이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문화예술현장도 많은 실험들이 가능하려면, 용기가 좀 필요하잖아요. 제도나, 정책 기관,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 의사결정자들이 그런 용기를 내야 되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그러려면 현장과 사람을 믿어야 되겠죠. 예술가를 믿어야 되겠죠. 결국에는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가장 큰 변화, 근본적인 변화는 현장에서, 예술가들에 의해서, 또는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교육가, 실천가들에 의해서 가능하다는 것은 너무 자명한 것 같아요. 그들을 신뢰하지 않으면 10, 20년이 지나도, 전환이나 성과를, 열매를 맛볼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다시 해보게 되고요.


마지막으로, 음, 이런 게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정책, 제도, 행정이라는 게 선의는 불가능한가,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되요. 저는 선의. 성의.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어려움들이 있지만 인간의 선의, 성의가 소중하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거든요. 정책이 생명을 가진 게 아니잖아요. 결국은 사람들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선의가 좀 발현되는, 그래야 정책과 제도가 바뀌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고영직: 문화예술 교육의 시민력의 측면에서 생각을 해보면 저는 김경옥 선생님이 아까 그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로컬리티를 결국 강화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김월식: 로컬리티를 강화한다는 것은 결국 삶을 다시 생각하고 실천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곧 예술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과 다시 직결되는 거 같아요. 예술가들마다 생각이 틀리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예술이 저는 훨씬 삶에 밀착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게 만약에 가능하다면 사실 시민력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근데 지금의 우리 사회 속에 있는 예술은 너무 삶과 동떨어져있기 때문에 시민력을 생성한다기보다는, 많은 부분 문화예술이 문화예술인을 위해 존재하는 걸로 받아들이기 쉽다는 거죠. 늘 예술이 무엇인가, 삶이 무엇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되고, 그렇게 된다면, 저처럼 예술이 삶에 많이 밀착되어 있다고 생각되면 저절로 그 예술적 삶을 살고 있는 예술가, 시인은 시민력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판단한다는 거죠. 다시, 원론적으로 얘기해서 제가 하는 예술, 우리가 하는 문화예술교육이 예술가를 만드는 문화예술교육이 아니라, 아까 김경옥 선생님이 스스로를 강조하셨는데, 주체적인 시민력을 가진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고영직: 시민들을 만들어내는 교육을 말씀해주신 거 같고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석을 하는데요, 문체부 과장님이 참석을 하십니다. 제가 여쭤본 적이 있어요. 과장님, 한 나라의 문화정책은 추진하는 겁니까? 추구하는 겁니까? 진흥원에서 1년 예산이 1,000억이 넘습니다. 이런 많은 예산을 들여서, 과연 어떤 인간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가에 대한 상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할 뿐이에요. 이런 게 좀, 그동안 너무 동어반복적으로 관행적으로 이뤄진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시민력 형성과 강화라는 차원에서 이 질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임재춘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하던 것이라는 덫에서 좀 벗어날 필요가 있다. 남들처럼의 덫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는 김경옥 선생님도 하실 말씀이 꽤 많으실 것 같습니다.


김경옥: 시민력을 얘기하려면 시민이란 무엇인가? 시민력이란 무엇인가? 라는 얘기부터 해야 우리가 뭔가 소통을 할 것 같은데, 그걸 다들 함께 어떤 전제를 가지고 있다라는 걸 전제로 하고 위의 얘기를 하면, 저는 어쨌든 시민은 아까 말씀드린 스스로 서서 서로 살리는 사람이고, 서로를 살리고 스스로 서는 사람이어도 상관이 없어요. 이 2개는 연결된,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거라서, 어느 게 시작이고 끝인지 알 수 없는 건데.


그런데 저는 그게 우리 국가가 이전에 교육의 목표로 홍익인간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저는 스스로 서고 서로를 살리는 사람에 대한 어떤 바람, 희구, 이런 것은 모두가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런 속에서 가장 중요한 힘이 뭘까?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떤 힘을 갖추어야 할까? 라고 생각을 해보면, 저는 문화예술이라고 하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가장 강력한 힘은 타자를 이해하는 힘인 것 같거든요. 그리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 나하고 같아야지 괜찮은 사람이야, 가 아니고, 나하고 달라도 괜찮아, 라고 생각하는. 다른 삶이어도 괜찮아, 달라도 괜찮아, 달라도 같이 할 수 있어, 이런 타자에 대한 이해.


그 다음에 다른 것에 대한 포용. 이런 것이 시민힘, 시민성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걸 해낼 수 있는 것은 결국은 문화거나 예술. 그러니까 문화나 예술로 접근하지 않으면, 그 마음, 감성을 건드리기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시민력을 키우는 가장 중요한 사다리 같은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다. 계속 반복해서 얘기하는 것 같지만, 어떤 문화예술교육을 해야 되느냐는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해야 된다.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자. 지금이 더 간절할 때니까. 각자 모여서, 토론하고 논쟁하고 하면서, 우리자리에서는 어떻게 이 일상의 삶을 살아낼 건가를 고민하는 것, 그게 훨씬 더 간절해진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영직: 제가 최근에 인사이트 있게 읽은 책이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이라는 분이 쓴 『타락한 저항』이라는 책입니다. 그 책에서 이라영이라는 분은 한 사회의 야만성은 약자 멸시에 있다는 아주 인상적인 말을 합니다. 그것은 한국사회가 반지성주의로 향하고 있고, 먹고사는 것이 지상 최고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이데올로기화 된 것이죠. 그런 현상하고도 맞물려져 있기 때문에 시민력이라는 문제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 광주 삶디센터의 아이들은 많이 시민이 되었습니까?


박형주: 진짜 김경옥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이 뭐고 시민력이 뭔지, 그게 어떤 이야기인지가 정리가 되고 가면 더 좋긴 하겠는데, 그래도 김경옥 선생님과 비슷한 얘긴데, 시민이라는 게 홀로 존재할 수 없잖아요. 시민력의 핵심은 결국은 자기의 곁을 만드는 능력인거 같아요. 문화예술 교육이라고 하는 것도 뭔가 내 역량을 쌓아가고 내가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간다는 측면보다는, 그러한 매개를 통해서, 자신의 곁을 하나씩 확장해 나가는 거? 그러한 과정이지 않을까. 그러면, 결국은 우리가 시민력이라고 할 때 눈을 마주할 수 있는 곁을 몇 명을 내고 있는지. 그걸 점검해보는 방식으로 가는 건 어떨까. 뭐 이런 생각을 해요. 실제로 저도 줌을 사용하는데, 줌을 사용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게, 눈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거 였구나, 라는 걸 줌을 사용하면서 알게 되었거든요.


이게 어디를 봐야 될지 모르겠고, 눈을 마주쳤을 때 반응을 할 수 있는데, 사실 눈을 마주하지 못했을 때, 이 대화라는 것들이 쉽게 연결되지 않는 것들을 겪게 되면서, 오히려 비대면 상황이 대면의 사회적 가치들을 새롭게 깨닫게 해주고, 그러면서 우리가 그만큼 내 곁이 소중한 거 였구나, 라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시대의 시민력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삶을 위한 힘, 리터러시를 키우는 것도 있지만 그 리터러시의 핵심은 결국은 나홀로가 아니라 곁을 만들어내는 능력이지 않을까. 그런 능력들을 문화예술 교육이 어떤 식으로 키워가는 데 얼마나 기여를 할 꺼냐. 이런 고민을 저도 가지고 있고, 그런 문제들을 풀어 가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영직: 방금 게시판에 ‘예술은 그냥 예술입니다. 예술과 예술교육에 너무 많은 부담과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닌지요?’라고 하는 반응이 있었고요. 또 게시판에, 이건 유다원 선생님께서 간단하게 답변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민력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정치적 개념의 시민력과 문화예술에서 바라보는 시민력의 개념의 차이가 있는지?’


유다원: 저도 이 질문을 받고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었거든요. 사전적 의미도 찾아봤었는데, 어쨌든 저희가 예술에 주목하는 힘은 창의성이라고 생각해요. 예술가의 감수성을 우리가 간접 체험해서의 창의성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갖고 있는 자기스타일을 만드는, 스스로의 잃어버린 목소리를 만들어가는, 그것이 예술의 굉장히 큰 힘이라고 저희는 주목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역 안에서 예술적인 활동인지, 예술인지 아닌지. 왜냐면 저희의 작업들이 시각적인 작업들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사람들이 계속 자기 스타일대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 그 판을 만드는 것, 그것을 교육, 배움이라는 형태로 판들을 까는데요. 그래서 저희는, 로컬리티 이런 얘기를 하니까, 동네에서 이런 활동들을 하는데, 동네에서는 그런 자발적인 자기활동들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자기의 스타일, 방식, 경험, 욕망대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하는 것, 그것이 문화예술교육에서의 저희가 주목하는 힘이고 그것이 곧 시민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고영직: 시민력이라는 주제는 아직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고요. 더 많이 논의될 필요가 있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관행적으로 하는데 너무 익숙해져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차원에서, 아까 김월식 선생님이 시민예술가, 예술가시민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차원에서, 더 많은 현장에서의 고민들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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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진 '지지봄봄'/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2012년부터 발 행하고 있습니다. ‘지지봄봄’은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까이 바라보며 찌릿찌릿 세상을 향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이라면 어디든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다양한 삶과 배움의 이야기와 그 안에 감춰진 의미를 문화, 예술, 교육, 생태, 사회, 마을을 횡단하면서 드러내고 축복하고 지지하며 공유하는 문화예술교육 비평 웹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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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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