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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코로나19 예술백신TFT

휴식

남영화

남영화, 휴식, 2018, 32x73x17cm, 레진, 2/2


한국의 상징하는 동물은 호랑이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편 표범이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은 오랫동안 표범과 호랑이를 '범'로 아울러 불러 왔기 때문이다. 한국 '범'은 일제 강점기 무분별한 남획으로 20세기 중반 즈음 한반도에서 사라졌다. 우연히 보게 된 흑백 사진 속 표범은 1962년에 경남 합천군에서 잡혀 12년 동안 창경원에서 사육되고 생을 마감한 한국의 마지막 표범이었다. 그 사진을 보면서 릴케의 시 '표범'이 떠올랐다. 물리적 창살에 갇힌 야생동물과 무형의 창살, 일상, 가족, 직장 등에 갇힌 우리의 모습. 그들이 다시 숲으로 돌아간다면... 이런 바램에서 시작된 작업은 우리 삶 속 무형의 창살을 벗어나고 싶다는 나의 소망이기도 했다. 작업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흙이다. 붉은 빛깔의 흑 덩어리를 붙이고 도려내는 과정에서 그들의 원시적인 에너지와 꿈틀거리는 생명력, 야성이 서려있는 눈빛과 거친 삶의 흔적을 담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산하에 이런 경이로운 생명체가 공존했다는 사실과 몇 백만 년의 시간을 통해 탄생한 수만은 종(種)들이, 인간의 탐욕으로 한순간에 멸절하는 안타까움도 함께 담고 싶었다.

세부정보

  • 작가소개 _ 남영화

  • / 남영화 작가의 수원대학교와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환경조각을 전공했다. 작가의 인간중심주의 시각이 갖는 위선과 탐욕이 다른 종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를 근간으로 조각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참여자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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