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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29호 | 코로나 19 팬데믹 시대, 혼란과 마주한 실험

삶과 공간의 변화 - 앞당겨진 초연결 사회 속으로의 ㅋㄹㄴ ㅅㅍㅇㅅ의 모험

송수연(언메이크랩)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국내 코로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었다는 기사를 확인했다. 예상하지 못한 팬데믹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코로나의 시작과 확산 규모는 매일 누적되는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고, 전 지구적으로 모두가 함께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다른 어려움과 두려움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백신으로 코로나가 종식이 되어도 모두가 직면한 이 난감한 어려움은 같은 상흔과 후유증을 남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것은 더 진보되어 있을 것이고, 어떤 것은 기존의 상태로 지속될 수 없을 것이고, 또 어떤 것은 표류하고 있을 것이며, 누군가의 목소리는 더 존재감을 잃을 것이다. 그래도 예측 불가능한 어려움 속에서 지금의 시대를 더 예민하게 마주하고 인식하며 공동의 또는 연결의 질문을 만들어 가는 시작은 동시대 삶의 중요한 화두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처한 팬데믹은 전염병 대유행 상태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속하는 사회에서 급하게 누락되거나 생략 또는 외면되었던 것이 무엇인지 더 질문해 볼 수 있는 상황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코로나라는 전 지구적 사건이 앞으로 변화시킬 것들은 긍정과 부정이 함께 공존되어 있는 것이고 긍정을 위한 실험과 선택이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은 그 안에서 계속 적극적인 참여자이자 개입자로 질문에 응답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최선인가? 이 질문과 결정은 누구에게 향하고 있는 것인가? 이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체들은 누구인가?



코로나, 온라인 공간에서 확장하는 것 그리고 축소되는 것



기술의 급속한 변화 속도는 인간의 시공간과 감각을 확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급속한 속도로 인해 축소되거나 탈락되는 것들도 있었다. 합의의 속도를 생략하며 이식되던 신기술은 코로나로 인해 더 이상 논의나 합의를 위한 대상이 아닌 문제 해결의 중요한 주체로 등장한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웹에서 온라인 활동은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했고 변화시키고 있었다. 개인의 목소리를 발화하고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데이터를 가진 시장의 영향력은 커졌으며, 온라인 쇼핑으로 주문한 물건은 새벽에 문 앞에 배송되고 있다. 정보과 지식은 넘쳐 나고, 접속이 가능한 누구에게 열려 있었고, 새로운 지식의 순환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강제된 온라인 교육은 그러한 기대가 실천으로 점검해 보지 않았던 막연한 기대에 가까운 것이었다는 걸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가 사용하던 인터넷, 고가의 여러 전자 디바이스, 정보 검색 및 SNS 이용 경험은 온라인 교육의 시작을 위한 마중물이 되지는 못했다. 컴퓨터 사용 및 활용 리터러시가 높은 국가, 인터넷 속도가 빠른 시스템을 갖춘 사회, 확진자 동선이 빠르게 데이터로 추적 및 처리되는 사회에서 왜 온라인 교육은 이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가 구축한 지식 전달의 방식, 배움의 방식은 디지털이라는 세계와는 맞지 않는 것이었을까? 사회와 문화의 진보는 기술의 진보와 어긋나 있던 것일까? 아니면 그저 디지털 리터러시의 부재가 만들어낸 문제일까? 한편 온라인 교육으로 직면한 당혹감은 찬찬히 되새김되지 못하고, 이 문제들을 다시 기술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다른 착오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정책의 드라이브, 진보된 기술이나 시스템이 아닌 기술 이용자의 감각과 자각, 기술과 기계에 대한 메커니즘의 이해와 메타적 사고가 왜 필요한지 다시 생각해 본다. 기술의 변화 속도는 가속되고 더 블랙박스화 되면서 이용자의 비평적 사고와 감각적 개입은 멀어졌고, 기술과 미디어를 다루는 교육은 여러 가지 사고와 방법을 구축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온라인 기술을 다루는 교육의 노하우나 해결안이 아니라 문제를 진단하기 위한 더 많은 사려 깊은 질문이다. 많은 사례를 보면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하면서 교육자에게 주어진 미션은 이 위기를 대응해 효과적으로 학습의 과정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다시 속도와 성과 앞에서 교육의 형식이나 내용이 온라인 교육에 맞는 분야와 내용이었는지,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면 축소되는 것은 무엇인지, 확장되는 것은 무엇인지, 마주한 어려움에 대해 어떻게 상호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세심은 질문은 생략되기 쉬웠고, 이 질문은 피교육자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온라인 참여에서 오는 어려움, 당혹감을 서로 이야기해보거나 다른 선택의 가능성을 스스로 상상하는데 참여하기 어려웠다. 기술은 많은 것의 가능성을 열었지만, 그것은 한편으로 기술에 대한 우리의 컨트롤을 축약하는 가능성이기도 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 또한 대면 불가능이라는 혼란을 경험하고 디지털 공간에서 가능한 방법들을 찾아가고 있다. 학교와 학교 밖의 대면 수업이 일시적으로 제약의 상황이 되자, 예술교육자, 기획자들은 활동을 연기 또는 보류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급작스러운 교육 현장의 변화에서 우리는 사려 깊은 질문을 만들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조직하기보다 당장의 답을 성급하게 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문제를 진단하고 함께 변화의 방법을 찾기 위한 이야기나 노력 그리고 실험들이 이런 당장의 급함 속에서도, 격변의 시간을 맞아 동시에 질문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런 여정이 가져올 변화에서는 누락된 것, 탈락되었던 것, 부재했던 것을 더 불러내는 효과를 우리는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기술 융복합 문화예술교육 개발의 실험 - ‘코끼리를 데이터에 넣는 방법’ 해커톤


문화예술교육활동가 연수 프로그램도 코로나 상황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기술 융복합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해커톤 방식으로 기획하고 실행 가능한 팀에게 후속 개발을 지원한다는 포맷”을 차용한 경기문화재단 예술교육팀의 해커톤 기획 과정 역시 대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온라인 진행으로 방향을 잡고 짧은 시간 동안 기획 과정이 설계되었다. 온라인이라는 포맷이 더 추가된 것이다. 현장의 기민한 팀 빌딩과 아이디어 도출, 토론, 협업을 중요한 요소로 삼는 해커톤의 방식이 온라인으로 이동해 갈 때 따라오는 어려움은 예측되었지만 또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이 실험되고 열릴 수 있을지 기대되는 것이기도 했다.


기술과 문화예술교육이 연결되는 낯선 온라인 해커톤에 기대만큼 참여자 모집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온라인 해커톤을 위해 사전 프로그램으로 기술, 뉴미디어 관련 세미나가 배치되고, 미디어 리터러시 확장을 위한 교육으로 지금의 기술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강연과 다양한 사례들이 사전에 함께 다루어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참여자들의 관점이 환기되고 참여가 독려되길 바랬다. 또한 해커톤은 에너지를 한꺼번에 많이 사용하는 피로도 높은 활동이기 때문에 오프라인 방식의 해커톤처럼 무박으로 진행하지 않고, 서로 온라인 시간의 접속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해커톤을 구성했다. 하지만 2박 3일의 시간을 온전하게 온라인 활동에 집중해서 참여할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참여자들이 함께 일시적으로 경험한 활동의 시간은 우연하게도 기대 이상의 에피소드와 다른 가능성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팀을 이루어 신청하고 멘토링을 통해 관점과 방법을 확장해 가며 팀웍을 다지는 과정, 모르는 참여자들이 온라인상에서 팀을 이루고, 방향이 맞지 않아 고민 끝에 따로 기획을 설계해 가는 과정(오프라인이었다면 더 조정하고 협의하는 과정으로 달라질 수 있었을까?),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하루 만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온라인에서 사라진 참여자(무박의 오프라인 해커톤이었다면 수동적 참여자로 남았을까?), 서로의 다른 경험의 장점을 연결해서 뭐든 시도하고 가능성을 가늠해 보기 위해 여러 번 아이디어를 변경했던 어떤 팀,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가족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남겼다. 무엇보다도 참여자들의 기획과정의 발표과정에서 아이디어와 의견의 개진, 지지와 격려의 시간들은 서로에게 배움과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자 일시적인 커뮤니티이기도 했다.


이번 기술과 연결한 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 해커톤에서 주목할 점은 온라인에서의 연수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것보다 참여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기민한 협업이 가능한 커뮤니티의 가능성으로 볼 수 있다. 일시적으로 관심과 아이디어를 모으고 그것을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과정의 경험은 실행의 과정으로 넘어가려면 또 다른 어려움을 마주할 것이지만 기존의 활동과는 다른 출발의 지점을 만들고 새롭게 작은 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온라인 활동에는 다른 가능성이 있었다. 물론 기획을 주도한 예술교육팀 실무자의 세심한 역할과 외부에서 결합한 멘토들의 깊이 있고 다양한 멘토링 과정은 기술을 다르게 보는 관점을 더했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현장에서 본 문화예술교육은 다른 경험의 층위와 만나며 예술교육의 이슈를 토론하고 협업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이 부재했다. 특히 기술과 결합된 예술교육 프로그램은 시작조차 어려운 것이기도 했다. 2박 3일 동안 기민하게 서로 오가는 정보와 대화는 더 가능한 것들이 무엇인지 서로 발견하고 더 쉽게 시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의 경험은 앞으로 더 다양한 것, 많은 것들을 가능가게 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짐작된다. 기민한 시간을 보내며 우리가 함께 발견한 것은 문화예술에서는 부재하는 것, 즉 커뮤니티나 협업의 가능성을 온라인에서 충분하게 누구나 실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의 과정을 통해 코끼리를 데이터에 넣겠다는 구상이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 가능한 것이 될 것이다. 그것이 기술적이든, 문학적이든, 시각적이든, 연극적이든..


예술교육 - 짚고 있는 좌표에서 이동해 보기


예술, 예술교육에는 무언가를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것 외에 기존의 지식과 인식의 체계와는 다른 것을 발견하고 질문을 만들어 내는 은유적인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적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사유하고 감각할 수 있는 방법과 질문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가 이동할 좌표를 다시 찾는 일, 그것은 새로운 지도를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예술교육이 만든 새로운 지도의 좌표를 방향 삼는 항해가 오류로 인해 멀리 돌아갈 수 있고, 가는 길이 실패일 수도 있어도 가능한 탐험으로 안내하는 일은 현재의 문화예술교육이 가장 잊지 말아야 하는 점이기도 하다. 코끼리를 데이터에 넣겠다는 발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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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지봄봄/ 웹진 '지지봄봄'/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2012년부터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지봄봄’은 경기도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까이 바라보며 찌릿찌릿 세상을 향해 부르는 노래입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이라면 어디든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다양한 삶과 배움의 이야기와 그 안에 감춰진 의미를 문화, 예술, 교육, 생태, 사회, 마을을 횡단하면서 드러내고 축복하고 지지하며 공유하는 문화예술교육 비평 웹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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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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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문화예술교육으로 함께 고민하고, 상상하며 성장하는 ‘사람과 지역, 예술과 생활을 잇는’ 플랫폼으로 여러분의 삶과 함께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