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영은미술관]돌 그리고 새겨진 단어들 Stone With Engraved Words

2021-03-20 ~ 2021-04-11 / 김준명 개인전



김준명_취급주의_광택 있는 세라믹에 채색_20×22×19cm_2021



초대일시 / 2021_0327_토요일_04:00pm 영은미술관 영은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展

주최,주관 / 영은미술관

후원 / 경기도_경기도 광주시 코로나 19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전시를 진행합니다.

예약 및 문의 / 영은미술관 학예팀

Tel. +82.(0)31.761.0137

관람시간 / 목~일요일_10:30am~05:30pm / 월,화요일 휴관



영은미술관 Young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쌍령동 8-1번지) 4전시실

Tel. +82.(0)31.761.0137

www.youngeunmuseum.org




영은미술관은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1기 김준명 작가의 '돌 그리고 새겨진 단어들' 展을 오는 3월 20일부터 4월 11일까지 개최한다.

김준명 작가는 주변에서 발견되는 대상이나 사물, 상황 등을 소재로 하여 작업하고 있다. 영은창작스튜디오 입주기간 동안 주변을 산책하고,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며 시간을 보내던 작가는 어느 날 분리수거장 앞에서 빨간 글씨로 '쓰레기장'이라고 새겨져 있는 돌 하나를 마주한다. 그 순간 작가는 자연석, 어울리지 않는 유성 페인트, 쓰레기장이란 단어가 품어내는 묘한 조합에서 일종의 위트를 발견한다. 동시에 그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옛 기억과 시간이 "한순간에 좁혀지는 느낌"을 가졌다고 말한다. 약 20여 년 전 금강산 스케치 여행에서 마주쳤던 높고 커다란 바위산들에 적힌 강렬한 선전 문구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이렇듯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겹쳐진 우연한 경험에 대해 작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 속 이야기들은 왜곡되고 지워졌지만, 그 이미지만큼은 지금도 생생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20여 년 전엔 남북교류가 없던 시기로 기억하는데 도대체 누가, 어떻게, 얼마 동안 저런 일을 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든 한편, 자연물 위의 낙서는 절경을 해칠 뿐 아니라 특정 사상을 선전하고 있다는 점을 떠나면 그것이 풍기는 이미지 자체는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작가는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김준명_OPEN_광택 있는 세라믹에 채색_13.5×15×11.5cm_2021




김준명_단독주택_광택 있는 세라믹에 채색_13×27.5×13.5cm_2021


"시간성을 느낀다는 것, 과거나 현재 미래가 그리 순차적이지도 않다는 것, 그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가늠하기 위해선 더 늙고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겠다 싶었다. 그때의 호기심을 이어받아 큰 바위 대신 적당한 크기의 돌들을 만들어 뭔가를 새겨 넣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돌이켜보면 돌에 무언가를 새기는 행위들은 인류가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던 것들이었다. 마을 입구, 묘지의 비석부터 스케일을 키우면 커다란 바위와 돌산에도 무언가를 새겨왔다. 시대가 변해도 우리 주변과 일상 안에 느리고 조용히 스며있기도 하고, 어떻게 산에 매달린 채 얼마만큼 오랜 시간 작업했을지 엄두도 나지 않는 비일상적인 결과물도 보인다."


이처럼 김준명 작가는 돌에 단어를 새기는 행위와 그 결과물이 내포하는 시간성과 역사성에 관해 성찰하고 그것이 가진 여러 함의에 대해 상상하며 흙으로 돌을 빚어내고 단어들을 새겨 넣는 작업을 하였다. 바위나 돌은 세라믹으로 제작하고 유약을 칠함으로써 광택을 내었으며, 그 위에 새긴 단어들은 "너무 현학적이지 않은 예술 관련 용어들이나 영화나 책, 드라마에서 접한 익숙하고 일상과 멀지 않은 것들"로 선택하였다.




김준명_동반자_광택 있는 세라믹에 채색_11.5×14.5×14cm_2021




김준명_동양&서양_광택 있는 세라믹에 채색_17×14×19.5cm_2021




김준명_돌 그리고 새겨진 단어들展_영은미술관_2021


도자기를 '무거운 역사성'을 담은 '물리적인 아카이빙'이라고 여기는 작가는 저마다 각기 다른 글자가 새겨진 바위 혹은 돌 형태의 도자 작품에 "주변 중에서도 더 주변, 일상 속에서도 더 일상들"을 반영함으로써 "미시적인 역사가 개인성을 솔직하게 드러내" 주길 기대하고 있다. 분리수거장 앞에서 마주쳤던 '쓰레기장'이라고 새겨진 그 돌은 "누군가가 치우거나 공간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수백, 수천 년 동안 아날로그적인 간판으로서 제 기능을 충실히 하지 않을까" 상상해보면서 말이다.


관람객은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곳곳에 늘어져 있는 저마다 다른 크기와 형태, 색상, 무늬의 바위와 돌 오브제들, 그리고 그 위에 적혀있는 친숙하면서도 낯선 단어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본 전시의 제목이 가리키는 바처럼 '돌 그리고 새겨진 단어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감상하는 동안 작가가 돌 형상과 그 위의 글자를 통해 담아내고자 한 모종의 미시적인 역사와 시간의 흔적, 각 오브제의 다채로운 개별성을 한껏 음미해 보길 바란다.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