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영은미술관] <Chocolate Box>

2023-07-15 ~ 2023-08-20 / 권오신 개인전

권오신_Chocolate Box展_영은미술관 제2전시장_2023


영은미술관은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영은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 권오신의 『Chocolate Box』展을 오는 7월 15일부터 8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주제인 '기억'은 오랫동안 수많은 문학과 대중문화에서 인기 있는 소재로 쓰여왔다. 사람마다 기억을 떠올리는 매개체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오래된 책이나 특정 음식 냄새를 맡을 때, 또 누군가는 어떤 음악이나 자연 속 새소리를 들을 때 과거를 상기한다. 하나의 사건도 누군가에게는 인상 깊은 기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망각의 대상이 된다.


권오신_Chocolate Box展_영은미술관 제2전시장_2023

권오신 작가는 과거와 현재의 기억, 그리고 나와 타인의 기억이 만나 만들어지는 제3의 기억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대부분 관람객에게 자연스럽게 놀기를 제안한다. 렌티큘러라는 재료를 이용해 호기심을 유발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이리저리 움직이게 하거나, 자신의 기억과 사탕을 맞바꾸는 것, 숨은 글자를 찾거나 석판화의 퍼즐을 맞춰보는 것 등 말이다. 권오신 작가는 이러한 유희를 통해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권오신_OO氏의 기억 no.2305_종이에 엠보싱, 거울_42×27cm×2_2023

여러 장치를 통해 기억을 표현하는 권오신 작가는 때때로 기억들을 어딘가에 숨기곤 한다. 예컨대 「OO氏의 기억」을 자세히 들여다보길 바란다. 여러 사람의 기억이 뒤섞인 가운데 유난히 이질적인 지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우리는 비로소 작가가 숨겨둔 '진짜' 기억을 낚아챌 수 있다.

권오신_YOU n I_38+1_유리에 실크스크린_29×21cm×40_2023

권오신_YOU n I_38+1_유리에 실크스크린_29×21cm×40_2023_부분

권오신_YOU n I_38+1_유리에 실크스크린_29×21cm×40_2023_부분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영감을 받은 「YOU n I_38+1」은 투명한 유리판에 옴니버스로 펼쳐진 기억들을 보여준다. 토끼를 따라 굴로 들어가면 마주하는 각각의 이야기들은 사실 뒤엉킨 두 사람의 기억이다. 서로 다른 기억이 만나 만들어진 새로운 기억들을 엮은 이 작품의 마무리는 모험을 끝낸 앨리스의 대사로 마무리하며 기억의 굴에서 빠져나오게 한다.

권오신_Chocolate Box no.1_렌티큘러, 혼합재료_46×68cm_2023

권오신_Chocolate Box no.1_렌티큘러, 혼합재료_46×68cm_2023_부분


「Chocolate Box no.1」과 「Chocolate Box no.2」의 장면은 파란 문을 열면 보이는, 작가가 어릴 적 여름방학에 놀러 가곤 했던 시골의 외갓집에서 시작한다. 그곳에서 발견한 풍경과 자그마한 사물들은 지금껏 작가의 기억 속에 흐릿하게 남아있다. 「Chocolate Box no.3」, 「Chocolate Box no.4」는 문을 화면 안으로 들여다 놓고 관람객을 각각 다른 공간으로 안내한다. 화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모두 서로 다른 기억에서 추출된 것이고, 이 장면은 그것들이 한데 그럴싸하게 뒤엉킨 새로운 기억이다. 「Chocolate Box」 시리즈의 주요 재료인 렌티큘러는 손에 잡힐 듯하지만 절대 잡을 수 없는 일종의 환상을 구현해낸다. 이것은 기억의 특징과 닮아있다.


권오신_memory no.2302_리소그래프_50×85cm_2023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참여형 작품 「Exchange」를 통해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의 기억을 작은 선물과 맞바꿀 수 있다. 이 기억들은 권오신 작가의 다음 전시에 등장하게 되며, 새로운 기억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 작가와 관람객은 기억을 공유하며 서로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가치를 추구한 삶을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럼으로써 권오신 작가는 관람객에게 '기억'이란 그저 막연하게 축적된 덩어리가 아닌, 현재의 '나'를 존재하게 하는 하나의 관념적인 요소임을 일깨운다. ● 인간의 기억에 대하여 니체는 "무의식을 선별하고 연결하고 조합한 것이며, 과거의 사건을 가치판단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경험, 생각, 감정이 함께 작용한다"고 말했고, 베르그송은 "미래의 삶을 위해 행하는 과거와 현재의 종합"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기억이란 한 인간이 경험한 여러 정보를 재해석하여 만드는 각자의 단편영화다. 기억은 늘 현재진행중이고 지금 이곳의 기억 또한 재구성될 것이다. 당신의 기억은 오늘날의 당신을 어떤 모습으로 있게 하는가? ● "기억은 어떠한 일에 대해 경험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떠오르는 이미지가 때로는 선명하기도 때로는 흐릿하기도 하다. 나는 파편화되어 부유하고 있는 나의 기억을 어린 시절 즐겨 했던 놀이의 형태를 통해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작품을 통해 지나온 나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가지고자 한다." (작가노트 中) ■ 영은미술관




2023 영은 아티스트 프로젝트 개인展(12기)
위치 : 경기도 광주시 청석로 300 (쌍령동 8-1번지) 제 2전시장
관람시간 : 10:30am~06:00pm / 입장마감_05:30pm / 월,화요일 휴관
후원 : 경기도_경기도 광주시
주최,주관 : 영은미술관
문의 : +82.(0)31.761.0137, www.youngeunmuseum.org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