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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

갤러리 퍼플, 손민석 개인전 <바닥의 하늘>展

2024-06-14 ~ 2024-07-27 /

갤러리퍼플은 오는 6월 14일(금)부터 7월 27일(토)까지 손민석 개인전 <바닥의 하늘>을 개최한다.


비내리는 화단, oil on canvas, 130.3×130.3cm, 2023


손민석 작가는 무엇을 그리든 그것이 풍경의 성질을 지니도록 그려낸다. 어떠한 특정한 대상들을 묘사하면서도 그것이 현상처럼 보이기를 의도한다. 대상과 형식에 얽매여 정해진 방식으로 그려내는 정물화가 아닌, 주변의 사물들로부터 느꼈던 견고한 익숙함에서 벗어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어느 특정한 순간의 장면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인식하는 것이다. 작가는 가까이 있고 멈춰 있는 정물을 풍경처럼 멀리 있고 미세하게 흔들리고 흐르며 변화하는 것으로 바라보며, 영원히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어떤 것들을 내 눈앞에 찰나의 현상처럼 지나가는 것들로 표현한다.

갈색 별, oil on canvas, 97×130.3cm, 2024


<바닥의 하늘>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주의 깊게 인식하지 않는 대상들을 바라본다. 언뜻 봐서는 보이지 않는 사물의 고유한 색과 형태를 찾아내고, 깊게 관찰하여 일상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많은 사물 중에서도 우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물질 이자 풍경인 땅, 바닥에 집중한다. 작가는 날씨에 따른 자연적 작용과 사람들로 인한 물리적인 작용들이 합쳐져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바닥의 모습에서 하늘의 모양을 발견한다. 하늘은 우리가 가늠할 수 없는 웅장함과 깊이를 가지고 있어, 이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에서 ‘하늘의 이치’라는 말이 생겨났다.


구름 자국, oil on canvas, 145.4×112cm, 2024


그에 비해 바닥은 우리 발 아래 있어 쉽게 직접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공간이며, 이에 따라서 자연의 작용 뿐만 아니라 지구 생명체들의 활동이 만들어낸 임의적이고 예측불가능한 모양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바닥의 모양은 우연적인 계기들이 축적된 결과라는 점에서 하늘과 닮아 있다. 순수한 바닥 자체로는 하늘을 닮은 모양을 발견하기 어렵지만, 바닥 위에 놓인 존재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다양한 외부적 작용으로 변형된 여러가지 요소들로 인해 만들어진 신비로운 모습들을 찾아낼 수 있다. 작가는 일상에서 닿을 수 없는 하늘에서 보는 모습들을 바닥 위에 살아가는 존재로 살아가며 그 무늬들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하늘의 이치만큼 웅장하고 신비로운 현상으로 바라본다.


바닥의 하늘 oil on canvas, 227.3×181.8cm, 2024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단 시간 안에 휘발되는 형식의 이미지들은 빠르게 소비되고 또 생성되며, 우리의 시간을 쉽게 흘려 보낸다. 작가는 이에 반하여 삶 곳곳에 있는 사물의 고유한 모습들을 느린 호흡으로 작품에 담아내며, 좀 더 미시적으로 들여다보며 삶을 대하고자 한다.


<작가 노트>

어느 날 정체 모를 사진을 발견했다. 우연히 찍은 것인지 의도적으로 찍은 것인지 모를 그 사진은 겨울에 얼어붙은 도시의 바닥을 찍은 사진이었다. 눈과 얼음이라는 자연의 작용을 받은 까닭일까? 그 인위적인 타일 바닥은 마치 살짝 구름 낀 하늘처럼 보였다. 그 때, 바닥에도 하늘의 이치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릿속에 남게 되었다.


하늘의 이치, 닿을 수 없는 어떤 운명적인 원인과 결과를 논할 때 주로 쓰는 말이다. 아마 하늘의 웅장하고 가늠할 수 없는 높이와 임의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모양에서 그런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하늘의 높이와 깊이를 쫓고 모양을 예측하려는 상승과 이해의 욕구는 아마 이 닿을 수 없는 모양에 닿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쓰러진 구름, oil on canvas, 91×116.8cm, 2024


그러나 우리의 밑에 바로 있어서 손쉽게 닿을 수 있는 바닥에 어떻게 하늘의 이치가 있을 수 있을까? 아무리 인공적인 바닥 이어도 하늘과 같이 자연적인 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모양들이 있다. 아스팔트의 굴곡, 타일을 배합할 때 나타난 얼룩의 무작위적인 모양 같은 것들. 그리고 그 위에 가해지는 무게들이 자연스레 바닥에 파손을 입히면서 임의적인 모양들이 생겨난다. 이 가늠할 수 없는 임의의 자연스러운 모양들이 바닥의 모양과 하늘의 모양에 연결점을 나타낸다. 하늘의 모양은 자연의 작용이 만들어낸다.


그러나 바닥의 모양은 자연의 작용과 함께 그 위를 살아가는 것들의 작용이 같이 만들어낸다. 그렇게 높이가 없는 바닥의 평평한 깊이는 그 위를 살아가는 것들과 그것들이 남겨 놓은 삶의 흔적에서 만들어진다.


하늘의 깊이가 물리적인 높이로 만들어졌다면 바닥의 깊이는 능동적인 삶들의 다변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흔적의 구성에서 만들어진다. 나는 이 종잡을 수 없을 바닥의 모양을 하늘의 깊이를 생각하면서 그려내고 있다. 닿을 수 없는 물리적인 깊이만큼 닿을 수 없는 어떤 우연적인 계기가 축적된 모양들. 그러나 순수한 바닥 자체로는 하늘을 닮은 어느 모양을 발견하기도 그려내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에 우연히 발견한 바닥 위에 어떤 존재들을 자세히 바라보는 계기를 통해 그 주변에 놓인 하늘을 닮은 바닥의 모양을 발견할 수 있다. 바닥은 하늘의 웅장한 신비만큼 우연한 신비로 가득 차 있다.


하늘로 흐르는 강, oil on canvas, 130.3×97cm, 2024



작가 손민석(b.1992)은 인하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조형예술과를 전공하였다. 2023년 무음산방 (서울, 한국) 2021년 스페이스 119 (인천, 한국)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2023년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한국),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한국), 예술공간 서로 (서울, 한국), 2021년 이랜드 스페이스 (서울, 한국), 2020년 홍익대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 cica 미술관(김포, 한국), 2019년 동인천 플레스막 (인천, 한국), 갤러리 카페 COSO (서울, 한국), 2018년 서대문여관 (서울, 한국), 2017년 성북동 작은 갤러리 서울, 한국), 선광미술관 (서울, 한국), 인천여관 X루비살롱 (인천, 한국)등 다수의 국내 기관 및 미술관에서 그룹전에 참여하였으며, 현재 유망한 신인 작가로 선정되어 갤러리 퍼플 스튜디오(galleryPURPLE STUDIO)에서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세부정보

  • 전시명/ 바닥의 하늘

    작가/ 손민석

    분야/ 회화

    기간/ 2024년 6월 14일(금) - 7월 27일(토)/ 화-토, 오전 10시 - 오후 6시 (매주 일/월요일, 공휴일 휴관)

    장소/ 갤러리퍼플

    담당/ 대표 이경임 | 큐레이터 김현진 010-3074-1770 gallerypurple2013@gmail.com / 031 - 521 – 7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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