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다순

영은미술관

스코프 앤 스케이프 SCOPE AND SCAPE, 미메시스 컬렉션展

2025-07-12 ~ 2025-09-14 / 미메시스 컬렉션展

영은미술관은 2025년 지역전시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스코프 앤 스케이프(SCOPE AND SCAPE)』展을 오는 2025년 7월 12일부터 9월 14일까지 개최한다.

● 2023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기획된 『스코프 앤 스케이프(SCOPE AND SCAPE)』는 '관찰'이라는 예술의 근본적 행위를 통해 사진과 회화가 어떻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고 표현하는지 탐구하는 전시이다. 8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25점의 작품을 통해 시각적 해석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날 수 있다.


스코프 앤 스케이프-미메시스 컬렉션展 @ 영은미술관제1전시장_2025


김중만(Jung Man Kim) 초기 대표작인 『섹슈얼리 이노선트』 연작을 통해 사진이 단순한 기록이나 미학적 포착을 넘어 철학적 사유와 성찰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작가가 평생 추구했던 '관찰'이라는 사진 철학의 깊이와 통찰력을 여실히 보여주며, 대상을 깊이 있게 꿰뚫어 본 작가의 시선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민병헌(Byung Hun Min) 2001년부터 2014년까지 13년간의 관찰 여정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꽃, 물, 도시 풍경, 하늘, 나무 등 일상의 미세한 떨림과 생명력을 포착한 그의 대형 흑백 프린트는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은은한 회색조로 대상의 본질을 드러낸다. 40여 년간 젤라틴 실버 프린트만을 고수한 작가의 철학이 자연의 숨결과 시간의 흔적을 통해 고요하고도 강렬한 울림을 선사한다.

● 심우현(Woo Hyun Shim) 유년 시절 뛰어놀았던 숲속 경험을 바탕으로 구현한 철학적 공간을 통해 삶과 죽음의 동질성을 표현한다. 병치될 수 없는 여러 색을 직조하여 화면 속 공간에 환상성과 역동성을 부여하며, 수많은 붓질과 물감의 흔적을 통해 내면의 풍경을 재현한다. 역동적 붓질과 색채는 유년의 기억과 현재의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 이재삼(Jae Sam Lee) 『Moonscape』 연작을 통해 30여 년간 목탄만을 고집해 온 작가의 철학을 보여준다. 검은 목탄이 만들어내는 깊이 있는 명암은 달빛 아래 펼쳐진 신비로운 풍경을 몽환적으로 재현한다. 대나무, 매화, 소나무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사군자와 십장생의 전통에 뿌리를 두며, 선조들의 정서를 현대적 감각으로 녹여낸다.

● 장재민(Jae Min Jang) 개발의 침입을 받은 자연이나 잊힌 역사가 새겨진 저개발 지역을 소재로, 풍경이 간직한 시공간의 기억을 무채색 화면에 담아낸다. 그리는 동작을 그대로 드러내는 회화방식으로 작가의 호흡과 몸의 움직임을 보여주며, 회색조와 질감의 극대화를 통해 시간의 틈을 만들어낸다. 단편적 장면을 매개로 대상과의 '평등한 접촉'을 시도하며, 현실을 받아들이는 인식 과정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제기한다.

● 정직성(Jeong Zik Seong) 도시의 구조물을 추상화한 작품들로 현대 문명의 기하학적 질서를 탐구한다. 개인적인 경험과 특정 장소의 기억을 통해 보편적인 감정과 사회적 맥락을 표현하며, 도시 질서 속에 내재된 불안감을 암시적으로 드러낸다. 도시의 물리적 공간을 넘어 삶의 단면과 숨겨진 의미를 탐구하며, 개인의 경험으로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 최은정(Eun Jung Chio) 이미지를 중첩하는 방식으로 색과 평면의 유기체적 구성을 통해 자연과 상상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한다. 오염되어 가는 지구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생태적 이상향을 표현하며, 캔버스 안에는 형형색색의 선들과 평면들이 교차하며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를 이룬다. 인위적으로 조합된 요소들은 무의식 속 공간을 연결하는 상징적 고리로 작용한다.

● 홍순명(Soon Myoung Hong) 20여 년간 '사이드스케이프'라는 독창적 개념을 발전시키며 재난과 사회적 사건을 개인적 시선으로 재해석해왔다. '부분과 전체'라는 철학적 명제 아래 의도적으로 중심보다 주변에서 모티브를 선택하며, 보도 사진의 관심받지 못한 부분들을 캔버스 중심으로 가져와 무거운 사회 바깥의 풍경과 주목받지 못한 자연을 담아낸다. 이러한 접근은 전통적 풍경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스코프 앤 스케이프-미메시스 컬렉션展 @ 영은미술관 제1전시장_2025


『스코프 앤 스케이프』는 사진과 회화의 단순한 조합을 넘어선 전시이다. '관찰'이라는 예술의 근본적 행위가 어떻게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가는지 보여주는 여정이다. 8명의 작가가 담아낸 25점의 작품들은 관람객 개개인에게 자신만의 '관찰'을 시작하게 한다. 작품 앞에 선 우리 모두는 이제 또 다른 관찰자가 되어, 예술가들이 발견한 세계 너머의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김중만_섹슈얼리 이노선트 01_사진_96×78cm_1970년대


김중만 ● 강원도 철원 출신의 사진가 김중만은 아프리카에서 서양화를 전공하다 사진으로 전향했다. 그는 패션 사진을 넘어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고, 특히 손을 매개로 한 '섹슈얼리 이노선트' 연작과 한국에서의 추방 경험을 담은 '추방의 나날' 연작이 대표적이다. 2006년부터는 한국의 자연 풍경을 담는 데 몰두했으며, 2022년 별세했다.



민병헌_Flower_사진_135×116cm_2014


민병헌 ● 1984년 데뷔한 이래 아날로그 방식의 흑백사진만 추구하며 촬영부터 인화까지 모든 과정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오고 있다. 비단처럼 윤택하고 은은한 회색조와 부드러운 종이의 질감은 시적이고 세련된 그의 창작 세계를 한층 더 강화하며 마치 한 폭의 수채화나 서예 작품을 보는 듯 거의 동일한 미감을 뿜어낸다.



심우현_요술폭탄_리넨에 유채_190×260cm_2014


심우현● 심우현의 회화는 하나의 「숲」이다. 작가의 「숲」은 공간적 물리적 대상이자 서사와 영감의 원천 그리고 그것이 표현하는 삶과 죽음의 동질성을 표현하는 철학적 공간이다. 그는 유년 시절 자주 뛰어놀았던 숲속에서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한다. 원시적이고 야생적인 숲속 기운과 그 속에서 느낀 묘한 공포와 신비로움은 캔버스 위에서 춤추는 붓질과 어지러운 원색의 향연으로 표출된다.



이재삼_Moonscape_캔버스에 목탄_194×130cm_2008


이재삼 ● 강원도 영월 출신의 작가 이재삼은 "검묵"이라고 부르는 목탄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단색처럼 보이는 목탄의 색감 이면에는 도리어 더 많은 색을 함축하고 있어 가늠 할 수 없는 깊이를 느끼게 한다. 작가가 그리는 달빛을 가득 담은 소나무와 매화, 폭포 그리고 대나무의 비경은 목탄화 중 백미이다. 영양의 만지송, 합천 화양리의 소나무, 지리산 천년송 등 오래된 소나무를 치열한 묘사로 되살려낸 그의 작품은 사진만큼이나 사실적이면서도 회화적이다.



장재민_White Block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4


장재민 ● 장재민 작가의 작업은 나무와 덤불 사이로 보이는 도시나 마을의 어두운 풍경이 주조를 이룬다. 그 이미지는 두꺼운 물감과 어둡고 눅눅한 칼라와 묵직한 붓질로 습하다.밝음, 경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풍경은 물비린내가 뒤섞인 눅눅하고 기묘한 냄새를 담고 있다. 유기체처럼 대상과 뒤섞이고 융합한다. 화면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들의 집단, 군락을 이룬다.



정직성_200804_캔버스에 유채_194×260cm_2008


정직성 ● 정직성 작가는 오랜 시간 공간의 리듬가과 건축적 조형성을 역동적인 필치로 해석하는 추상작업을 선보여 왔다. 연립주택, 공사장 추상, 기계 연작들이 대표적이다.



최은정_Impossible Island No 4,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7


최은정 ● 최은정 작가는 현재 지속적인 화두로 떠오르는 환경과 기후변화의 현상들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예술계에서도 일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감지하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시대와 호흡하며 그림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홍순명_Madrid Dec 21 2011_캔버스에 유채_259×582cm_2014


홍순명 ● 2004년부터 '사이드스케이프', 즉 곁에 있는 풍경이라 이름 붙인 풍경화 연작을 선보였는데, 이는 그것이 하나의 이미지에서 부분만 발췌해 그린 풍경이라는 점에서 전통적 풍경화와 태도를 달리한다. 한 장의 보도 사진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부분들을 캔버스의 중심으로 가져온 그의 연작은 무거운 사회의 바깥에 있는 풍경, 주목받지 못한 채 존재하는 자연을 담는다. 작가에게 이미지의 내용은 그것이 무엇이건 관심 밖이며 이들은 모두 중립적인 풍경화의 모티브로서 동등하게 취급될 뿐이다.

글쓴이
영은미술관
자기소개
재단법인 대유문화재단 영은미술관은 경기도 광주시의 수려한 자연림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크게 미술관과 창작스튜디오로 구분되어 이 두 기능이 상호분리되고 또 호환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본 미술관은 한국예술문화의 창작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대유문화재단의 설립(1992년)과 함께 2000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영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 작품을 연구, 소장, 전시하는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이며 또한 국내 초유의 창작스튜디오를 겸비한 복합문화시설로, 미술품의 보존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과거의 미술관 형태를 과감히 변화시켜 미술관 자체가 살아있는 창작의 현장이면서 작가와 작가, 작가와 평론가와 기획자, 대중이 살아있는 미술(Living Art)과 함께 만나는 장을 지향목표로 삼고 있다. 종합미술문화단지의 성격을 지향하는 영은미술관은 조형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예술을 수용하고 창작, 연구, 전시, 교육 서비스 등의 복합적 기능을 수행하여 참여계층을 개방하고 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문화촉매공간이 되기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