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씨 회원 가입 안내
경기도내에 위치한 국·공·사립 문화예술기관,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등 기관 회원부터 경기도 예술인 및 개인 회원까지 도내의 문화예술 소식과 정보를 발행해주실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지지씨 회원은 경기도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지씨플랫폼에 직접 올려 도민들과 더욱 가까이 소통할 수 있습니다.
기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 사업별 보도자료, 발간도서 등 온라인 게재가 가능하다면 그 어떠한 콘텐츠도 가능합니다.
지지씨를 통해 더 많은 도민에게 문화예술 사업과 콘텐츠를 홍보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세요.
지지씨 회원으로 제휴를 희망하는 기관 및 개인은 해당 신청서를 작성하여 메일로 제출바랍니다.
지지씨 기관 회원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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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씨플랫폼 운영 가이드
지지씨는 회원 여러분의 게시물이 모두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해 줄 거라 믿습니다. 경기문화재단은 여러분이 작성한 게시물을 소중히 다룰 것입니다.
제1조(목적)
본 가이드는 재단법인 경기문화재단의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 지지씨(www.ggc.ggcf.kr. 이하 ‘지지씨’)’의 기관회원(이하 ‘회원’)의 정의 및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회원의 생산자료에 관한 기록 저장과 활용에 관한 내용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제2조(정의)
본 가이드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지지씨’는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의 생산자료 등록과 확산을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입니다.
② ‘회원’이란 소정의 가입 승인 절차를 거쳐 지지씨 글쓰기 계정(ID)을 부여받고, 지지씨에 자료 등록 권한을 부여받은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 및 유관기관을 의미합니다.
‘생산자료(=콘텐츠)’란 ‘회원’이 지지씨 플랫폼 상에 게재한 부호, 문자, 음성, 음향, 그림, 사진, 동영상, 링크 등으로 구성된 각종 콘텐츠 자체 또는 파일을 말합니다.
제3조(가이드의 게시와 개정)
① 경기문화재단은 본 가이드의 내용을 ‘회원’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지지씨 플랫폼의 기관회원 등록 안내 페이지에 게시하여, 자유롭게 내려받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합니다.
② 본 가이드는 경기문화재단의 온라인 플랫폼 운영 정책 및 저작권 등 관련 법규에 따라 개정될 수 있으며, 가이드를 개정, 적용하고자 할 때는 30일 이전에 약관 개정 내용, 사유 등을 '회원'에 전자우편으로 발송, 공지합니다. 단, 법령의 개정 등으로 긴급하게 가이드를 변경할 경우, 효력 발생일 직전에 동일한 방법으로 알려 드립니다.
1. 본 가이드의 개정과 관련하여 이의가 있는 ‘회원’은 탈퇴할 수 있습니다.
2. 경기문화재단의 고지가 있고 난 뒤 효력 발생일까지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을 경우, 개정된 가이드를 승인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제4조(회원자격 및 가입)
① ‘지지씨’의 ‘회원’은 경기도 소재 문화예술기관과 유관기관으로 합니다. ‘회원’은 글쓰기 계정을 부여받은 후 지지씨에 생산자료를 등록하거나, 게시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② ‘지지씨’의 가입 신청은 지지씨 누리집에서 가능합니다. 회원가입을 원하는 기관은 계정 신청서를 작성, 가입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1. 회원가입을 원하는 기관은 지지씨에서 내려받기 한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지지씨 계정 신청서’를 지지씨 공식 전자메일(ggc@ggcf.kr)로 제출, 승인 요청을 합니다.
2. 한 기관에 발급되는 계정은 부서별/사업별로 복수 발급이 가능합니다. 단, 사용자 편의 등을위해 기관 계정 관리자 1인이 복수 계정의 발급을 신청한 경우, 승인 불가합니다.
3. ‘회원’ 계정은 신청인이 속한 기관명/부서명/사업명 등의 한글로 부여됩니다.
4. ‘회원’은 계정 발급 후 최초 로그인 시 비밀번호를 변경합니다.
5. 계정의 비밀번호는 가입 승인된 계정과 일치되는 ‘회원’임을 확인하고, 비밀 보호 등을 위해 ‘회원’이 정한 문자 또는 숫자의 조합을 의미합니다.
③ ‘지지씨’ 가입 신청 방법은 내부 방침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가입 신청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지지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④ 경기문화재단은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신청에 대하여 승인 불허 혹은 사후에 계정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1. 과거 회원자격 상실 회원. 단, 경기문화재단과 회원 재가입 사전 협의, 승인받은 경우는 예외로 함
2. 정보의 허위 기재, 저작권 등 관련 법률을 위반한 저작물 게시 등 제반 규정을 위반한 경우
⑤ ‘회원’은 회원자격 및 지지씨에서 제공하는 혜택 등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대여할 수 없습니다.
⑥ ‘지지씨’는 계정과 생산자료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별표〕에 따라 ‘회원’을 구분합니다. 회원 구분에 따른 이용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제5조(회원 정보의 변경)
① ‘회원’은 언제든지 가입정보의 수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기관명, 부서명 등의 변경에 따른 계정 변경도 가능합니다. 단, 계정 변경시에는 계정(신청/변경)신청서를 다시 작성, 제출해야 합니다.
② ‘회원’은 계정 신청 시 기재한 사항이 변경되었을 경우 전자우편 등 기타 방법으로 재단에 대하여 그 변경사항을 알려야 합니다.
③ 제2항의 변경사항을 알리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에 대하여 재단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6조(회원 탈퇴 및 정지‧상실)
① ‘회원’은 지지씨 공식 전자메일, 전화 및 경기문화재단이 정하는 방법으로 탈퇴를 요청할 수 있으며 경기문화재단은 ‘회원’의 요청에 따라 조속히 탈퇴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수행합니다.
② ‘회원’이 탈퇴할 경우, 해당 ‘회원’의 계정 및 가입 시 작성, 제출한 개인정보는 삭제되지만, 탈퇴 이후에도 등록자료는 ‘지지씨’에서 검색, 서비스됩니다.
③ ‘회원’ 탈퇴 후에도 재가입이 가능하며, 탈퇴 전과 동일한 아이디를 부여합니다.
제7조(생산자료의 게시와 활용)
① ‘회원’은 글쓰기페이지(www,ggc.ggcf.kr/ggcplay/login)를 통해 계정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 ‘지지씨’에 접속합니다.
② ‘회원’은 ‘지지씨’ 에디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해당 기관의 문화예술 관련 자료를 게시 및 수정, 삭제할 수 있습니다. 단, 사업의 일몰, 기간의 종료, 추진부서의 변경 등의 사유로 삭제는 불가합니다.
③ ‘회원’은 ‘지지씨’에 게시한 해당기관의 자료를 뉴스레터, SNS 등 온라인 매체로 확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 타기관의 자료를 사용하는 경우 사전 사용 협의 및 출처를 밝혀야 합니다.
④ ‘회원’의 게시물은 도민 문화향수 확산을 위해 출처를 밝히고 뉴스레터나 SNS 등의 채널에 가공 없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제8조(회원의 아이디 및 비밀번호의 관리에 대한 의무)
① ‘회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에 관한 관리책임은 ‘회원’에게 있으며,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② ‘회원’은 아이디 및 비밀번호가 도용되거나 제3자가 사용하고 있음을 인지한 경우, 이를 즉시 경기문화재단에 알리고 재단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③ 본조 제2항의 상황에 해당하는 ‘회원’이 경기문화재단에 그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알린 경우라도 경기문화재단의 안내에 따르지 않아 발생한 불이익에 대하여 경기문화재단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제9조(회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의무)
① 경기문화재단은 지지씨 계정 신청시 수집하는 개인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계정 관리자 이름 2. 사무실 연락처 3. 담당자 전자메일
② ‘회원’의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 및 경기문화재단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따라 보호됩니다.
③ 경기문화재단 개인정보처리방침은 ‘지지씨’ 누리집 하단에 공개하며, 개정시 그 내용을 ‘회원’의 전자메일로 알립니다.
제10조(사용자 권리 보호)
① ‘회원’의 게시물이 저작권 등에 위배될 경우 경기문화재단은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바로 삭제조치합니다. 이와 관련한 분쟁은 「저작권법」 및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을 따릅니다.
② 경기문화재단은 ‘회원’의 게시물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이거나, 관련 법령을 위배하는 등지지씨의 운영 정책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 ‘회원’과 협의 없이 삭제할 수 있습니다.
‘지지씨’의 게시물로 기관의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당하셨다면, 경기문화재단 지지씨멤버스의 고객상담(VOC)을 통해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정책 규정을 따라 처리될 것입니다.
본 약관은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승인을 얻은 날부터 시행됩니다.
대분류 | 외부기관 | 경기문화재단 |
---|---|---|
중분류 | 뮤지엄(박물관,미술관)/협회/문화예술공공기관/시군청 담당부서 등 | 본부/기관 |
아이디 | 사업부서명/사업명 | 사업부서명/사업명 |
글쓴이 노출 | 아이디와 동일(한글) | 아이디와 동일(한글) |
콘텐츠 등록/수정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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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에 사는 예술가
타자의 얼굴
양평_김나리 작가의 작업실
김나리 작가는 한국교원대학교 재학 시절 미술교육을 전공하며 주로 서양화 작업을 익혔다. 어느 날 불현듯 도예에 매료되어 서울산업대학원의 도예과로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도예 조형 작업에 정착하게 되었다. 도예라는 장르의 특성상 워낙에 오랜 시간과 인내심을 요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3~4년마다 꾸준히 개인전을 가지며 십 수 년째 묵묵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나리 작가. 필자와 동명이인이라는 것만으로도 그녀와의 첫 만남은 이전부터 설렜다. 설렘을 안고 들어선 그녀의 작업실 내부는 군더더기 없이 새하얀 벽면으로 되어 있었고, 한편에 놓인 테이블 위를 덮은 이국적인 패턴의 패브릭이 유난히 돋보였다. 그 화려한 테이블 위에, 그리고 사방에 일렬로 늘어선 선반 위에는 수많은 ‘얼굴’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작가가 이곳 양평 양동면 고송리에 정착한 것은 2008년이었다. 본디 이곳은 김나리 작가의 스승인 조각가 이종빈 선생이 2002년에 지어 작업실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른 곳으로 옮기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나리 작가가 이곳에 자청해서 입주하게 되었다 다양한 매체를 다루었던 이종빈 선생이 테라코타 작업을 하면서 작업실에 구비해 두었던 가마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그녀에겐 꽤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창 시절 은사님과 동학들이 종종 모여서 예술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나누던 이곳은 이미 작가에게 심적인 편안함을 주는 곳이었다.
사실 작가는 각박한 서울 생활에 지치기도 했거니와 가마를 놓을 공간도 필요했기에 그보다 훨씬 전인 2002년에 이미 양평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그때 첫 양평 작업실은 지평면의 빈 농가를 개조해 꾸린 곳이었다. 하지만 지평면에서 겪었던 자연 파괴의 경험들은 지금까지도 작가의 뇌리 속에 치유되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다. 마당에 들어야 할 햇볕을 가린다는 이유로 집 앞 향나무가 모조리 베어져 버린 일, 출퇴근길 유독 작가를 따랐던 앞집 개가 주인 손에 살생되었던 일 등 이 모든 끔찍한 일들을 뒤로하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업에 몰두할 곳이 필요했다. 그렇게 지금 이곳 고송리 작업실에서 작가는 인간과 동물, 식물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인간이 임의적으로 부여한 위계를 삭제하는 일에 몰두한다. 타인이라는 타자뿐만 아니라 자연이라는 타자에 대한 그의 진심 어린 경외심을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작가는 지극히 노동 집약적인 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흙으로 형상을 빚고 6개월 이상의 시간을 들여 자연 건조시키고, 그것을 또다시 파내거나 다듬어 다시 건조하고 가마에 구워내는 데에는 대략 1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어디 이뿐인가. 타오르는 가마 속에 정성스레 빚은 형상들을 넣었더라도 이 형상이 온전하게 나올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긴 인내를 요하면서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도예의 까다로운 특성을 작가는 겸허히 받아들인다. 거친 흙의 질감이 살아 있는 조합토 반죽의 무게는 실로 어마어마한 탓에 대부분의 여성 작가들은 도예 조형이라는 장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노동의 시간 속에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일까?
작가와 흙 조형의 운명적인 만남은 생활 자기를 배웠던 대학원 시절의 수업에서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생활 자기를 만들면서 흙의 속성에 익숙해졌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다 보니 더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어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는 그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에 목이 말랐다. 때로는 작가 자신의 개인적 무의식에서 길어 올린, 때로는 일상의 허공을 떠도는 신화나 전설 같은 이야기들에 함축된 집단적인 무의식에서 길어 올린 형상들이 그녀의 작업에 주요 모티프가 되었다. 대부분의 작업은 흉상이나 두상의 형식을 유지하는 인물상으로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얼굴을 둘러싼 목과 같은 신체 부분들에 대한 묘사는 지극히 단순하게 처리되어,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레 얼굴 표정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표정의 깊이를 심화해 줄 수 있는 특정 신체 부위들(가령 손이나 머리카락, 귀 등)이 간혹 기묘한 형태와 질감을 뽐내며 강조되거나, 혹은 꽃이나 나무, 해골, 동물 등과 같은 상징적 도상들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머리카락 대신 풍성한 꽃장식이 얹히기도 하고,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꽃송이가 피어오르기도 하며, 얼굴 전체가 화염에 그을어 얼굴의 형체가 절반만 남아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요소들과 어울려 작가가 일관되게 향하는 것은 바로 ‘얼굴’이다.
무의식에서 떠다니던 얼굴을 현시한 그녀의 작업에는 타자와 공존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얼굴은 사물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사물은 전체의 일부로서만 의미를 지니지만, 얼굴의 의미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은 사물과 전혀 다른 차원에 놓인다. 쉽게 말해, 바퀴와 문, 엔진, 라이트, 유리창 등이 모여 자동차라는 하나의 사물을 이룰 수 있지만, 얼굴은 그렇지 않다. 단순히 눈, 이마, 턱, 코, 입이라는 요소들을 분석해서는 결코 그 심원한 의미를 구성해 낼 수 없다. ‘~에 대한 의미’라 함은 일반적으로 다른 무엇과의 관련성을 전제하지만, 얼굴은 오직 그 자신에 대한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타자의 얼굴은 우리에게 그 어떤 생각이나 분석도 허락하지 않는다. 너는 너다. 타자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파악할 수 없다. 그저 타자의 얼굴을 마주한 우리는 타자의 무한한 타자성과 마주하고 있을 뿐이다.
얼굴의 정직함이 있다. 숨김없이 얼굴을 드러낸다. 얼굴의 살갗은 발가벗었고 헐벗은 채로 있다. 깔끔하긴 하지만 여하튼 발가벗었다. 그리고 헐벗었다. 얼굴에는 가난이 깔려 있다. 흔히 어떤 자세를 취하고 무슨 내용을 담아 그 가난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것만 보아도 그 점을 알 수 있다. 얼굴은 위협 앞에 노출되어 있다. 마치 폭력을 저지르도록 우리를 끌어들이는 듯하다. 동시에 얼굴은 우리의 살인을 금지한다……. 1)
우리의 의식이나 사유로 포섭될 수 없는, 즉 파악될 수 없는 타자의 얼굴을 가시화하는 데 있어서 작가는 꽤 영민한 전략을 구사한다. 타인의 구체적인 얼굴을 묘사하는 대신 작가 자신의 얼굴을 투영한 것이다. 그녀가 빚어낸 얼굴들은 어떤 구체적이고 특정한 인물의 개성 있는 용모를 재현한 것이 아니다. 아니 재현할 수 없었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하겠다. 세상의 폭력 앞에서 나약하게 스러져 간 수많은 타인들의 얼굴 위에 작가는 자신의 얼굴을 덧씌웠다. 일종의 자소상이라고 명명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자신의 얼굴을 관찰하고 더듬어 개인의 내면을 파고드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 얼굴들은 차라리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의 추악한 현실 속에서, 폭력과 억압을 견디다 스러져 간 수많은 타자들에 대한 연민이자 애도다. 그 얼굴의 표피는 바짝 말라 버린 논바닥마냥, 혹은 생명을 읽어가는 고목의 터진 나뭇결마냥 깊숙이 갈라지고 부서지고 떨어져 간다. 눈이 시릴 만큼의 차가움과 어둠, 무거움이 엄습해 온다.
그러니까 나는 쟁반같이 동그란 눈을 하고
낮에는 선 채로 잠이 들고 밤을 기다리는 존재인 것이다.
마치 빛의 알맹이들이 퍼져 나가듯 입과 입 사이에서 말이 번지기 전에
어둠처럼 미리 사라지고,
사람들의 눈길을 살펴 혹여 꽁무니가 보일까
두려워 떨고 숨어 있는 겁에 질린 유령과도 같이……
– 작가 노트 중에서
〈나의 사슴〉, 35.5×48×39㎝, Ceramics, 2013
타자에 대한 작가의 헌사는 단순히 인간이라는 구체적인 범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집 사슴〉과 〈사슴과 나〉와 같은 작업은 사슴과 관련한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 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그 경험이란 바로 로드킬이었다. 인간의 이기적인 문명의 그늘에서 참혹하게 죽어 가는 사슴에게 눈을 감겨 주거나 또다시 간절하게 생명을 부여해 상상적 형상들을 빚어내기도 했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은 역사 속에서 타자의 타자성을 수시로 침범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도록 인간이 폭력의 대상으로 삼아 온 타자는 바로 자연이었다. 절대적으로 인간의 이성 영역을 초월한 것이기에 결코 인간의 감각으로도 사유로도 종합해 낼 수 없는 무한성의 영역으로 남아 있어야 마땅한 자연의 세계는 인간의 세계와 맞닿은 경계 지점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다. 기실 자연의 불가항력 앞에 인간은 자신들이 느낀 무력감을 외면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 보존 본능이 발휘된 것이었을 터. 그러나 결국 그 자기 보존 본능이 이 모든 폭력적 사태의 원흉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작가가 빚어낸 작업들은 이 불편한 진실을 낱낱이 폭로하고 있다. 그리고 타자의 무한성을 마주한 우리에게 엄습해 온 무력감과 공포가 결코 극복하거나 외면해야 할 대상이 아님을 역설한다. 타자의 절대성과 우리의 주체성의 공존은 오로지 타자를 절대성의 영역에 그대로 남겨 둘 때 비로소 가능하다. 타자와 나가 구분되기 이전의, 즉 보다 근원적인 차원에서의 현존에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작가가 빚어낸 얼굴들은 그러한 의지를 되새기는 작업의 일환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우린 서로 없는 거예요.
그녀가 내게 물었다.
그럼, 너는 자신이 어떤 존재라고 생각해?
물거품.
마지막 순간의 물거품.
– 작가 노트 중 ‘Final Fantasy’에서
그녀가 최근 돌연 불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작가가 갑자기 종교에 귀의했나 싶기도 하겠지만, 사실 사연은 이러하다. 꿈에서 보았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포착되지 않는 형상들을 주요 모티프로 삼을 만큼, 작가는 꿈을 자주 그리고 선명하게 꾸는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끔찍한 악몽을 많이 꾸었더랬다. 이 이야기를 들은 누군가가 작가에게 부처를 만들라고 권했다. 무서운 꿈을 꾸지 않기 위해 무서운 꿈을 이겨 낼 더 무서운 부처를 만들라는 그 이야기에 처음에는 그저 피식 웃고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꿈에서 부처를 마주했다. 그리고 그녀는 꿈속에서 그 부처의 발아래에 엎드려 통곡을 하고 말았다고 한다. 2) 그 기억이 생생하게 머릿속을 맴돌았고 몇 년을 망설이다 결국 지난해부터 불두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 이후로 그녀의 꿈자리가 다소나마 편안해졌다고 한다.
그런데 불두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다른 얼굴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작가의 얼굴이 스며 있다. 작가는 문득 깨달았던 게다. 부처가 곧 나요, 내가 곧 부처임을.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인간의 이성으로 포착되지 않는 차원에 침잠한, 존재의 바닥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처음의 공포와 두려움은 점차 옅어지게 되었다. 타자의 무한한 영역을 마주한 순간 공포와 두려움을 걷어내고 순수한 열린 마음과 말 걸기를 확장해 나가는 그녀의 작업 행보에 그렇게 또 다른 감성적 동력이 더해졌다. 앞으로 작가의 가마에서 솟아나오게 될 수많은 얼굴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글_김나리(독립기획, 미술비평)
1) 에마뉘엘 레비나스, 양명수 역, 『윤리와 무한』, 다산글방, 2000, 110쪽.
2) 출처: 김나리 작가의 작업 노트 http://kimnari.net/22111375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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