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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상캠퍼스

장인인터뷰 3. <패션 모티베이터> 이현주 장인


이 글은 생활 속 경험과 지혜로 자신만의 소소한 재능을 익힌

우리 주위의 사소한 장인들을 만나보는 장인 발굴 프로젝트의 본문 내용입니다.


"동기부여자. 딱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옷을 만들기 시작한 까닭


연구원(이하 연) 이현주 장인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이현주 장인(이하 이) 예전엔 회사에서 의상디자이너랑 패턴사 일을 했어요. 4~5년 정도. 그러다가 야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만 두었어요. 그 뒤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다가 강사를 하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가르쳤지요. 그 후에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고, 졸업 후에는 대학 강사를 했어요. 지금은 패션과 패션창업 관련 분야를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의상제작, 마케팅, 디자인 분야를 가르치죠.


지금은 강사로 활동하고 계시는군요. 예전엔 디자이너로 일하셨다고 하셨는데, 옷 만드는 건 언제부터 좋아하셨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만드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패션 일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럴 거예요. 인형 옷 만들고 다른 거 이것저것 만드는 것부터 좋아하기 시작한 거죠. 또 저희 아버지가 제가 중학생 때 옷 공장을 하셨거든요. 거기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옷을 만든다는 건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만드는 기쁨이죠. 옷도 옷이지만 만드는 거 자체에 희열이 있는 것 같아요. 창작을 하면서 느끼는 기쁨이요. 제 학생들도 아주머니든 어린 학생들이든 자신이 만든 걸 수도 없 이 꺼내 봐요. 너무 좋으니까.





패션 모티베이터가 된 계기


같은 분야라 해도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것과 남을 가르치는 것은 많이 다르잖아요, 처음 강사 일을 시작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네. 크게 힘들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전 다른 사람을 돕는 게 좋거든요. 모티베이터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해요. 동기부여자. 딱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창출해야 재미를 느끼기도 하지만 저는 다른 사람들(제자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일들을 이뤄내는지 옆에서 지켜보는 게 좋고 정말 자랑스러워요.


주로 어떤 사람들을 가르치시나요?


처음에 저를 만나러 오는 분들은 막연하게 ‘내가 좋아하는 옷을 디자인해서 팔고 싶다’ 이런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하는 분들이에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 서너 명이 모여서 패션 창업을 하겠다고 오는 거죠. 그런데 사실 기본적인 지식이 없으니 중구난방식의 디자인을 해요. 스트리트 패션 쇼핑몰을 한다고 홈페이지를 만들었는데 메인에는 댄디한 스타일의 깔끔한 남자가 서 있는 거죠. 그럼 사람들이 그 쇼핑몰은 안 들어가겠죠? 전 거기서부터 만져주는 거예요. 정말 내가 팔고 싶은 게 무엇인지. 제일 먼저 콘셉트를 잡는 것부터. 그리고 전문용어들이 거의 다 변형된 일본어라 뜻을 알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전 기초지식부터 어떻게 맡겨야 하는지,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하는지와 같은 실무적인 걸 알려줘요.




패션 창업 컨설턴트의 역할을 하고 계신 것 같네요. 모티베이터로는 어떤 일을 하고 있고, 하고자 하시나요?


사실 창업하려는 분들이 의욕만 앞선 경우가 많거든요.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가전략사업 창업 클래스들은 여러 분야에 있는 모든 것들을 배워야 해서 너무 광범위해요. 패션창업에만 집중되어 있진 않죠. 저는 창업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도와드리는 데 중점을 둬요. 그러면 좀 더 창업성공률이 높아지더라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콘셉트부터 시작해 어떤 분야에 연령대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 같은 것을 알려주죠. 또, 공장에 어떻게 맡기고 작업지시서를 어떻게 꾸미고 하는지에 대해서도요. 그런 실무적인 것들이 정말 도움이 되죠. 그러다보니 전문학교의 커리큘럼에만 얽매이지 말고, 개인적으로 강의를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전문학교 이외에도 개인공방에서 가르치기도 하고 컨설팅도 해줘요. 이런 것들을 크게 보면 모티베이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의 작은 꿈들을 현실로 실현시키게 도와주는 거니까요.


혹 기억에 남는 제자분이 있으세요?


네. 한 남학생이 기억에 남아요. 외아들인데 중국으로 초등학생 때 조기유학을 갔어요. 거기서 한의학을 배웠다고 하는데 그건 부모님이 원해서 한 거였어요. 본인은 패션이 너무 하고 싶어서 자살하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대요. 결국 한국으로 도망쳐 와서 제 수업을 들었어요. 정말 매일매일 옷을 만들더라고요. 9개월 동안요. 그 친구가 클럽을 굉장히 좋아해 희한한 옷을 만들어서 클럽에 입고가곤 했어요. 그 학생은 비전공자지만 결국 디자이너가 되어서 활동하고 있어요.





아이들에 대한 애정


패션이 아닌, 새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저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요. 특히 아이들의 창의성에요. 아직 상상의 문이 닫히지 않은 시기의 아이들이 펼치는 그림을 보는 게 즐거워요. 제가 어릴 때 미술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굉장히 반대하셨거든요. 공부에 관련된 것도 아니고 돈도 많이 드니까요. 근데 제가 의상 쪽 일을 하게 되면서 ‘내가 어릴 때 이런 것들을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모님이 밀어주셨으면 좀 더 빨리 이 길에 들어섰을 텐데’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오직 저 혼자 느끼고, 경험하고 하면서 힘들게 지나온 걸 생각하면 안타까워요. 그래서 저는 그림 그리거나 만드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 특히 가난해서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또, 지금까지 이십 대 학생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 나이여도 자기가 뭘 하고 싶은 건지 잘 몰라요.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잘하는지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요. 꿈이 없다는 건 슬프잖아요. 그런 아이들을 더 잘 이끌어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죠.


그런 친구들에게는 어떤 식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제가 앞서 말한 전문학교는 국가(고용노동부)에서 개인에게 100~200만 원 정도 지원 해주는 돈으로 운영을 해요. 큰돈이 드는 수업을 무료로 제공하다 보니 평소 패션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친구들도 신청할 때가 있어요. 다행히 그 중 몇 명은 하다 보니 재미를 느껴 이쪽 길로 가겠다고 하기도 해요. 그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때 기분이 좋아요. 조금만 터치해주면 그 친구들의 인생이 달라지니까요. 강사를 하는 묘미예요.


모티베이터의 역할 이외에도 본인 브랜드를 만든다든가 개인 작업을 할 계획은 없으세요?


있어요.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는 다른, 좀 더 고차원 적인 옷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까지는 기성복들을 주로 만들었거든요. 요즘엔 아트웨어에 관심이 많아요. 개인적인 작업으로 IT 기술과 융합하는 작업을 굉장히 해보고 싶어요. 웨어러블이나, LED를 사용하는 작업들이요. 그리고 창업도 생각중이고요.


말씀 들어보니 대단하세요. 좋아하는 일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자신의 만족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기쁨을 나누기 위해 애쓰시잖아요. 선생님의 좋은 에너지 앞으로도 많이 퍼뜨려주세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information

  • 장인 발굴 프로젝트

    총괄/ 박희주

    PM/ 경기천년문화창작소 강유리

    기획‧진행/ 사소한연구소 강우진, 이연우, 하석호, 오린지

    편집‧디자인/ 40000km 오린지

    사진/ 강우진, 이연우, 오린지

    일러스트/ 김진아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