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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상캠퍼스

장인인터뷰 6. <사진> 오권열 장인

이 글은 생활 속 경험과 지혜로 자신만의 소소한 재능을 익힌

우리 주위의 사소한 장인들을 만나보는 장인 발굴 프로젝트의 본문 내용입니다.


내 생각을 얘기하는게 대화잖아요.

사진도 마찬가지로 내 얘기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진의 시작





연구원(이하 연) 본인 소개와 함께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권열 장인(이하 오) 저는 오권열이라고 하고요. 홈페이지를 보다가 장인발굴프로젝트 포스터를 보게 됐습니다. 제가 사진을 가르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봉사하는 차원에서 주민들께 사진을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시를 하실 정도면 사진을 하신지 꽤 되셨나 봐요!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2010년도요.


아, 생각보다 오래 하신 건 아니네요?


네. 그래서 저한테 배운 사람들 중엔 저보다 오래 사진을 해온 분들도 계세요.


놀랍네요. 신청서에 적어주신 바로는 아주 많은 공모전에서 입상을 하셔서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 오신 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저는 사진을 시작하기 전에 웹디자인을 조금 했어요. 사진 가공하는 법을 먼저 배운 거죠. 그래서 사진이 굉장히 쉬웠어요. 만질 줄 아니까요. 2010년 초 부터 사진을 본격적으 로 시작했는데 2010년 말에 기상사진공모전에서 상을 덜컥 타버렸어요. 그때 ‘ 아 내가 사진을 곧잘 찍는가보구나’ 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찾아보고 습득하고 공부했어요. 2011년도에는 너무 상을 많이 타서 내면 다 되는 줄 알았어요. (웃음) 그땐 40개의 공모전에 내면 30개는 탔거든요. 그런데 2012년도에는 잘 안 되더라고요. 그때 사진이란 게 역시 쉬운 게 아니라고 느꼈죠. 그때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아 연구하고 공부했어요. 저는 공부하는게 취미거든요. 외국 저널을 많이 봐요. 이론적인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발전을 빨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한테 가끔 컨설팅을 요청하는 분들이 계세요. ‘왜 내 사진은 잘 안되나요?’ 라고요. 저는 그러면 이렇게 대답해요. 피아노 배우시는 분들은 바이엘, 체르니 이런 식으로 한 단계씩 올라가지 않느냐. 사진도 마찬가지다. 인문학적 소양도 있어야하고, 단순히 카메라를 다룬다고 해서 사진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말해주죠. 저도 사진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것들이에요.


공부가 취미시라니! 제겐 놀랍네요.(웃음) 공모전에 아주 많이 당선되셨다고 했는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받았던 적은 언제인가요?


작년에요. 그때가 지금까지 중에 가장 상을 많이 탄 해지요. 대상 네 번에 입상은 마흔네 번 탔으니까. 올해는 대상 두 번에 입상은 스무 번 좀 넘어요.



사진으로 돈 벌기, 공모전 합격 비법



저희에겐 공모전의 달인처럼 느껴지는데 공모전에 합격하는 비결이 있나요?


공모전은 생각보다 쉬워요. 공모전에서 잘되는 것은 사실 사진의 질하고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되요. 공모전을 주최하는 사람이 무슨 사진을 원할 것인지. 거기에 맞는 사진을 제가 지금까지 찍은 사진들 중 골라서 내면 되는 거예요. 주제에 대한 적합성이 제일 중요하죠. 그리고 독특해야 해요. 일반 공모전들은 4000:1 혹은 20000:1 이런 경쟁률이거든요. 그 안에서 뽑아내기 때문에 사진이 튀어야 해요. 예를 들어 여름공모 전이면 겨울사진 내고 겨울공모전이면 여름사진 내는 식이에요. 계절을 바꿔서 내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흔히들 공모전을 하면은 주제를 보고 그때 바로 찍어서 내거든요. 그럼 같은 시기에 찍은 것이다 보니 비슷비슷한 사진들 밖에 없어요. 근데 미리 본인 사진들이 준 비되어있으면 거기서 셀렉해서 내는 거예요.


저는 공모전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거든요. 그런 정보들은 어디서 얻으세요?


오 일주일에 한두 번씩 구글링해서 엑셀에 정리해놓고 있다가 제가 찍은 사진들 중에 포함된 주제면 골라서 출품해요. 사진은 1년에 1TB 정도 찍기 때문에 정리를 늘 해놔요.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웃음) 상금은 어느 정도 받으세요?


다 모으면… 한 2천만 원 정도 되요. 그렇게 많은 편 아니에요.


그 돈은 어디다가 쓰시는지 여쭤 봐도 될까요?


장비 사죠. 저는 제 돈으로 장비 사본 적이 거의 없어요. 공모전에서 상금도 주지만 카메라 주는 데도 있고, 삼각대 주는 데도 있고, 가방 을 주기도 해서 그런 거 받아서 썼어요.


사진 찍으러 가실 때 사진기는 몇 대 정도 가지고 가세요?


한 두세 대 정도 가지고 다니는 것 같아요.


이유가 있을까요?


화각에 따라 달라서요. 또, 제가 주로 장노출을 많이 하기 때문에 한 카메라를 장시간을 돌려야 해서 고정을 해두고 나머지 두 대로 스틸 사진(정지된 사진)을 찍죠.





사진의 색


주로 장노출을 하는 것이 본인의 색깔인가요?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흐름이 나타나고, 입체감이 생겨요.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게 입체감이거든요. 2D지만 3D처럼 보이게 하는 게 중요하죠. 속도감과 빛, 구도에 저의 표현법이 어우러져서 완성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장노출을 즐겨 찍어요.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 사진을 보면 대체적으로 화려한 것 같아요. 사진을 찍는 것보다 가공하는 법을 먼저 배우셨다고 하는데 포토샵도 많이 사용하시나요?


네. 후가공도 많이 해요. 물론 안하는 것도 있고요. 사실 카메라와 우리 눈은 많이 달라서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는 차이가 있거든요. 저는 후가공을 통해 제가 보았던 색감, 느낌 들을 살려내는 거예요.


그렇다면 한 공간에서 촬영을 하시기 전에도 어떤 식의 사진을 뽑아내야겠다는 그림을 머릿속에 미리 그리시나요?


네. 미리 구상을 하는 편이에요.


촬영은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시나요?


자주 나가지는 못해요. 날이 좋아야 하니까요. 나가는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헛팅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죠. 풍경을 찍는 사람들은 일기예보를 볼 줄 알아야 해요. 풍속이나 온도차도 봐야 하고 구름 돌아가는 모습도 봐야 해요. 그래야 가서 헛고생을 안해요. 그런 걸 체크해서 가면 원하는 사진을 건질 수 있어요. 그렇다 보니 나가는 횟수는 일정하지 않지요. 여름에는 날마다 찍을 때도 있어요. 날씨만 좋으면 퇴근하고 나가죠. 그래도 직장이 있으니까 주중엔 힘들고 거의 주말에 나가는 편이에요.


촬영을 가셨다가 허탕 친 적도 있나요?


그럴 때도 있죠. 그럴 땐 플랜 B를 가동해요. 혼자 가면 그냥 올 때도 있지만 보통 제가 가르치는 분들과 같이 가거든요. 그 분들께 꼭 한 컷은 건질 수 있도록 해드리기 위해 그런 상황이 오면 플랜 B로 콘셉트사진을 찍곤 하죠. 소품이나 라이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이용해요. 얼마 전까지는 세계적으로 공모전에서 유행하는 주제가 ‘힐링’이였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라이팅 포토그라피가 많아져서 그런 장비들이 유용하게 작용해요.


촬영 중 아주 힘들게 찍어서 사진을 얻은 경우나, 아니면 멋진 에피소드 같은 게 있을까요?


촬영을 힘들게 한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늘 운이 좋았어요. 우리 동료들이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고 해요. 사실 일기예보를 보고 가는 것 뿐인데…. 예전에 한백산에 은하수를 찍으러 올라간 적이 있어요. 거긴 여름에도 파카를 입어야 해요. 엄청 추워요. 근데 저는 여름이라고 안 입고 가서 추워 죽는 줄 알았죠. 별이랑 은하수를 찍을 때는 보통 세팅해놓고 기다리기만 하거든요. 추우니까 저는 텐트 안에 들어가서 한숨 잤어요. 그 뒤에 일어나서 카메라를 보니 엄청난 사진이 찍혀 있는 거예요. 유성우가 말이죠. 우리가 생각하는 유성우 떨어지는 그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크게 떨어지는 게 여덟 장 잡혔어요. 유성우가 터진 뒤의 그 잔사까지 잡혔어요. 그래서 그때 찍은 것 중 4장을 시리즈로 해서 상을 받았죠. 작년에 천체사진공모전이 있었거든요. 그런 건 정말 운이 좋았죠. 또 다른 에피소드는, 태풍 이 지나간 후에 뇌우가 온다고 해서 단양으로 달려간 적이 있어요. 그림이 될 것 같았어요. 저한테 사진 배우는 어르신을 태우고 갔죠. 영월에 별마루천문대라고 있거든요. 거기서는 영월이 내려다보이죠. 그래서 사진에 영월이 밑으로 쭉 깔려있고, 그 위에 구름이 있고, 구름 위에는 은하수가 있고, 그 위에 번개가 치는 사진을 찍었어요. 그것도 좋은 사진이었죠.




사진을 취미로 해서 좋은 점이 무엇일까요?


일반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공모전에 내는 이유는 인정을 받는다는 기쁨이 있기 때문일 거예요. 사진을 찍는 분들은 나이든 분들이 많거든요. 대개 손자나 자식이 있죠. 근데 우리 아빠가 취미로만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상을 받아오면 ‘우리 아빠는 사진을 잘 찍는 구나’ 이렇게 되거든요. 우리 아들은 자기 교수님들보다 아빠가 사진을 더 잘 찍는다고 생각해요. 테크닉 적으로. 그렇게 인정받으면서 취미활동 하는 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모전을 나가보라고 추천하는 거예요.


가족 분들은 직업 외에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괜찮아요. 저희 아이도 사진을 전공하거든요. 그래서 잘 통해요. 고 3때도 같이 사진 찍으러 다니고 그랬어요. 지금도 만나면 사진 얘기 하고 그래서 너무 좋아요. 오히려 아들이 사진을 하기 전에는 대화가 좀 부족했거든요. 근데 아이가 안양예고 사진과로 진학 하면서 저랑 대화도 많아지고 아들 여자 친구도 사진학과니까 같이 사진 찍으러 다니고 그래요.


앞으로 좀 더 나아가 프로사진작가로 활동하실 계획은 없으세요?


저는 그런 건 없어요. 사진은 철저히 취미에요. 제 본업이 따로 있으니까요. 그래도 공모전 중에 아랍에미네이트 항공 쪽에서 하는 게 있는데 그게 세계에서 가장 상금이 높아요. 거기를 작년에 응모해봤는데 2차까지 갔어요. 3차까지 가면 상을 주더라고요. 그걸 한 이유는 제가 어디까지 가는지 보고 싶었거든요.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재미 느끼며 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사진철학이 있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진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늘 제 학생들에게 말해요. 내 생각을 얘기하는 게 대화잖아요. 사진도 마찬가지로 내 얘기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information

  • 장인 발굴 프로젝트

    총괄/ 박희주

    PM/ 경기천년문화창작소 강유리

    기획‧진행/ 소한연구소 강우진, 이연우, 하석호, 오린지

    편집‧디자인/ 40000km 오린지

    사진/ 강우진, 이연우, 오린지

    일러스트/ 김진아

글쓴이
경기상상캠퍼스
자기소개
옛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부지에 위치한 경기상상캠퍼스는 2016년 6월 생활문화와 청년문화가 함께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울창한 숲과 산책로, 다양한 문화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경기상상캠퍼스는 미래를 실험하고 상상하는 모두의 캠퍼스라는 미션과 함께 새로운 문화휴식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